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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민당 승리에 세계 증시 ‘상승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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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민당 승리에 세계 증시 ‘상승 탄력’

[글로벌이코노믹=송계신부국장] 그리스 2차 총선에서 '구제금융 조건' 이행을 공약한 신민당이 다수당이 됨에 따라 글로벌 증시가 안도 랠리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그리스 총선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냐 잔류냐를 결정하는 성격을 띠고 있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아왔다.
일단 신민당이 다수당으로 유력한 가운데 신민당과 연정을 꾸렸던 옛 여당 사회당과 다시 손을 잡게 되면 최소한 163석을 갖는 연립여당을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상당부분 사라짐에 따라 유로화 강세와 함께 글로벌 증시도 탄력있게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구제금융 조건이행’ 신민당 승리

그리스의 2차 총선 중간 개표 결과 신민당이 1위를 기록하며 다수당으로 떠올랐다.

그리스 내부무 발표에 따르면 득표율에서 신민당이 1위, 시리자는 2위, 옛 여당인 사회당은 3위가 유력시 되고 있다. 그리스독립당과 황금새벽당이 각각 4위와 5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어 민주좌파가 6위, 공산당이 7위의 득표율을 보이고 있다.

지지율과 1당에게 배정되는 비례대표 50석을 합산해 추정한 의석은 신민당이 130석, 시리자 72석, 사회당 33석, 그리스독립당 19석이 예상된다. 황금새벽당 18석, 민주좌파 16석, 공산당 12석 정도로 보인다.
투표 마감 후 출구조사에서는 신민당과 시리자가 1위 자리를 놓고 경합하는 것으로 나왔다. 그만큼 치열한 접전을 벌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선거에서는 스페인에 대한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지원 방침이 표심에 크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에 대한 구제금융은 그리스보다 낮은 금리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그리스와 달리 긴축 정책이 요구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리스 국민들은 크게 분노했다.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조건의 재협상을 요구한 시리자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변수였다.

스페인의 구제금융 결정이 시리자에 얼마나 득이 됐을지 계량화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구제금융 재협상' 주장에 힘을 실어줬음은 분명해 보인다.

이번 선거에서 '구제금융 재협상'과 '유로존 탈퇴', '유로존 잔류와 긴축 이행'이 가장 큰 쟁점이었다는 점에서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 영향이 컸다는 판단이다.

◇그리스 정부 연정 구성 착수


따라서 어느 정당이든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할 수 없고 연립정부 구성이 불가피한 상황을 맞았다. 따라서 여러 정당이 이합집산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3차 총선은 절대 피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고 거국정부 등 연정에 참여할 뜻을 밝힌 정당들이 나온 만큼 어떤 형태로든 정부 구성이 성사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게다가 3차 총선을 치르면 유럽연합(EU)과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구제금융을 주도한 '트로이카'가 구제금융 송금을 중단해 재정이 바닥나고 결국 유로존 이탈이 아니라 퇴출되는 상황을 맞기 때문에 연정 구성이 불가피하다.

정부 구성과 관련해 몇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할 수 있다.

첫번째는 1당인 신민당과 3당인 사회당, 4당인 그리스독립당 등이 연정을 구성하면 지지율로만 51%를 넘겨 비례대표까지 포함해 182명의 의석을 확보한다. 정부 운영에 차질이 없는 확실한 조합이다.

두 번째는 신민당이 그리스독립당과 공산당 등과 손을 잡는 것이다. 이 경우는 161석으로 과반인 150석을 근소하게 넘기는 수준이다.

사회당과 민주좌파는 일찌감치 '거국정부' 구성을 촉구하며 그 전제조건으로 '공공부채 현 수준 유지'를 비롯해 '재정 목표 연도 3년 연장' '구제금융 재협상' 등 8개항을 내놓고 연정에 참여할 뜻을 밝혔다.

1위가 유력한 신민당의 안토니스 사마라스 당수는 엘리트 코스를 밟은 그리스의 '전형적' 정치인으로 타협할 줄 모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번에 어떤 방식으로 연정을 꾸리게 될지 주목된다.

사마라스 당수는 그리스의 명문가이자 부유한 상인 집안 출신으로 아테네 대학을 마치고 미국 앰허스트 대학 경제학부와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졸업하는 등 최고의 교육을 받았다.

스물여섯 살의 나이에 국회의원에 당선된 사마라스는 20년간 외무장관을 지내다 2009년 당내 경선에서 7대 총재에 오르며 타협할 줄 모르는 성격의 정치인으로 각인됐다.

게오르기우스 파판드레우 전 총리와는 앰허스트 대학 기숙사에서 같은 방을 썼던 인연으로 친분이 있었으나 구제금융을 둘러싸고 이견이 노출되면서 정적이 됐다.

◇그리스 구제금융 재협상 이뤄질까

2차 총선에서 가장 큰 쟁점이던 구제금융 이행 조건은 어떤 형태로든 다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민당도 시리자와 마찬가지로 재협상을 약속해 왔기 때문이다.

신민당은 2차 총선 공약으로 '구제금융 추가협상'을 약속했다. 2차 구제금융 이행 조건은 그대로 두고 7월 추가 지원분에 대한 금리 완화 등을 다시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재정 긴축'을 골자로 한 EU 집행위와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이른바 '트로이카'의 구제금융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어 그리스의 재협상 주장이 어느 정도는 먹힐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도 '성장책 유인' 등 발언으로 공조하고 있어 트로이카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그리스 입장에서도 강력하게 재협상 요구하기 힘든 상황이다.

지난달 ECB가 추가 지원분 50억 유로의 지급을 열흘간 보류하자 그리스 안팎에서 재정 파탄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왔다.

재정 파탄은 공공부문 급여 지급 중단과 의료 혜택 중단 등으로 연쇄 작용을 일으켜 그리스 경제는 마비 상태에 이르게 된다. 이는 곧바로 정부 불신임으로 이어직 때문에 신민당 사마라스 당수 입장에서도 바람직하지는 않은 방향이다.

그리스가 파탄에 이를지는 트로이카가 칼자루를 쥔 형국으로, 주요국이 앞으로 어떻게 결심할지에 달려 있는데 최근 독일의 태도 변화가 감지되는 것은 긍정적이다.

독일 정부는 구제금융 이행조건 관련해 연장기간을 줄 수 있지만 공공부문 등 개혁이 전제돼야 한다고 밝혀 주제금융 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귀도 베스터벨레 독일 외무장관은 이날 그리스 2차 총선 출구조사가 나온뒤 "우리는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기를 희망한다"면서 "정치적인 휴지기가 있었기 때문에 (약속 이행) 시한에 대해서는 우리가 무엇인가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증시 안도랠리 기대



신민당이 승리함에 따라 그리스의 구제금융 협상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유로화 가치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ECB) 등에서 그리스 정국상황의 악화로 글로벌 자본시장이 롤러코스터처럼 요동치는 것을 막기 위해 추가 경기부양 등 국제공조를 모색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1차 총선 때처럼 거국내각 구성에 실패해 3차 총선이 치러지게 되면 전 세계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릴 가능성도 아직은 남아 있다.

이번 선거에서 정부 구성이 이뤄지지 못해 지난 5월과 비슷한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도 있다. 연정구성 실패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로 이어지고 유로화 가치를 2010년 7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뜨릴 가능성을 높일 수도 있다.

만약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이탈하더라도 국제사회의 충격은 그리 크지 않겠지만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등 그리스보다 경제규모가 훨씬 큰 여타 재정위기 국가들에 영향을 주면서 도미노 현상이 우려된다.

이 때문에 주요 20개국(G20)은 오는 18~19일 멕시코 로스 카보스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그리스 문제를 심층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각국 중앙은행들은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에 대비해 시장이 불안해지지 않도록 단기자금을 즉각 공급하는 데 공조하기로 합의했다.

미 FRB가 19일~20일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갖는 것도 증시에는 중요한 변수다.

유럽 재정위기가 확산되고 미국 경기회복도 예상과 달리 부진한 상태여서 3차 양적완화(QE3)를 포함한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지난주 글로벌 증시는 유럽 재정위기가 여전했고 미국 경제지표도 시원치 않았지만 각국이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탔다.

지난주 다우지수는 1.7% 올랐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1.3% 상승했다. 나스닥지수는 0.5% 올랐다.

▲ 그리스 2차 총선에서 승리한 안토니스 사마라스 신민당 당수가 17일(현지시간) 아테네 소재 당사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웃음으로 답하고 있다.
2차 총선 결과 300석 의석의 과반을 차지한 정당은 나타나지 않았다.

▲ 미국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 추이(자료 : cnn머니)
그리스의 재정 긴축에 찬성하면서 제한적인 수준에서 구제금융 재협상을 원하는 신민주당이 집권할 가능성이 유력해 글로벌 증시가 안도 랠리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