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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숲과 어우러진 낙동강변 ‘마음속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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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숲과 어우러진 낙동강변 ‘마음속 고향’

안동 저우리전통테마마을

[글로벌이코노믹=홍정수기자]
▲안동도산서원전경./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안동도산서원전경./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임하댐과 안동댐, 낙동강 상류가 지나는 안동시는 물의 도시다. 안동을 여행하면서 그림처럼 강변에 올라앉은 정자를 자주 만나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강변의 정자와 어우러진 소나무도 쉽게 볼 수 있다. 선조들이 비보림과 방풍림, 풍치림으로 강변에 소나무를 심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솔숲은 겸암 류운룡이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소나무 1만 그루를 심었다는 안동 하회마을 만송정 숲(천연기념물 473호)이다. 이 숲은 지금껏 하회마을을 찾은 사람들의 쉼터이자 보호림이 되고 있다.

강을 따라 심은 소나무는 만송정에서 그치지 않고 하회마을 건너편 저우리(광덕1리)로 이어진다. 마을 어른들은 예전에는 솔숲이 화천을 따라 저우리까지 이어져서 마을을 둘러쌌다고 한다. 부용대와 화천서원, 옥연정사, 겸암정사, 상봉정 등을 돌아보면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풍경이다. 지금은 도로와 다리, 농경지, 하천제방 등이 만들어지면서 솔숲이 섬처럼 남았다.
▲저우리전통테마마을-상봉정에서바라본하회마을./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저우리전통테마마을-상봉정에서바라본하회마을./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저우리는 겸암 류운룡과 서애 류성룡의 오촌인 파산 류중엄의 후손이 모여 살던 곳이다. 지금도 그의 후손과 이주해온 사람들이 살고 있다. 마을 이름에는 낙동강 퇴적물이 쌓여 만들어진 너른 땅에 내리는 비가 저울에 단 것처럼 알맞아야 홍수나 가뭄 피해를 당하지 않고 농사지을 수 있다는 뜻이 담겼다고 한다. 마을이 저울처럼 생겼다 하여 저우리라 부르기도 했다고. 마을의 행정 명칭이 광덕리로 바뀐 것은 일제강점기다. 마을 사람들이 전통테마마을에 저우리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까닭이다.

저우리전통테마마을에서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첫 번째 체험 장소는 마을 솔숲 앞에 자리한 저우리미술체험관이다. 이곳에서는 앙증맞은 고무신에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는 고무신 페인팅, 유약을 바르지 않은 접시에 그림을 그리는 세라믹 페인팅, 부채에 전통 문양을 그리는 민화 체험, 미술관 관람 등을 할 수 있다.

▲저우리전통테마마을-미술체험관고무신에그림을그리는아이들./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저우리전통테마마을-미술체험관고무신에그림을그리는아이들./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아이들 손바닥보다 작은 고무신에 그림을 그리는 고무신 페인팅은 체험자가 좋아하는 색깔을 만드는 데서 시작한다. 팔레트에 물감을 섞어 원하는 색을 만들면 고무신 바닥 가운데를 손가락으로 눌러 고정한 뒤, 신발 전체에 골고루 바탕색을 칠한다. 바탕색이 마르는 동안은 고무신에 그릴 문양을 생각하는 시간이다. 잘 마른 고무신에 화룡점정이 될 문양을 그리면 세상에 하나뿐인 고무신이 만들어진다. 완성된 고무신에 알록달록한 깔창을 까는 것으로 체험이 끝난다. 세라믹 페인팅도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 완성된 도자기는 가마에 구워서 집으로 보내준다. 여름철에는 부채에 민화를 그리는 체험이 인기다.

두 번째는 저우리의 넓은 농토에서 생산하는 다양한 농산물을 직접 수확하는 체험이다. 2월에 딸기부터 토마토, 참외, 복숭아, 배, 마 등 다양한 농산물이 가을까지 생산된다.

세 번째는 선비 정신을 배울 수 있는 사군자 체험이다.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 그림을 그리는 사군자 체험은 화천서원으로 가는 길에 자리한 사군자체험관에서 진행한다. 이곳에서는 주로 난초를 그린다. 먹물 묻힌 붓으로 한지에 난초를 그리기는 쉽지 않다. 선 하나로 많은 것을 표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군자체험관에서는 누구나 문제없이 그릴 수 있다. 마을에서 개발한 디지털 프로그램 덕분이다. 컴퓨터와 연결된 그림판에 한지를 얹고 기다리면 컴퓨터가 어디서부터 어떻게 그려야 하는지 보여준다. 설명과 함께 밑그림도 나타나 그대로 따라 그리면 된다. 처음 사군자를 그리는 사람이라도 수준급 작품을 얻을 수 있다. 사군자체험장 옆에는 야생화체험장과 국궁체험장도 있다. 전통 복장으로 갈아입고 활을 쏴보자.

저우리전통테마마을은 도보 여행자에게 좋은 곳이다. 유교문화길 3코스 ‘구담습지길’이 마을을 지나기 때문이다. 총 10.6km를 걷는 데 약 3시간 30분이 걸린다. 겨울철에는 3코스 전체보다 저우리전통테마마을 안쪽 구간만 걸어보기를 권한다. 저우리미술체험관에 차를 세우고 파산정부터 광덕교, 화천서원, 부용대, 겸암정사, 사군자체험관, 저우리미술체험관까지 돌아보는 구간이다. 안동 시내에서 부산까지 이어지는 낙동강자전거길도 저우리전통테마마을의 광덕교~구담교 구간을 지나, 자전거 여행객이 반길 만하다. 저우리전통테마마을의 체험과 더불어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여행길이다.
저우리전통테마마을의 모든 체험은 예약제로 운영된다. 마을에서 숙박할 예정이라면 민박도 가능하다. 체험하는 동안 식사는 마을 주민들이 준비해준다. 예약은 필수다.

▲안동학가산온천./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안동학가산온천./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저우리전통테마마을에서 나와 안동 시가지로 가는 길에 안동학가산온천이 있다. 추위에 얼어붙은 몸을 녹여줄 공간이다. 온천 입구에 느티나무 고목과 작은 건물이 자리한 언덕이 있다. 조선 세조 때 관원과 선비들이 쉬어가던 두솔원이 있던 자리로, 지금은 미륵당이 되었다.

안동은 시장이 발달한 도시다. 도심에도 전통시장이 남아 있다. 그중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곳은 구시장이다. 안동찜닭골목과 떡볶이골목, 보리밥상가, 안동한우 등 먹거리도 풍부하다.

▲안동법흥사지칠층전탑./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안동법흥사지칠층전탑./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안동 법흥사지 칠층전탑은 국보 16호다. 흙으로 만든 벽돌을 쌓아 올린 탑 옆에 철로와 민가가 있어 마치 골목길에 탑이 서 있는 듯하다. 역사의 질곡을 볼 수 있는 안타까운 공간이다.

안동 도산서원(사적 170호)은 퇴계 이황의 흔적이 담긴 공간이다. 퇴계가 유생을 교육하며 머무르던 도산서당, 퇴계의 추모 공간 상덕사(보물 211호), 서원으로 쓰이던 전교당(보물 210호) 등 살펴봐야 할 건축물도 많다. 퇴계의 사상과 삶을 볼 수 있는 옥진각도 반드시 둘러봐야 할 공간이다. 도산서원 앞 안동댐에는 그림처럼 자리한 시사단(경북유형문화재 33호)이 있다. 원래 도산서원 앞 강변 솔숲에 있었으나 수몰되면서 땅을 높여 옮겨놓았다.

경상북도산림과학박물관은 자연과 산림을 테마로 한 전문 박물관이다. 이곳에서 나무의 다양한 역할과 사용처, 동식물의 표본, 광물의 다양성과 활용성, 경북 산촌의 생활상 등을 배울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학습 여행지로도 제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