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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투자가이드]필리핀 증시 주가 폭발...상승률 세계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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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투자가이드]필리핀 증시 주가 폭발...상승률 세계 1위

▲세계에서가장투자수익률이높은증권시장은필리핀증시로나타났다.글로벌경제난으로전세계증권시장이어려움을겪고있는가운데에서도유독필리핀주가는금융위기이후무려4배이상올랐다.그폭등의내막을알아본다.필리핀증권시장개막식모습./사진=필리핀증권거래소이미지 확대보기
▲세계에서가장투자수익률이높은증권시장은필리핀증시로나타났다.글로벌경제난으로전세계증권시장이어려움을겪고있는가운데에서도유독필리핀주가는금융위기이후무려4배이상올랐다.그폭등의내막을알아본다.필리핀증권시장개막식모습./사진=필리핀증권거래소
[글로벌이코노믹 김대호 대기자] 글로벌 경제 불안으로 전 세계의 증권시장이 흔들거리고 있지만 이 혼란의 와중에서도 지속적으로 주가상승을 시현하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견실하게 성장해 가고 있는 곳으로는 단연 필리핀 증시가 1위로 손꼽힌다.

필리핀 증권거래소의 주가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는 PSEi이다. 필리핀 증시에 상장되어있는 모든 종목의 현재 거래가격에다 발행주식의 수를 곱하여 시가총액을 구한 다음 이 시가총액을 시점별로 비교하여 구하는 지수이다. 우리나라 한국거래소의 코스피 종합지수와 계산방법이 유사하다.
이 PSEi가 28일 7661.18로 치솟았다. 필리핀 증시역사상 가장 높은 최고기록을 세웠다. 필리핀 증시는 27일에도 7630.57로 사상최고선을 돌파했다. 필리핀 증시는 올 들어 27일까지 폐장시세 기준만으로도 네 차례에 걸쳐 사상최고기록을 경신해왔는데 이날 또 신기록을 세움으로써 1월 이후에만 다섯 번째 마감시세 사상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2015년 들어 상승률이 6.0%다. 연율로 환산하면 상승률이 무려 78.2%에 달한다. 필리핀 증시는 2014년에도 23.0% 상승했다. 시간을 좀 더 멀리 잡아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정국면에 들어가기 시작하던 2009년부터 2014년까지 6년 동안 4배 이상 폭등했다, 엄청난 상승이 아닐 수 없다.

전 세계 주가가 대부분 비틀거리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필리핀 증시의 선전은 놀랍기만 하다. 필리핀 주가는 왜 오르는 것일까?

필리핀 증권거래소의 회장이자 CEO인 한스 시캇(Hans Sicat)은 주가상승의 요인을 기업들의 실적 상승에서 찾고 있다.

시캇 회장은 “유가하락으로 필리핀의 소비가 크게 늘었고 그로 인해 기업의 판매가 증가하면서 경영실적이 몰라보게 호전되었다”고 지적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곧 발표될 이 같은 기업실적을 기다리면서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데 그것이 필리핀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가장 큰 요인이다”라고 말했다. 그가 필리핀 증권거래소 홈페이지에 올린 주가상승 요인을 그대로 옮긴다.

(중략) "Our stock market rose to yet another record high as investors anticipate the country's full year economic performance due for release within the week. The Phil
▲필리핀증권거래소조직도이미지 확대보기
▲필리핀증권거래소조직도
ippine economy, largely driven by consumption, also continues to benefit from declining oil prices which are nearing six-year lows. These positive developments should likewise support our expectations of solid 2014 year-end earnings results from listed companies," (중략) "Investor interest continues to be fuelled by expectations of good 2014 economic data and revenue growth. We are also pleased to note that fund managers remain upbeat about the market's prospects,"

-PSE President and CEO Hans B. Sicat.

뉴욕에서 발행되는 월스트리트 저널도 최근 들어 필리핀 증시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신문의 견해에 따르면 안정된 정치와 유가하락 그리고 빠른 경제성장률이 3박자로 어우러지면서 필리핀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필리핀의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6%를 훌쩍 넘었다. 세계은행(IBRD)은 최근 필리핀의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의 6.0%에서 6.5%로 0.5%포인트 상향조정했다. 갈수록 더 잘나간다는 의미이다.

필리핀의 정치는 최근들어 크게 안정됐다. 정정불안으로 투자가들이 떠나가는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에 비해 투자여건이 많이 좋아졌다.



한 때 완전 철수했던 미국 군인이 다시 필리핀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과 필리핀은 수년 전부터 방위 협력 증강을 위한 협상을 벌여 왔고 최근에 미군의 필리핀 기지 사용 범위를 확대하는 협정을 맺었다. 태프트 대통령 이후 필리핀은 오랫동안 미국의 전략적 요충이자 아시아 전진기지였다. 1946년까지는 미국의 식민지였다. 이러한 분위기를 타고 미국 자금의 필리핀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인은 유가하락이다. 필리핀은 자원부국이면서도 원유생산은 거의 없다. 다른 개도국들처럼 유가하락으로 인한 수입액감소와 같은 충격을 걱정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필리핀은 원유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유가하락폭만큼 소비자의 부담이 줄어 그 여력으로 소비를 늘리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투자증권사인 메릴린치가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 유가하락으로 인한 혜택을 가장 많이 누린 나라별 순위에서 필리핀이 단연 1위에 올랐다. 국제유가가 10% 하락하면 필리핀의 경제성장률이 0.3%포인트 높아진다는 것이 메릴린치의 분석이다.

유가하락으로 많은 산유국들이 비틀거리고 정유회사들이 신음하고 있지만 그 반대편에는 대박이 떨어지는 필리핀 같은 나라도 있는 것이다. 필리핀 증시 호황은 국제원유가격의 폭락이 가져다준 커다란 행운이다.

/글로벌이코노믹 김대호 대기자(경제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