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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안, 그에게 반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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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안, 그에게 반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글로벌이코노믹=온라인뉴스팀] 연예인을 처음 만나 순수함에 빠져들었다면, 지나친 것일까. 그래도 좋다. 영화배우 조안(31)이라면….

조안은 9일 개봉한 김래원(32)의 뮤직 휴먼 ‘마이 리틀 히어로’(감독 김성한)에서 뮤지컬에 도전하는 다문화가정 어린이 ‘영광’(지대한)을 돕는 마음씨 착한 방송사 PD ‘성희’를 열연했다.
조안은 이 영화에서 비중이 그리 크지 않다. 그럼에도 주저하지 않고 출연했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영화가 정말 따뜻하다고 느껴져서였어요”라는 고백이다.

“같은 시기에 많은 영화가 개봉하다 보니 점점 더 자극적인 내용을 추구하게 되는 것 같아요. 어쩌면 우리 영화는 그런 것이 전혀 없어서 불리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누구도 흥행을 위해 우리 영화에 그런 요소들을 넣자고 말하지 않았어요. 그런 착한 영화에 참여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제게는 영광이네요”라고 말했다.

“물론 저도 흥행을 원하죠. 모두들 열심히, 정성껏 만든 영화니까 한 분이라도 더 많이 봐주시면 기쁠테죠. 그래도 우리 영화는 만들어진다는 것부터가 의미있는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알아주지는 않아도 마음에서 마음으로 우리의 진심이 전해진다면 관객들이 우리 영화를 외롭게 놓아두지 않으리라 믿어요. 감히 시작은 미미해도 끝은 창대하리라고 외치고 싶네요”라고 희망을 걸었다.

조안은 ‘마이 리틀 히어로’의 시사회에서 주연배우인 스리랑카·한국 다문화어린이 지대한(12)이 울었던 이야기를 꺼냈다.

“정말 좋은 감독님과 훌륭한 선후배들과 일을 했어요. 다문화 문제를 다룬다는 것이 우리 현실에서는 아직 쉽지 않은 선택이었는데 용기를 냈고 (지)대한이, (황)용연이 등 아이들을 진심으로 대해줬거든요. 대한이가 울었던 것은 그만큼 정이 들어서였죠. 늘 더 촬영하고 싶다고 했던 대한이가 시사회가 영화의 모든 과정을 마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나 봐요.”

조안은 극중에서는 물론 현실에서도 지대한을 따뜻하게 감쌌다. 부산 촬영 때는 쉬는 날 지대한, 영광의 친구로 출연한 가나·한국 다문화가정 어린이 황용연(13)과 함께 놀이공원과 아쿠아리움을 찾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촬영이 끝나고 6개월이 지난 요즘도 두 어린이와 카카오톡으로 자주 대화한다. 인터뷰 때도 두 어린이와 찍은 사진을 하나하나 보여주면서 자세히 설명할 정도다. “보세요. 용연이는 안경을 벗으면 얼마나 눈이 예쁜지 몰라요. 대한이는 늘 수줍어 하는데 머리가 좋아서 하나를 가르쳐주면 두 개, 세 개를 안답니다.” 이렇게 말하는 조안의 눈은 촉촉이 젖고 입가에는 미소가 번진다.
특히 “대한이는 같이 촬영하는 신이 많아서 자주 봤는데 용연이는 함께 나오는 신이 별로 없어서 자주 못 봤어요. 그래서 용연이한테 많이 미안했답니다”고 할 때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들이 정말 행복했고 소중했어요”라는 말이 진심이 아닐래야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조안은 저예산 영화 ‘소리굽쇠’(감독 추상록)를 촬영 중이다. 일제강점기 종군위안부 ‘귀임 할머니’(이옥희)를 중심으로 위안부 희생자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이 작품에서 할머니의 유일한 혈육이자 살아가는 희망인 손녀 ‘향옥’을 연기하고 있다. 8월15일 광복절 개봉을 목표로 조안과 지대한(44), 노영학(20), 김민상(45), 최덕문(43) 등이 공연한다. 돋보이는 것은 100% 재능기부라는 점이다. 물밑 러닝개런티도 없다.

“저만 재능기부한 것이 아니라 감독님, 배우들, 제작사 대표님까지 모두가 아무런 이익을 취하지 않고 잘되든, 안되든 전액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기부하는 영화에요. 마침 제가 영화를 홍보하다 보니 저만 부각되는 것 같아 죄송스럽습니다.”

‘마이 리틀 히어로’를 저리가라 할 정도로 힘든 선택이었을 듯하다. “영화의 취지가 매우 좋았어요. 우리 후손들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물론 지금은 경남 밀양에서 찍고 있는데 정말 적은 예산을 갖고 이제 중국에 로케이션을 가야 한답니다. 살짝 겁도 나죠. 예산 없이 타국에 가면 얼마나 고생할는지 잘 알거든요. 그래도 저희 배우들은 낫죠. 스태프들은 정말 최소인원만 갈텐데 그 장비들을 다 어떻게 할지….”

위안부 영화 출연이 앞으로 해외 진출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 같은 우려는 없는 것일까. “전혀요. 밀양에 위안부 할머니들이 사는 마을이 있는데 그곳에 일본인들이 많이 오더군요. 할머니들을 뵙고 울기도 하고, 사죄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일본에서 잘못된 생각과 행동을 하는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분들이 더 많다는 생각이 들어 기뻤어요. 오히려 해외로 나가 그런 문제를 제대로 알리는데 보탬이 되고 싶네요.”

짧은 만남이었지만 그와 2009년 휴먼드라마 ‘킹콩을 들다’를 작업한 박건용(36) 감독이 입버릇처럼 반복하던 “조안은 정말 착하고 순수한 친구”라는 말이 허언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더불어 거창하게 말만 앞세우는 허울좋은 소셜테이너가 아닌 묵묵히 행동으로 사람을 감동시키는 진실한 소셜테이너가 있다는 사실에 다행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