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 금융] 유로존 붕괴냐 완성이냐

공유
0

[글로벌 금융] 유로존 붕괴냐 완성이냐

[글로벌이코노믹=숀맹기자] 그리스 2차 총선에서 재정긴축과 조건 이행 구제금융을 공약으로 내건 신민당이 승리를 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리스는 총선 결과에 따라 유로존을 탈퇴하느냐 아니면 잔류하느냐를 결정해야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었다.
일단 신민당의 승리로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문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이번 그리스의 총선 결과가 그리스 문제와 나아가 유로존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불씨는 남아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이번 그리스 사태를 계기로 유럽 각국, 특히 유로화를 사용하는 17개국인 유로존은 통화통합과 재정통합을 완벽하게 이루어 내는 방향으로 중지를 모아 가는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판단된다.

유럽 국가들이 경제난에 처하게 된 핵심적인 원인은 통화통합과 재정통합을 동시에 추진하지 못한 유럽연합의 태생적 한계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재정통합을 하지 못한 채 어설픈 통화통합을 하다보니 지금과 같은 재정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유럽이 하나의 통화를 사용하기로 합의한 것은 1973년 이른바 마스트리히트 조약이다. 당시 유럽 국가들은 통화와 재정을 균형 있게 통합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이 합의에 따라 1999년 유로화가 도입되었고 2001년부터는 유로화만을 법정통화로 사용하는 유로존이 탄생했다.

당초 합의대로라면 통화통합과 함께 회원국들의 재정도 단일화시켜야 하는데 이 작업에 차질이 생겼다. 통화는 유럽중앙은행을 통해 비교적 손쉽게 하나로 단일화시켰지만 재정부문에서는 국가 간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협상이 난항을 겪었다.

재정주권은 한나라를 꾸려가는 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대목이다. 따라서 많은 EU 회원국들이 재정주권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마스트리히트조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바람에 재정통합이 지지부진하게 되었다.
금융정책과 재정정책은 상호간에 긴밀히 연관되어 어느 한 쪽만으로 그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 한쪽에만 의존한 정책을 펼 경우에는 오히려 부작용이 더 커진다.

현재 그리스가 겪는 경제난도 바로 이 같은 통화정책과 재정정책간의 괴리에 의해서 야기된 측면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한때 잘나가던 그리스 경제가 국가부도 직전사태까지 와해된 근본 원인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그리스는 또다시 제2, 제3의 위기를 맞을 수 있다. 그리스는 19세기 초 독립한 이후 90년 가운데 40년 이상을 ‘부도위기’라는 단어와 가까이 해왔다.

그리스뿐만 아니라 스페인, 이탈리아 등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리스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는 점이 유럽경제의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리스 문제와 나아가 전 유럽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자면 금융정책과 재정정책을 함께 아우르는 유럽통합이 전제되어야 한다.

유럽 각국이 재정통합을 성사시킬지 여부에 따라 유로존은 ‘붕괴냐 아니면 완성이냐’를 결정해야 하는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