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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에 떡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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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에 떡을 말하다

[한국문화 재발견] 문헌에 나타난 떡의 종류

[글로벌이코노믹=김영조 기자]

오늘은 우리 겨레의 가장 큰 명절 한가위다. 우리 겨레는 설이나 한가위 같은 명절은 물론이고 혼인이나 아기의 돌잔치 때에도 떡을 해먹었다. 그런가하면 제사 때도 떡이 쓰였으니 떡과의 인연이 참으로 깊다. 그래서 그런지 유난히 떡과 관련한 속담이 많다.
귀신도 떡 하나로 쫓는다.
귀신 떡 먹듯 한다.
귀신에게 비는 데는 시루떡이 제일이다.
아닌 밤중에 웬 찰시루떡이냐?
귀신은 떡으로 사귀고 사람은 정으로 사귄다.
떡 본 귀신이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
떡 없는 제사에 절만 한다.
떡이 있어야 굿도 한다.
제사떡도 커야 귀신이 좋아한다.
떡시루 김이 오르기 전에 남이 들어서면 떡이 선다.
떡 찌다가 뒷간에 갔다 오면 부정탄다.
▲ 안동소주박물관 전시실에 전시된 보기도 예쁜 떡들

이처럼 제사나 잔치 등 크고 작은 애경사에는 떡이 빠지지 않았다. 오죽하면 귀신에게 공양하는 떡도 커야 한다는 말이 나왔을까 싶다. 떡은 “곡식가루를 찌거나 삶아 익힌 음식”을 말하는 것으로 조선시대 문헌에 오른 떡의 종류를 보면 다음과 같다.

① 시루떡(증병) : 곡식 가루를 시루에서 익힌 떡으로 시루의 등장과 함께 있어온 떡이다. 시루떡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은 백설기로 ≪성호사설≫에 보면 “지금도 설기를 숭상한다. 가례에 쓰는 자고(餈糕)가 이것이다. 또, 멥쌀가루에 습기를 준 다음 시루에 넣어 떡이 되도록 오래 익힌다. 이것을 백설기라 한다.”고 하였다.

시루떡에는 콩시루떡, 무시루떡, 잡과병(雜果餠, 밤·대추·곶감을 섞어 만든 떡), 도행병(桃杏餠 : 쌀가루에 살구향기를 가미하여 만든 떡), 밤설기떡, 도병(桃餠, 복숭아향기를 섞은 떡), 당귀병(當歸餠, 당귀가루를 섞은 떡), 상자병(橡子餠, 도토리가루를 섞은 떡), 산삼병(山蔘餠, 삼을 섞은 시루떡), 쑥시루떡, 후병(厚餠 : 두툼한 고사떡) 등이 있었다.

② 친떡(도병) : 곡식가루를 그대로 또는 익힌 다음, 안반이나 절구에서 매우 쳐서 만든 떡으로 인절미가 대표적이다. 인절미 외에 잡과찰편, 석이찰편, 혼돈병, 송고유밀병(松膏油蜜餠)이 있었고, 또 멥쌀로 만든 떡인 흰떡과 절편, 차륜병(車輪餠, 수레바퀴모양의 절편), 설병, 송피병 등도 있었다. ≪음식디미방≫에서는 “인절미 속에 엿을 한 치 만큼 꽂아 넣어두고 약한 불로 엿이 녹게 구어 아침이면 먹는다.”고 하여서 인절미가 늘 먹는 떡이었음을 알 수 있다.

③ 유전병(油煎餠) : 곡식 가루를 반죽하여 기름에 지진 떡으로, 계절에 따라서 진달래꽃, 배꽃, 국화꽃 따위를 전병 위에 붙여 지진다. 이것을 화전(花煎)이라 한다. 지진떡에는 두견화전, 국화전, 진감전, 토지병(土芝餠), 주악 등이 있었다.

④ 단자(團子) : 찹쌀가루로 만든 떡에 소를 넣고 고물을 묻힌 떡이다 고물의 종류에는 콩고물, 계핏가루, 거피팥고물, 거피녹두고물, 흑임자, 깨·잣가루, 싱검초가루 같이 다양하였다.

⑤ 그밖에 빈자떡, 상화병 등도 있다.

≪동국세시기≫에는 송편, 시루떡, 인절미, 밤단자를 시절 음식으로 꼽았는데, 송편은 대표적인 한가위 음식이다. 송편에 꿀송편, 밤송편, 깨송편, 콩송편, 대추송편 등이 있으며, 이때 솔잎을 깔아 맛뿐이 아니라 향과 시각적인 멋도 즐겼다. 솔잎에는 살균물질인 피톤치드(phytoncide)가 다른 식물보다 10배 정도 많이 포함되어 있어 유해성분의 섭취를 막아줄 뿐만 아니라 위장병, 고혈압, 중풍, 신경통, 천식 등에 좋다고 한다.

경상도 지방에서는 모시잎을 삶아 넣어 빛깔을 낸 모시잎 송편, 강원도 지방에서 감자송편이 있으며, 쑥송편, 치자송편, 호박송편, 사과송편 등도 별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