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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처럼 일밖에 모르는 사람은 不幸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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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처럼 일밖에 모르는 사람은 不幸人"


지금 이 순간 幸福이 다음 幸福을 부릅니다

청소년에게 적성 찾아주면 왕따·폭력도 해결가능

시간이 날 때 찾는 세미원은 화합과 치유의 장소

■ ‘청소년 지킴이’ 강지원 변호사 [타고난 적성 찾기 국민 실천본부 대표]

‘청소년 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강지원 변호사(63‧「타고난 적성 찾기 국민 실천본부 대표」)는 팔방미인으로 불린다. 검사와 변호사로 이름을 날리다가, 법조계에 있을 당시 인연이 되었던 청소년 문제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청소년에게 꿈을 심어주는 강연회는 기본이고, 방송을 통해 우리 청소년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있다. 강 변호사의 행보는 그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문화모임인 ‘우리문화가꾸기’ 창립 멤버로서 다양한 문화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그중 팔당 두물머리의 세미원 조성에도 그의 아낌없는 노력이 투입되었다.

‘물을 보며 마음을 씻고, 꽃을 보며 마음을 아름답게 한다’는 물과 꽃의 정원 세미원(洗美苑). 세계 100대 정원의 하나로 가꾸기 위해 세미원은 한창 단장중이다. 연꽃 향기가 은은하게 퍼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화합의 상징이자 갈등의 치유소이며 지역경제를 살찌우는 경제현장이기도 한 세미원에서 강지원 변호사를 만났다. <편집자 주>



-‘청소년 지킴이’ 역할을 하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 어떤 활동인지요?

“우리 청소년들이 불행한 건 ‘남이 대학에 가니까 나도 간다’는 따라하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타고난 적성 찾기 국민 실천본부’를 결성해, 자기 싫어하는 것을 억지로 강요받아 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하도록 해서 청소년들이 행복한 삶을 살게 하는 활동입니다. 청소년들에게 적성을 찾아주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모릅니다. 각종 청소년 사업을 많이 했지만 유해환경과 싸우거나 청소년에게 술과 담배를 팔지 말라고 하는 것보다 타고난 적성을 찾아줌으로써 행복지수를 높이는 게 핵심이지요. 대학입시를 위해 획일적으로 공부하는 건 이제 때려치워야 합니다. 적성이 맞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억지로 강요받아 대학을 진학하는 아이들이 절반 정도 됩니다. 대학진학률이 85%라고 자랑하는데 선진국 독일은 45%에 불과합니다. 세계적 요리사가 되려면 일반 대학보다는 요리고등학교에 가서 공부한 다음, 바로 호텔에 취직하여 요리를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강지원 변호사는 청소년들과 상담하면서 자연치유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이성문제나 진로문제로 고민이 많은 청소년에게 자연치유가 가능한 세미원을 다녀갈 것을 권유했다. 가슴이 답답하고 우울증이 찾아왔을 때 세미원의 따스한 햇볕을 쪼인다면 답답한 가슴이 뻥 뚫린다는 조언이다.

-적성 찾기를 통해 인생이 바뀐 사람이 있는지요?

“상담한 아이들 가운데 소위 ‘비행청소년’으로 낙인이 찍힌 아이들이 있었어요. 요즘 사회에서 비난하고 있는 일진이었는데, ‘네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뭐냐?’고 물었더니 요리를 하고 싶다고 해요. 그래서 요리학원에 등록시켜주자, 자기가 좋아하는 요리를 하느라 다른 아이를 괴롭힐 시간이 없다고 하더군요. 친구를 들들 볶는 것에서 요리를 지지고 볶는 쪽으로 방향이 바뀐 것이지요. 이처럼 우리 청소년들이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적성을 찾아주게 되면 사회가 건강해집니다.”

-그러면 강 변호사님은 검사와 변호사를 하신 게 적성에 맞지 않았던 일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네. 단호히 검사와 변호사는 제 적성이 아니었다고 할 수 있어요. 검사와 변호사는 생계를 위한 수단에 불과했고, 제 적성에 딱 들어맞는 청소년을 위한 이 일이 저의 본업이지요. 저의 처절한 경험에서 ‘청소년들이여, 적성에 따라서 대학을 거부하라’고 선전선동하고 있어요.”

그는 인터뷰 내내 솔직했다.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연예인이나 판검사가 청소년들의 꿈일 수는 있지만, 실제 현실과 맞닥뜨려보면 대부분 수단과 방법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최근에 ‘강지원의 꿈 멘토링’이란 책을 펴냈어요. 요즘 우리 교육은 아이들의 꿈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무조건 취직 잘해서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것만 강조하고 있지요. 예컨대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살라’고 한 스티브 잡스가 행복한가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지금 이 순간(here and now)이 행복해야 잠시 후도 행복하고, 내일도 행복하지 않을까요? 왜냐하면 행복도 습관이기 때문에 일 밖에 몰랐던 스티브잡스처럼 살지 말라고 하고 싶어요. 오늘이 남은 인생과 시간의 첫날이라고 생각할 때 훨씬 행복해집니다.”

꿈의 시작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는 데서 가능하다. 또 꿈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타고난 적성 안에 있다. 욕망, 돈, 권력, 사회적 지위나 인기, 명성 등이 꿈이 될 수는 없다는 게 강 변호사의 진단이다.

-최근 청소년들이 학교폭력에 노출되면서 자살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등 상황이 심각합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이 있으시다면?

“우리 시대의 최대 이슈이긴 하지만, 모두들 키워드를 놓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누누이 이야기하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주면 나쁜 일을 하라고 해도 안 합니다. 우리 교육을 전면적으로 적성 찾기 교육으로 180도 바꾸어야 합니다. 그리고 대학입시 위주의 고등학교가 아니라 자신의 꿈을 맘껏 펼칠 수 있는 다양한 고등학교가 세워져야 합니다. 국‧영‧수만 강요하는 붕어빵 교육은 실패했으니, 이제 중학교에서 적성에 따른 진로교육을 하고 대학진학률은 50% 이하로 떨어져야 합니다. 대학입시제도를 바꾼다고 중고등학교 교육이 바뀌지 않습니다. 그러나 고등학교를 아이들의 적성에 맞게끔 다양화 시킨다면 우리 교육의 앞날은 밝아질 것입니다.”

-적성을 찾아주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는지요?

“제가 직접 상담을 하지 않고 퇴직교육자들이 모여 함께 운동을 합니다. 상담은 구체적으로 전문가들로 구성된 상담기관들에게 맡기고 저는 교육개혁운동을 펼치는 것이지요. 만일에 적성에 따라서 대학가기를 거부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난다면 혁명이 될 것이고 등록금이나 사교육비에 대한 부담이 없어지게 됩니다.”

-세미원 조성에도 깊이 관여하셨는데….

“1997년 서울에서 결성된 NGO단체인 ‘우리문화가꾸기’가 우리 청소년들에게 우리 문화를 가까이에서 접하게 해주자는 취지에서 곰곰이 학당, 시설 어린이 초청 캠프 활동 등을 펼쳐왔지요. 그러다가 남양주 영화종합촬영소에서 수생식물에 관한 포럼을 개최하면서, 수질 개선에 탁월한 연(蓮)을 재배해보자고 제안하기에 이르렀지요. 처음에는 연(蓮) 재배지로 양평과 보성 두 곳을 검토했으나, 북한강과 남한강이 두물머리에서 하나의 물줄기로 화합하는 점에 착안해 양평에 연꽃 정원을 조성하기로 한 것입니다. 5000평 규모로 소박하게 출발했지만, 양평군과 경기도에서 점차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6만평 규모의 대단위 단지를 조성하게 되었습니다. 세미원은 갈등과 상처투성이의 우리 사회를 화합하고 치유(상징적 측면)하며, 유기농 농산물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현실적 측면)하고자 했어요. 알다시피 연(蓮)이라는 식물은 버릴 게 하나도 없잖아요. 진흙에서 꽃을 피운다는 철학적 의미 이외에도 연(蓮)은 수질정화를 하는데 탁월하고, 연잎은 연잎밥과 연잎차로 사용되며, 연뿌리는 반찬으로 활용됩니다. 연(蓮)이 갖는 이 같은 매력 때문에 공무원 관계자들이 반하기 시작했고, 한강이 정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이보다 더 좋은 환경운동이 없다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세미원을 배움터로 만들고자 하시는데….

“세미원은 이곳 두물머리를 세계적 에코빌리지의 메카와 세계 100대 정원으로 가꾸고자 합니다. 화석연료가 아닌 수력발전의 전기를 양수리에 독자적으로 쓰게 하는 등 전기절약과 음식물재활용은 지역주민의 자발적 참여와 정부의 지원이 있다면 가능하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세미원을 ‘배움터(아카데미)’로 만들어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생각입니다. 상선약수(上善若水‧노자 사상에서 물을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여겨서 이르는 말로 유교)와 염화순목(拈華瞬目‧연꽃으로 불교)에 이어 오는 9월경 세한정이 완성되면 유‧불‧선이 한 자리에 공존하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배움터가 될 것입니다. 단순한 아름다움의 정원이 아닌 정원을 배움터로 만들어 동서양을 아우를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그동안 어른세대가 청소년들에게 꿈을 가지라고만 했지,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할지에 대해서는 가르치지 않았어요. 꿈은 타고난 적성에서 찾아야 하고, 찾아보면 적성은 절대로 한 가지가 아니고 여러 가지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적성을 찾은 다음에는 인성을 가꾸기 위해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과 하나 되는 자연 속의 나를 그리면서 인생을 구상하면 아마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