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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기 때문에 못한다는 소릴 듣는게 죽기보다 싫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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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기 때문에 못한다는 소릴 듣는게 죽기보다 싫었어요”

[생생인터뷰-사토 사다오 가나가와 치대 총장]


가난·인종차별 극복하고 대학 최고 사령탑 올라


인접 분야 학문 습득케 해 깊이 있는 글로벌 치과인재 양성


한국의 젊은이 꿈 펼치러 더 많이 왔으면….




▲ 사토 사다오 가나가와 치대 총장
[글로벌이코노믹=노정용기자] 개교 102주년을 맞은 가나가와 치대는 치과학부를 중심으로 운영하는 일본의 사립명문대학이다. 지난 2010년에 취임한 사토 사다오 총장(66)은 강도 높은 교육개혁을 시도하고 있다. 수업에 능한 교수와 연구에 능한 교수를 철저히 구별하여 각기 다른 역할을 담당하게 하고, 교수 각자의 세부전공에만 치우친 나머지 치의학에 대한 통합적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계를 인식하고, 이를 타파하기 위한 혁신적인 통합교육 커리큘럼을 구상 중이다.

사토 총장의 개혁 드라이브가 환영만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는 장래에 치과의사의 활동 분야가 넓어지는 만큼 종합적이고 총체적인 학문을 익혀야 한다는 신념을 굽히지 않고 소신 있게 밀어붙이고 있다. 교정학 분야의 최고 권위자이기도 한 사토 총장은 고려대 캠퍼스에서 1학년 과정을 수강하고 있는 가나가와 치대 한국인 학생들을 위해 매주 수·목·금 현해탄을 오가며 열강을 하고 있다. 치의학 교육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보이고 있는 사토 사다오 총장을 만났다. <편집자 주>


-가나가와 치대에 대해 소개해주시죠.


“가나가와 치대는 개교한 지 100년이 넘은 일본의 명문 치과대학입니다. 그동안 6000명이 넘는 치과의사를 배출했으며, 이 가운데 한국인이 71명 있습니다. 지금 현재는 30여 명이 재학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 많은 한국의 젊은이들이 유학을 와 세계에서 활약하는 치과의사로 자라기를 바랍니다.”

가나가와 치대는 지난 2010학년도부터 전체 모집정원의 일부를 한국학생으로 선발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한국 학생만이 아니라 세계의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신입생 모집을 하여 정원의 1/3이상을 외국 학생으로 선발할 계획을 갖고 있다. 다가올 의료분야의 글로벌화라는 미래 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원래 한국학생이 가나가와 치대에 입학하려면 일본 학생들과 똑같은 일본의 대학입시 시험을 치러야 하지만, 작년부터는 한국의 수능시험에서 2등급 이내의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만 하면 일본어 능력과 상관없이 입학이 가능하다. 물론 학생의 선택에 따라 가나가와 치대가 있는 요코스카시 캠퍼스에 곧바로 유학을 갈 수도 있고 1년 동안 서울에 머무르면서 일본어와 치학개론, 기초과학, 해부학개론, 의료인간과학 등 치의학 전반을 공부한 후 2학년 때부터 합류할 수도 있다. 서울과 일본 어느 캠퍼스에 있어도 가나가와 치대의 학부생 자격으로 본교 교수의 수업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장점이다.

-한국과 교정학 분야의 공동연구를 진행하시는 것으로 압니다.


“제 전공이 교정학입니다. 제가 쓴 교재로 많은 한국의 치의학도들이 공부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치과의사라면 누구나 교정학에 대한 이해가 기본적으로 있어야 하는데 실제현장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아요. 매년 서울대 교수들을 중심으로 한 교정학 학회에서 올바른 교합을 만들어 나가는데 필요한 다양한 의견교환과 연구를 하고 있지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교합에 문제가 생기면 미관상의 문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합병증이 수반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와 적절한 치료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 중에서 특히 치아의 교합과 뇌 활동에 대한 연구가 저의 주관심사입니다.”

-가나가와 치대의 교육방침은 무엇입니까?


“치과의사를 양성하는 학교이기 때문에 교육방침은 확실합니다. 다른 학교에서도 우수한 학생을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저희 학교는 임상실습교육에 큰 비중을 두고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졸업하자마자 현장에 투입되더라도 임상치료가 가능하도록 하는 도제식의 실전교육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다른 치과대와 차별화되는 특징이 있으시다면?


“첫 번째 특징은 스승과 제자 사이의 관계가 매우 돈돈하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교수들이 학생들과 같이 파티를 하거나 낚시 등을 함께 가고 인생 상담에서 학습 상담에 이르기까지 세심한 케어를 하고 있어요. 또한 타 치과대학에 비해서 가장 발 빠르게 국제화를 준비해 나가는 대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부과학성에서도 일본 대학의 글로벌화를 위해 유학생 30만 명 유치계획을 발표해놓고 있습니다만 그 정책에 부응하여 가나가와 치대는 일본인만이 공부하는 학교가 아니라 전 세계의 학생이 와서 공부하도록 체제를 갖추어 놓았다는 것이 차별화된 특징이지요. 유학을 온 학생들이 모국에 돌아가서 의사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학교 출신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 세계 각국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아직은 의학 분야의 대학들은 글로벌화에 매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우리 가나가와 치과대학은 치의학 분야의 글로벌 인재를 키워내는 선도적인 대학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나가와 치대가 원하는 인재와 바람직한 치과의사 상(像)은 무엇입니까?


“우수한 학생 가운데 치과의사가 되고자 하는 강렬한 의지가 첫 번째이고, 난관이나 어려움을 닥쳤을 때 뛰어넘을 수 있는 열정이 두 번째입니다. 일본은 지금 급속도로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으므로 치과의사 상(像)도 이 같은 고령자에게 대응할 수 있는 치과의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옛날에는 치의학에 관한 지식과 기술만 풍부하면 훌륭한 의사로 인정받았지만, 고령화 사회에서는 상황이 크게 다릅니다. 당뇨병과 같은 다른 지병을 가진 치과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학지식이 필요해졌기 때문이지요. 이처럼 고령화 사회에 대응이 가능한 의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치의학지식 뿐만 아니라 다른 의료분야의 지식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요구됩니다. 우리는 이 같은 치과의사를 양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사토 총장에 따르면 가나가와 치대 부속병원에는 교합 리에종(연계) 진료과가 있다. 환자를 포괄적으로 진단하고 필요에 응하여 다른 과와의 리에종 진료를 하는 과다. 교합 기능을 개선하고 회복시키는 것 이외에도 구강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심적인 문제까지 대응하고 있다고 그는 강조한다. 예컨대 치과와 내과·외과·안과·이비인후과 등 치과 치료를 하면서 인접 분야에 대한 의학지식을 골고루 알고 있는 ‘팔방미인’의 치과의사를 양성하고 있는 것이다.

-폭넓은 의학지식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


“지금까지 치의학 교육은 틀니를 제작하거나 삽입하는 등의 기술적인 부분을 강조해왔어요. 그러나 실제로 현장에 나가게 되면 틀니를 만들거나 이를 끼워 넣는 일은 치과의사가 아니라 치과위생사가 하고 있어요. 치과의사의 경우 그런 과정을 알고 있으면 되는데, 사실 이를 위한 교육시간이 너무 많았지요. 따라서 스케일링을 하거나, 이의 본을 뜨거나 틀니를 만드는 일 등의 치과위생사 영역의 교육을 슬림화해서 기본기만 가르치고 연계 의학지식에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교육을 하고 있어요. 대부분의 치과의사는 실제 카데라(해부용 시신)를 해부해 보는 수업을 한번 참관할까 말까 하지만 가나가와 치대는 해부학 수업을 1년 이상 시키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또한 우리 대학은 치과대 6년 수업 가운데 기초 부분은 좀 줄이고 뒷부분의 임상을 늘리는 교육시스템을 택하여 졸업과 동시에 환자를 볼 수 있는 실전형 치과의사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치과의사가 해부학을 알아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해부학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어요. 해부학을 다른 대학에서도 가르치고 있지만, 가나가와 치대의 수업시수와 교육의 질은 다르다고 자부해요. 우리가 추구하는 의학지식은 이론을 바탕으로 한 지식이 아니라 임상에 초점을 맞춘 지식을 말합니다. 해부학도 임상해부학의 차원에서 지도하고 있어요. 임상해부학은 의학의 기초가 되는 주요한 학문의 한 분과입니다. 임상의학에서는 인체해부학의 지식을 진단이나 수술 등의 치료에 이용하는데 타 대학에 비해 이 교육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해부학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어야 유기적 차원에서의 치과진료가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해부학 학습이나 리에종 진료에 대한 임상은 학생들이 실제로 치과의사가 되었을 때 고령화 사회의 환자들에게 한 차원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중요한 자질이 될 것입니다.”




-가나가와 치대가 그리는 비전이 궁금합니다.



“일본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재해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입니다. 이 같은 지역적 특성을 살려 대학원 과정에 ‘재해의료치과 과정’을 신설했어요. 지난해 3·11 대지진사태에서 보듯이 많은 사람이 자연재해로 주검으로 변합니다. 이때 살아남은 유가족은 시체라도 확인하고 싶은데,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신원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서 치과치료 경력 데이터를 평소에 중앙센터에 보내놓으면 그 데이터를 토대로 손쉽게 신원을 확인할 수가 있지요. 그래서 재해치과대학원을 만들어 학교의 간판이 되도록 지원하고 있어요. 또 재난이 발생했을 때 긴박하게 죽음의 고비를 넘기면 병균이 구강을 통해 침투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치과치료 데이터가 중앙센터에 모여 있다면 이름 검색만으로 병력을 확인해서 청결한 구강관리가 가능하게 되어 추가 질병에 대비할 수 있어요. 일본은 자연 재해가 많은 나라이므로 재해치과 설치가 재해가 발생했을 때, 국민들의 보건 위생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가나가와 치대의 두 번째 비전은 예전부터 진행해 온 뇌와 교합과 신체와의 관계를 연구하는 것이다. 사토 총장은 치아가 부실하면 이에 따른 합병증이 유발되기 때문에 치와와 다른 신체와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대단히 중요한 영역이라고 말한다.


“충치의 원인과 예방에 대해서는 치과의사협회에서 이미 결론을 내린 상태예요. 이제는 세포 재생의료를 통해 치주질병을 고치는 쪽에 관심을 두고 있어요.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야마나카 신야의 유도만능줄기세포(iPS세포)의 재생의료기술을 사용할지, 아니면 다른 방법을 사용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일본 정부 차원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어 큰 기대를 하고 있어요. 가나가와 치대가 그런 연구를 하기 위해 남북아메리카와 아시아로부터 많은 연구자들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학부 자체의 글로벌화도 중요하지만 세계의 연구자들이 모여 연구할 대학원의 글로벌화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에서 치과의사가 포화상태인 것 같은데 왜 한국인 유학생을 받아들이려고 하는지요?



“치과대의 경우 치과의사가 과잉공급 됐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로 혼란이 가중되고 있어요. 숫자적으로만 보면 치과의사가 많은지는 모르겠지만, 고령화 사회를 앞두고 고연령자를 치료할 수 있는 치과의사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1947년에서 1949년 사이에 태어난 단카이 세대(전후 일본의 베이붐 세대)가 60대 중반으로 곧 은퇴 시기가 다가오는데, 치과의사들의 상당수를 이들이 차지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들이 5~6년 후 한꺼번에 은퇴를 하고 나면 커다란 공백이 오기 때문에 포화상태라는 말은 곧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치과의사는 1년 만에 나올 수 없고 적어도 대학에서 6년을 공부해야 됩니다. 그런데 일본 학생들은 치과 지원자가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고, 이 때문에 가나가와 치대는 해외로 눈을 돌려 우수한 한국인 학생들을 받아들이려고 하는 것이지요.”



가나가와 치대는 2011년부터 한국인 유학생을 적극 유치한데 이어 2013년부터는 대만 유학생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전체 정원 120명의 30%인 40명을 외국인 학생으로 받아들여 가나가와 치대를 글로벌화 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총장님께선 언제 일본으로 건너가셨나요?



“1946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두 살 반 만에 부모님과 홋카이도로 갔어요. 아버님께서는 솜씨 좋은 목수로 동네 교회 등 많은 건물을 지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대목수의 자격으로 다른 목수들과 조를 짜서 일했지만 급료는 형편없었어요. 그러다 보니 가정생활은 늘 가난했고, 한국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심해 이중고를 겪었어요. 아버님께선 제가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만 목수 일을 하다가 그만두시고 가족들과 함께 다시 아사히카와로 이사갔어요. 그곳에서는 세탁업과 식당을 했지만 성공하지는 못했어요. 당시 중학생인 저는 부모님들로부터 ‘인종차별 때문에 너희는 공부를 열심히 해도 대기업에 들어갈 수도 없고 공무원도 될 수 없으니 장사나 배워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부모님과 저는 떨어져서 살았어요.”


-지금도 치대를 가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들고 공부를 잘해야 합니다.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하고 치대에 진학하셨는지요?



“일본에서 한국인은 반듯한 직업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파친코로 돈을 벌거나 의사가 되어야 해요. 의사는 실력만 있으면 독립해 병원을 운영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치대에 가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필요했는데, 가난한 부모님께서는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주변 분들에게 돈을 빌려 등록금을 지원해주셨어요. 대신에 생활비는 제가 벌어 써야 했지요. 학비를 대주신 부모님은 그 빚을 갚기 위해서 뼈가 빠지도록 일했고, 저도 생활비를 벌기 위해 학교를 다니면서도 계속 알바를 했어요.”


사토 총장에 따르면 부친이 목수의 경험을 살려 ‘스마트볼’이란 재미난 게임기를 만들어주었다고 한다. 당시 회사원 한 달 월급이 1만 5000엔 정도였는데, 이 게임기를 활용해 한 달 동안 150만 엔을 벌어 마츠리 주최 측에 상납하고 나면 실제로 손에 쥐는 것은 50만 엔 정도였다고 한다. 비싼 책값과 생활비는 이렇게 해결했다.




-가나가와 치대를 졸업한 후 개업을 하거나 치과의사가 되면 돈을 많이 벌었을 텐데….



“1971년 대학을 졸업한 후 홋카이도로 돌아가 부모님의 빚을 갚아주고 싶었어요. 졸업할 무렵 샐러리맨의 한 달 월급이 3만 엔 정도 되었는데, 지방 도시에 치과의사로 가면 집도 내주고 차도 사주고 월급은 100만 엔을 주겠다고 해요. 그런데 지방 도시의 치과의사로 들어가면 의사가 부족한 탓에 하루에 100명에서 150명의 환자를 봐야 하는 형편이니 제대로 된 치과진료가 아니라 형식적인 처치에 그칠 수밖에 없어요. 양심상 치료를 그런 식으로 할 수는 없었습니다. 부모님은 빨리 홋카이도로 돌아오라고 성화셨지만 학자로서의 욕심이 있어 대학에 남기로 했어요.”


그가 부모님 곁으로 돌아가지 않자 아버님은 결국 다시 고향인 밀양으로 돌아오셨다고 한다. 당시 치과의사의 길을 걷지 않고 학자의 길을 걷는 그에게 실망하셨던 부친이었지만 사토 총장이 지금은 교정학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자가 되고 대학의 총장이 되자 오히려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계신다는 전언이다.


-인종차별과 가난을 딛고 성공하게 된 원동력은 무엇입니까?



“학창시절이나 직장에서 그동안 한 번도 말한 적은 없지만 나를 무시하는 일본인에게는 죽어도 지고 싶지 않았어요. 학교에서 어떤 사건이 일어나도 모두 제가 잘못한 것으로 돌려졌고, 아무리 열심히 해도 칭찬 한 번 받지 못했어요. 그런 마음의 상처를 가슴에 새기며 최소한 제가 하는 분야에서 한국인이기 때문에 못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고 최고가 되고 싶었어요. 그게 저를 키운 원동력이지요.”


-한국학생(재학생)에 대해 평가해주시고, 한국인 학생에게 거는 기대가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학교 입학하는 한국 학생들은 대체적으로 한국의 수험생 중 상위 30% 이상입니다. 한국 학생이 캠퍼스로 온 이후 학교 분위기가 많이 변했어요. 처음에는 한국인과 일본인이 패싸움이라도 하지 않을까 걱정해 학교에 청원경찰을 붙일까 하는 생각까지 했지만 오히려 일본인들만 있을 때보다 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잘 지내고 있어요. 특히 예의바른 한국 학생이 교내에서 인사를 적극적으로 하자 일본 학생도 따라하면서 학교분위기도 자연스럽게 밝고 활기차게 바뀌어가고 있어 흐뭇해요. 따라서 앞으로 한국인 학생에게 거는 기대가 큽니다. 상위 30% 이상의 실력을 가진 한국인 학생이 가나가와 치대에 들어왔는데 졸업 후 모두 한국에 돌아가 버리면 아쉬울 것 같아요. 가능한 학생은 일본에 남아서 가나가와 치대의 교수가 되어 후학을 양성하고 학교를 이끌어가는 지도자가 되어 주었으면 합니다.”


-총장으로 취임한 후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교육개혁을 추진하고 계시는데….



“치의학 수업은 교수의 전공분야에 따라서 수업이 전문화되고 세분화되어 있어서 치의학 전체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거나 통합적인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나무가 아니라 산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갖게 하려면 각 분야에서 어떤 공부를 하는지 알면서 교육을 진행해야 하지요. 그래서 연구를 잘 하지만 옆 전공에 관심이 없거나 수업력이 떨어지는 교수는 대학원 과정으로 보내고, 가르침이나 연구에 소홀한 교수는 사임하도록 합니다. 학교의 미래는 교육의 질이 결정하므로 글로벌화 된 선진 교육을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구태의연한 틀에서 벗어나 과감한 실행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약하지만 나의 의지와 실행력이 우리대학 교육발전에 초석이 될 수 있다면 교육자로서 최고의 기쁨일 것 같습니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