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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화 명예교수, 고대에 야생식물종자 7500점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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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화 명예교수, 고대에 야생식물종자 7500점 기증

28년간 수집해 국내 최대의 민간 종자은행이라 할만

현장·문헌조사 바탕한 자원식물 용어 책으로 집대성
[글로벌이코노믹=노정용기자] 강병화 고려대 명예교수가 28년 간 수집한 야생식물종자 7500점을 고려대에 기증했다. 강 명예교수가 기증한 7500점에 달하는 야생식물종자는 국내 최대의 민간 종자은행으로 평가된다.

강병화 명예교수는 19일 오후 고려대 하나스퀘어강당에서 기증식을 갖고 “30년 가까이 종자수집을 하여 자생지환경 등의 노하우 및 자생지 DB를 구축했다”며 “많은 외부기관에서도 탐을 내는 자료들이지만 평생을 같은 일에 매진할 수 있게 한 고려대의 연구자율성과 여건의 뒷받침 덕분에 현재 수준의 종자은행 구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정년퇴임한 강 명예교수는 1984년 고려대 부임 이후 직접 산과 들을 누비며 채취해온 야생 종자를 수집, 야생자원식물종자은행을 만들었다. 야생자원식물종자은행은 야생식물, 작물, 수목 등 식물 종류 및 산지, 하천, 습지 등의 서식처를 한정하지 않고 수집하여 보관, 분양하는 종자은행이다. 여기에 식물자원에 대한 전통지식을 정리하고 식물자원의 유용성 개발 및 종자수명, 유용자원 대량재배법 개발 등을 병행하고 있다.

고려대 야생자원식물종자은행은 우리나라에서 채종이 가능한 초본의 약 90%정도인 1700여 종의 7500점을 확보, 국내 최고 수준의 야생종자자원 보유기관으로 평가된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했을 경우 단순 채취비용만 최소 44억 원에서 최대 17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생자원식물종자은행에는 산토끼꽃, 알꽈리, 해변황기, 사향엉겅퀴, 제초제저항성 잡초종, 조생 및 내한성 자운영, 중금속 내성 달맞이꽃 및 쑥 등 멸종 위기에 처한 종을 보유 중이며, 재 채종이 불가능한 종들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최근 강 명예교수는 현역 시절 현장조사와 문헌조사로 수집한 자료를 정리, 자원식물 총람 4종을 펴냈다. 98명의 공동저자가 참여한 이 책은 우리나라 생물다양성의 보존과 이용 및 자원식물의 연구와 개발에 지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원식물의 용도와 이용은 한의학문헌, 중국문헌, 민간처방 등에서 각기 다르게 표현하고 있어 앞으로도 꾸준히 연구해야 할 방향이며 풀어 나가야 할 과제다. 저자들은 이러한 자원식물들을 이해하고 이용하기 위해서는 식물을 정확히 파악하고 재배하여야 하므로 자원식물을 이해할 수 있도록 식물학, 재배학, 동양의학에 대한 용어를 정리, 해설했다.

강병화 명예교수는 “자연 상태에서 채취하여 이용하는 것은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많은 종류의 식물이 사라져 생물다양성을 감소시킬 위험이 있다. 자연 상태의 우리나라 자원식물은 종자를 채취하여 보관하고 필요시에 자생하는 환경을 면밀히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재배하여 이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