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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금투협 "예산절감방안 시행중", 효과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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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금투협 "예산절감방안 시행중", 효과는 글쎄



▲ 김승섭 증권경제부 기자[글로벌이코노믹=김승섭기자]거래대금감소와 불안한 코스피지수, 대외여건 악재 속에 금융투자업계가 유례없는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16일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39% 감소한 4170억2100만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주 5일제 시행으로 한 달 20일 근무한다고 치면 8일 정도는 굶었다는 소리다.

한국거래소도 긴축경영에 돌입했다. 소위 고액연봉, 돈의 흐름을 잡고 있다고 봐도 모자랄 곳이 허리띠를 졸라매겠다고 나선 것이다.

김봉수 이사장은 어려움을 호소하는 금융투자업계의 목소리가 빗발치자 지난 11일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선언했다.

거래소는 비용 절감을 위해 매년 10월께 한국거래소가 개최하던 국내 최대 규모의 자본시장 종합 박람회인 `KRX 엑스포'도 올해는 열지 않기로 했다.

KRX 엑스포는 상장기업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한국거래소가 매년 주최하는 행사다.
줄일 수 있는 모든 비용을 줄이라는 지시가 전 부서에 떨어졌다. 비용감축은 최소 10%~20%정도로 예상된다. 한국거래소 측은 “거래소 자체로는 이익잉여금도 많고 실적도 나쁘지 않지만, 회원사들의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비상경영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지난 4월부터 실무부서에 업무추진비를 5%이상 줄이라는 방침을 내린 상태다.

사정이 이런데 금융투자협회는 16일에서야 “지난 6월부터 예산절감방안을 시행중에 있다”고 알렸다.

불요불급한 행사비·회의비·업무추진비 등 섭외성경비 20%를 삭감하고 해외 업무출장도 최소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투협의 예산절감방안을 반기는 바이지만 2%부족해 보인다. 금투협은 현재 지난달 21일부터 진행되어온 임금단체협상을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금투협 내부에서는 합의사안이 나오지 않자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인 휴가철에 접어드는 만큼, 임단협이 당분간 답보 상태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달 금투협은 경비 절감을 위한 사내 아이디어 공모전도 실시했지만 별다른 대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실내온도 줄이기와 같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을 정도의 경비절감방안이라면 보다 고민을 깊게 할 필요성이 있다는 말이다.

상금 100만원을 내걸었지만 임금협상도 제대로 매듭짓지 못하면서 경비절감 운운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밖에는 비춰지지 않는다.

금투협은 또 최근 회원사를 상대로 한 여수엑스포 티켓 강매와 관련된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해 회원사의 불만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16일 글로벌이코노믹와 만난 A증권사 관계자는 “적어도 하루에 10조 이상은 거래대금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오가야 살맛이 날텐데, 지금은 6조 아니 5조도 않된다”며 “비상경영체제다 뭐다 좋지만 실질적으로 고통을 나누는 느낌은 직접 와 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월 유가증권시장의 월간 거래대금은 99조3008억원으로 2010년 3월 이후 25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조원을 하회했다. 이후 5월 98조5139억원, 6월 81조4128억원으로 지속적으로 급감하는 추세다.

아사직전의 금융투자업계를 살릴 수 있는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