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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시대’ 한국인 생활방식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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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시대’ 한국인 생활방식 바뀐다

4가구 중 1가구‘싱글족’…소비 트렌드 주도
주택·가전·식품 등 유통 주력소비자로 부상


[글로벌이코노믹=노진우기자] 서울 연희동에 사는 대기업 사원K(37·남)는 이른바 싱글족이다. 혼자 살고 있는 집은 대기업 건설사가 지은 스마트 시스템의 주택이다.

혼자 사는 주거시설이라고 이전의 허접한 원룸을 연상하면 오산이다. 아담하고 활용성 큰 붙박이장과 수납장은 물론 천정엔 시스템 에어컨이 달려 있어 추우면 따뜻하게, 더우면 선선하게 통풍조절이 가능하다.

▲ 1인 가구가 주력 소비계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지난 12일 열린 서울 용산 아이파크백화점 ‘1인가구 페스티벌’ 행사에서 여성 고객들이 소형 주택에 어울리는 1인용 빈백(Bean Bag) 소파에 앉아 보고 있다어디 이뿐이랴. 빌트인 냉장고, 미니 드럼세탁기, 1인용 밥솥 등 최신의 1인가구 가전제품이 완비되어 있다. 출퇴근때 반겨주는 가족이 없다는 허전함은 있지만, 그래도 혼자서 사회생활하는데 거리낌없이 즐길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라는 점에서 K씨는 100% 만족이어서‘ 1인 가구’ 선택에 추호의 후회는 없다.

종종 귀가 길에 K는 집 근처 대형마트를 찾는다. 야식꺼리를 사기 위해서다. 요즘 마트에는‘ 1인 가구’소비자를 위한 도시락, 샌드위치, 샐러드 등 소포장 식품들이 대거 출시돼 K의 고민을 덜어주고 있다.

K는“ 요즘 친구나 후배들을 만나면 빨리 가정을 꾸리지 않을 바에는‘1인 가구’의 삶도 좋다며 적극 권하고 있다”며 싱글족 생활의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바야흐로‘ 1인 가구’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1인 가구란 말 그대로 한집의 구성원, 즉 가족이 1명인‘ 나홀로 가족’을 뜻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네 가구 중 한 가구가 1인 가구(24%)로 집계되고 있다. 가구 수만 이미 400만을 훌쩍 넘겼다. 전체 가구 중의 4분의 1 가량이 1인 가구인 만큼 기업들이 이 새로운 소비집단을 그냥 지나칠 리가 없다.

먼저 주거형태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기존의 중대형 위주의 주택 대신 도시형 생활주택, 오피스텔이 1인 가구(좀더 넓히면 2인 가구도 포함)가 건설업계의 신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1인 가구의 대표주택으로 꼽히는 도시형 생활주택의 경우 올들어 전체 신규 주택 인허가 물량 7만6500호 가운데 24%를 차지할 정도이다. 전체 가구 대비 1인 가구의 비중과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주거시설만 1인 가구의 영향을 받는 건 아니다. 집에서 생활하는데 필요한 가전제품과 식품도 1인 가구 소비자 기호에 맞춰 신제품 대열에 끼어들고 있다. 가전제품의 경우 싱글족을 겨냥한 소형 다기능(멀티),자가(셀프,Self)형, 스마트형으로 진화한 제품들이 속속 선보여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냉장고, 세탁기, 밥솥, 청소기 등 웬만한 생활가전용품은‘ 미니(mini)’ 사이즈로 출시돼 대형마트나 온라인쇼핑몰 등에 버젓이 한 코너를 차지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에 맞춰 이마트 등 대형마트엔 신선식품과 가공식품을 소량 포장한‘ 990원’ 상품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으며, 온라인쇼핑도 올들어 1인 가구의 소비의 증가에 힘입어 2분기(4~6월) 전자상거래 총액이 작년보다 16% 이상 신장하며 매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월‘ 부상하는 1인 가구의 4대 소비 트렌드’ 보고서를 발표했던 삼성경제연구소의 안신현 수석연구원은“ 소득과 교육 수준 향상에 따른 개인의 경제적 자립도 증대, 수명 연장 등으로 20~50대 1인 가구가 확산되면서 주력 소비자로 주목받고 있다”며“ 소형, 효율, 안정, 개성 등 1인 가구 소비 트렌드가 향후 생활 소비 및 유통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