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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직원들 '휴가징크스' 뮈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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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직원들 '휴가징크스' 뮈길래....

휴가를 맞이하는 증권가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상사 눈치를 봐가며 휴가를 반납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탄력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통상 증권사는 일반 기업과 달리 연중에 자유롭게 휴가를 쓴다. 5~6일의 휴가가 주어지면 한번에 사용하거나 쪼개서 사용하는 것.
증권가의 본격적인 휴가철은 이달 마지막주부터 다음달 중순까지다. 직원의 절반 정도가 이 기간을 이용한다.

◇실적 부진 증권사 직원들 "그래도 휴가는…"

최근 증권사들의 실적이 최악으로 떨어지면서 직원들의 휴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증권사별로는 SK증권이 지난해 대비 적자로 전환했고, 동부증권(-82.7%), KTB투자증권(-70.9%), 현대증권(-47.0%) 등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3월 결산법인 22개사 중 순이익이 증가하거나 흑자로 전환한 증권사는 7개사(31.8%)에 불과했다.

하지만 과거 실적이 부진할 때 휴가쓰는 것을 주저하던 것과 달리 휴가만은 반드시 챙기려는 직원들이 늘고있다고 한다.

S증권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임원들이 휴가를 안 써서 다른 직원들도 눈치를 보느라 제대로 못썼다"며 "최근에는 회사에서도 휴가를 장려하고, 재충전의 기회로 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D증권사 관계자도 "휴가를 못 가게 하면 오히려 사장님께 혼난다"고 웃으며 "장이 바쁘면 모르겠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아 휴가를 갔다오고 다시 열심히 일하자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매일 '실적 눈치', 5일 휴가는 '꿈'

증권사 업무의 특성상 한꺼번에 휴가를 쓰는 일은 흔치 않다.

여름 휴가라 해서 다같이 쉬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보통 주말을 포함해서 영업 분위기에 영향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휴가를 간다. 개개인의 실적이나 책임이 강조되는데다 회사에 따라 '돌발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실적에 대한 부담 때문에 휴가를 '자발적'으로 가지 않는 경우도 있다. 특히 영업점 직원의 경우 휴가를 가는데 눈치를 안볼 수 없다. 하루하루가 실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영업점 직원들은 실적이 나오지 않으면 압박보다는 자발적으로 휴가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일부 증권사 지점들은 실적을 주간, 월간으로 집계하는데 뒤쳐졌다고 생각이 되면 도저히 휴가를 갈 엄두를 못낸다고 한다. 이 경우 보통 "이번에 미루고 다음에 가자"고 마음을 먹는다고 한다.

기관영업, 자산운용 부서도 마찬가지다. 영업일수가 많을수록 성과가 오르기 때문에 눈물을 머듬고 휴가를 반납하는 직원들이 꽤 된다.

다른 D증권사 관계자는 "휴가로 일주일을 모두 비울 경우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업무 진행상 공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3~4일 정도만 쉬고, 나머지는 개인적인 일이 있을 때 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요즘 시장이 안 좋아지면서 일부러 휴가를 안 쓰는 경우도 있다"면서 "하지만 전체적으로 위축된 분위기에서는 근무를 해도 영향이 크지 않아 대부분 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K증권사 관계자는 "직원들이 프로이다 보니까 실적이 안 나오면 위에서의 압박보다는 자원해서 휴가를 가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징크스'에 우는 증권맨... "악운은 호황·불황 안가리더라"

증권사 업무의 특성상 '징크스'를 가진 직원도 있다. 증권 업무가 시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고, 돌발변수가 많아 휴가를 가면 꼭 악재가 터지거나, 호재가 터지는 등의 '징크스'를 접하는 것이다.

K증권사 권 대리는 지난해 휴가가 악몽 같았다. 꿀맛같은 휴가를 보내는 와중에 미국의 신용등급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곤두박질치는 증시를 보면서 업무로 복귀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했다.

이러다보니 증권사 직원들은 호황이면 호황, 불황이면 불황대로 바빠서 휴가를 못가는 '애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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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증권사 관계자는 "시장이 좋을 때는 실적을 올려야 하고 시장이 안 좋으면 위에 눈치를 본다"고 말한다.

이 관계자는 "이러나 저러나 증권맨이 휴가를 쓰기에는 쉽지 않다"며 "최악은 휴가를 간 동안에 악재가 터지는 것"이라고 귀뜸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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