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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어닝쇼크가 주식시장을 때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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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어닝쇼크가 주식시장을 때릴까?

IM부문 대체할 수익성 필요

[글로벌이코노믹=이성규기자]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실적이 일회성 비용에 의한 어닝쇼크로 나타났다. 일시적 실적부진이라 볼 수 있지만 일부 증권전문가들은 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주가 성장의 원동력은 단순 실적이 아닌 성장률에 있기 때문이다.

7일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8.3조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일회성 비용은 약 8천억 원 정도로 연구개발비(R&D비용)을 포함하면 약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포함한다 하더라도 영업이익은 약 9.3조원으로 증권사 컨센서스 대비 약 4천억 원 적은 수준이다.
송준호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단순 매출액, 영업이익 등의 수치가 문제가 아니다”며 “그 동안 삼성전자의 실적과 주가를 상승 견인한 IM부문(IT, 모바일)의 수익성 악화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지배하게 된 시기는 2011년부터다. 2011년의 연결이익기준 매출액은 전년대비 6.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동기간 5.8% 감소했다. 당시 매출액이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이 줄어든 이유는 글로벌 마케팅 및 R&D 비용의 증가가 원인이었다.

하지만 2012년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21.8%, 85.7%로 크게 증가했다. 글로벌 마케팅 효과로 인한 매출확대와 함께 BEP(손익분기점)을 큰 폭으로 뛰어넘은 결과 영업이익이 매출액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난 결과다.

당시의 주가 움직임을 보면 2011년 3분기 당시 삼성전자의 주가는 70만원 중반에서 반등하기 시작해 2012년말 주가는 150만원을 넘어서는 모습을 보이는 등 영업이익 증가 대비 주가가 과잉 상향했다.

금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실적을 보면 2013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13.6%, 26.6% 늘어났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늘어나 외형성장을 이루었지만 주가는 130만 원대에 머물고 있어 2012년에 기록한 주가보다 낮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된 것은 사실이다”며 “앞으로 태블릿 PC 및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와 장기적 관점에서 의료기기, 바이오사업 등에서의 가시적 성과를 이룰 계획”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미국, 유럽 등의 선진국 시장에서 스마트폰보다 태블릿 PC의 수요가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이은 태블릿PC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늘린다면 지속적인 외형 성장이 가능하다. 특히 영화, 드라마, 게임 등의 디지털 컨텐츠와 함께 전자교과서 등의 수요도 늘고 있어 충분히 가능한 시장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삼성전자의 향후 주가 방향은 스마트폰이 아닌 태블릿 PC 그리고 더 나아가 바이오, 헬스케어 사업에 달렸다. 이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줄 곧 ‘위기의식’ 발언을 하며 임직원들에게 당부한 것이다.

한 증권사 고위관계자는 “삼성전자의 5대 신수종 사업을 보면 아직까지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 없다”며 “신성장 동력이 언제 가동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실적은 등락을 보일 수 있겠지만 문제는 주가다.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원인은 성장률인데 단기적으로 삼성전자 규모를 지탱할만한 성장률은 보이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어떤 기업의 자본이 주당 1만원이라면 이 기업이 10% 성장하기 위해서는 1천원의 돈을 벌어야 한다. 하지만 2만원의 가치를 지니고 여기서 10%의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2천원을 벌어야 한다. 즉, 2만원의 가치를 지닌 기업이 1천원을 버는 것은 주당 1만원의 기업과 똑같은 1천원을 벌었지만 5%의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이는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 그만큼 성장하기가 더 힘들다는 것이며 이는 주가를 부진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전일 시가총액 기준 192조원에 달할 정도의 큰 기업이며 최근 3년 평균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성장률은 복리기준 각각 14.1%, 30.8% 이다. 큰 규모의 기업의 가파른 성장을 달려온만큼 쉬어가는 시기가 되었다는 것이 증권사들의 중론이다.

한편 금일 장 개장 이후, 삼성전자에 대해 외국인투자자들은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기관투자자들은 순매도를 기록하는 상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