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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할리우드에 관심 없어요"..새 가치 모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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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할리우드에 관심 없어요"..새 가치 모색중?


[글로벌이코노믹] 일본에서 할리우드 영화 등 미국 대중문화 작품이 잘 팔리지 않는다고 도쿄신문이 21일 보도했다.

도쿄신문은 이를 '미국 문화 이탈 현상'이라고 정의한 뒤 "개국 이후 태평양 전쟁 중의 시기를 제외하고는 없었던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미국 문화 이탈 현상이 가장 극명하게 나타나는 분야는 영화다.

과거에는 할리우드 영화가 일본 흥행수입 순위 중 상위를 독점했지만, 2010년에는 일본 영화와 서양 영화의 점유율이 53.6% 대 46.4%로 변했다.

이 비율은 지난해에는 일본 영화 54.9% 대 서양 영화 45.1%로 바뀌었다.

올해 개봉된 서양 영화 중에서는 흥행수입 20억엔을 넘긴 작품이 하나도 없다.

원인은 일본인들이 할리우드 영화에 싫증을 낸다는 데 있다.

영화 저널리스트 오타카 히로오(大高宏雄)씨는 "(일본인들이) 화려한 특수효과나 전투 장면을 앞세운 미국 영화의 엔터테인먼트 취향에 싫증을 내고 있다"고 말했고, 평론가 야마모토 사부로(山本三郞)씨는 "할리우드 영화가 유치해졌다"며 "어른들이 볼만한 영화가 아니다"라고 혹평했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1980년대만 해도 마돈나나 마이클 잭슨의 신곡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지난해 CD 등 오디오 레코드 총생산액 중 서양 음악이 차지하는 비율은 18%로 일본 음악(82%)보다 훨씬 적었다.

예전에는 마크 트웨인, 헤밍웨이 등 미국 순수문학 작품도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에는 읽히지 않는다. 미국 유학을 가는 학생도 1990년대 후반 연간 4만5천명에서 최근 2만4천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일본인의 대미 감정이 나빠진 것은 아니다. 내각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인의 미국인에 대한 호감도는 사상 최고인 82%까지 올라갔다.

이에 대해 대중문화 전문가들은 "일본인들이 할리우드 영화에 등장하는 '미국식 풍요'를 더는 동경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평론가 야마모토씨는 "일본인이 새로운 가치를 모색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