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지하 250m 암반서 솟아나는 '왕의 물' 만끽

공유
0

지하 250m 암반서 솟아나는 '왕의 물' 만끽

[글로벌이코노믹=홍정수기자]
▲수안보온천입구./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수안보온천입구./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수안보 하면 온천이다. 전국 곳곳에 온천이며 테마 워터파크가 우후죽순 생겨나도 중․장년의 뇌리에는 ‘수안보=온천’이라는 공식이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다. 수안보온천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 해도 찬 바람 부는 이즈음이면 생각나는 곳이 아닐 수 없다.

수안보온천의 역사는 유구하다. 수안보온천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조선 문종 때 편찬한 《고려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현종 9년(1018), 상모현에 온천이 있다는 내용이 그것이다. 상모현은 수안보의 고려 시대 지명. 이후에도 수안보는 온천으로 유명했다. 《조선왕조실록》 《동국여지승람》 《여지도서》 《청구선표도》 《대동여지도》 등 많은 문헌에 거론된 수안보온천에 대한 내용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태조 이성계가 피부염을 치료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는 내용이, 충북 사료인 《청풍향교지》에는 숙종이 휴양과 요양을 위해 수안보에서 온천을 즐겼다는 내용이 있다. 수안보온천을 ‘왕의 온천’이라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노천탕을즐기는사람들./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노천탕을즐기는사람들./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수안보 지역이 온천지로 본격 개발된 것은 조선 말기 일본인에 의해서다. 1885년 노천식 온천이 생겨났으며, 1908년에는 초보적인 욕사(浴舍)가 등장했다. 근대식 대중탕은 8년 뒤인 1916년에 선보였다. 1926년에는 몰려드는 욕객을 감당할 수 없어 근대식 장비를 사용해 온천공을 뚫었는데, 이듬해 수안보를 찾은 욕객이 2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수안보 인구가 1,000명 남짓하던 시절이니 그 인기를 짐작할 만하다. 해방 이후에도 수안보온천의 인기는 꾸준했다. 이승만, 박정희, 최규하 등 역대 대통령도 수안보온천을 즐겨 찾았으며, 1970년대에는 최고의 신혼여행지로, 1980년대에는 최고의 가족 여행지로 성황을 누렸다.

수안보온천은 우리나라 최초의 자연 용출 온천이다. 시추 과정 없이 온천수가 땅을 뚫고 솟아올랐다는 말이다. 그만큼 물의 힘과 성분이 뛰어나다. 지하 250m 암반층에서 솟는 온천수는 53℃로, pH8.3의 약알칼리성을 띤다. 칼슘과 나트륨, 불소, 마그네슘 등 무기질이 풍부하고 라듐 성분이 포함되어 피부 질환이나 부인병, 위장 장애와 신경통 등에 효과가 있다. 무색․무미․무취한 온천수는 식수로 음용도 가능하다.

▲리쿼리움./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리쿼리움./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수안보온천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자체가 온천수를 관리하는 중앙 집중 방식을 고집한다. 수질 관리와 온천수 보호를 위해 충주시에서 온천수를 확보한 뒤 대중탕이나 호텔 등에 제공한다. 수안보온천지구에 자리한 대다수 호텔과 콘도, 모텔 등이 이런 식으로 온천수를 공급받는다. 대중탕은 물론 모텔 세면대에서 나오는 물도 이렇게 공급받은 온천수이고 보니 이용객은 어디서든 양질의 온천수를 즐길 수 있다. 자그마한 모텔이라도 욕조에 물만 채우면 온천탕이 되는 셈이다. 호텔급 숙소에서는 객실과 별도로 대욕탕을 운영해 보다 여유롭게 온천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수안보온천지구의 모든 숙소에서 온천수를 제공하는 건 아니다. 최근에 생긴 곳이나 다른 이유로 온천수를 제공하지 못하는 곳도 더러 있다. 온천수를 제공하지 않는 곳을 숙소로 정한 경우 대중 온천탕을 찾으면 된다. 하이스파는 (사)수안보온천관광협의회가 충주시에서 위탁받아 운영하는 온천장이다. 수돗물을 일절 섞지 않고 자연 냉각 방식을 통해 온천수의 온도를 조절하는데, 이를 위해 옥상에 거대한 냉각 수조 두 개를 마련해두었다. 수안보에는 대중 온천 외에도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워터파크식 온천, 가족과 연인을 위한 가족탕도 있어 입맛 따라 즐기면 그만이다. 물론 알싸한 겨울 공기를 맞으며 즐기는 노천탕도 빼놓을 수 없다. 각 숙박 시설의 온천수 제공 여부는 온천수 사용 허가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충주 여행에서 온천과 함께 빠지지 않는 것이 충주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 관광지 100선’에 드는 충주호를 즐기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월악나루나 충주나루에서 유람선을 타고 충주호를 둘러보는 것이다. 옥순봉과 구담봉 등 충주호가 품은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둘째, 대미산에 올라 충주호의 모습을 감상하는 방법이다. 구불구불한 충주호의 모습이 꼭 물가로 기어 나오는 악어를 닮았다고 해서 ‘악어섬’이라 불리는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대미산 등산로는 내비게이션에 ‘월악도토리묵밥’을 검색한 뒤 찾아가면 된다. 묵밥집에서 도로를 지나 전봇대 뒤로 돌아가면 등산로가 나온다.

▲충주철조여래좌상./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충주철조여래좌상./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충주 미륵대원지(사적 317호)는 수안보온천지구에서 차로 15분이면 닿을 수 있다. 고려 초에 세워진 이 절터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북쪽을 향한 구조로, 대원지에는 충주 미륵리 오층석탑(보물 95호)과 충주 미륵리 석조여래입상(보물 96호)이, 대원지 인근에는 고려 시대 제작된 삼층석탑과 불두가 있다. 수안보온천이 있는 수안보면에서 충주시 방면으로 가다 보면 만나는 충주 단호사 철조여래좌상(보물 512호)도 놓치기 아깝다.
▲충주공예전시관./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충주공예전시관./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지난 2012년 7월 개관한 충주 고구려비전시관에서는 우리나라 유일의 고구려 비석인 충주 고구려비(국보 205호)를 비롯해, 고구려에 대한 전시물을 만날 수 있다. 충주 고구려비는 고구려의 한강 이남 진출을 입증하는 결정적 유물이다. 전시관 관람은 무료,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월요일 휴관.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국보 6호)은 탄금호가 내려다보이는 중앙탑공원에 있으며, 신라 원성왕 때 국토 중앙에 조성되었다고 해서 ‘중앙탑’이라고도 불린다. 중앙탑공원에는 ‘술박물관 리쿼리움’도 있다. 지난 2005년 개관한 세계 최초 종합 술박물관 리쿼리움에는 설립자 이종기 관장이 수년에 걸쳐 수집한 술 관련 자료 5,000여 점이 전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