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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산책-채근담]동요(動搖) 속의 고요·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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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산책-채근담]동요(動搖) 속의 고요·화평

동요(動搖) 속의 고요·화평




人心多從動處失眞 - <菜根譚> 後集119 / 洪自誠

사람의 마음은 무시로 동요되는 데서 그 본질을 잃게 된다.




<해설>



달은 해처럼 자력(自力)으로 완전하게 빛날 수 없다. 그리고 언제나 또 다른 이면의 어둠이 공존함으로 햇빛을 땅에서 조율한다. 땅 역시 빛과 어둠을 동시에 반영하기 때문이다. 하여 사람이 땅위에 있다는 것은 그러한 달과 땅의 현현으로서다. 바꿔 말해 통째로 빛날 수는 없을 마음과 몸의 흐름의 속성을 말없이 웅변한다는 얘기다.

그리고 동시에 땅의 빛나는 쪽은 절반을 얼마쯤 넘는 과반이니, 그에 못 미치는 그늘을 거느리는 형식이다. 그래서 몸과 마음안의 음양(달빛과 햇빛)의 화평(平常) 또한 꼭 그만한 각각의 비율을 전제한다.

그 화평이란 의미는 사람 스스로 체내에 성립하는 일종의 진용(陳容)에 있다. 전장의 장수가 적인 상대에 따라 얼마나 시의적절한 진을 펼치느냐는 승패를 넘어서 생사의 관건이 된다. 그리고 반드시 잘 살아남는 승리라야만 이후 논공행상에 참여하게 된다.

그러한 진용은 궁극적으로는 사람에게 귀속되지만 출발은 사람을 벗어난 곳에서다. 그 말은 낮엔 해가 제 스스로의 빛으로, 그리고 밤에도 해는 빛을 거두는 것이 아닌, 달을 거쳐 스스로를 투영하는 영속성을 주장하듯이 그 같은 빛의 직접 또는 우회적인 월권이 사람에게 시시때때로 작용하게 된다는 뜻이다. 그것은 마치 장수가 제 의지로 전쟁을 시작하고 안 하고에는 관여치 못하지만 일단 전장에 들면 제 역량대로의 진을 쳐 승패를 가늠하는 상황과 흡사하다.

즉 사람은 항시 둘러싼 환경(전쟁)이라는 제 의지 밖의 월권에 휘둘리는 동요 속에서도, 내외의 적정한 음양 비율을 갖출 수 있게 할 진용을 제때 얼마나 잘 펼치느냐에 따라, 그 한생의 행복이나 건강 같은 논공행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다.

/장은조 번역,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