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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자연재해 늘수록 경쟁력 더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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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자연재해 늘수록 경쟁력 더 강화

[포춘 500] 글로벌(8) 알리안츠(Allianz)

[글로벌이코노믹=윤선희 기자] 독일의 글로벌 보험회사인 Allianz(이하 알리안츠)는 1891년 2월 5일 독일의 베를린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Munich 재보험사의 경영진들이 모여서 조그만 보험회사를 설립한 것이다. 처음에는 규모가 작았던 관계로 주로 해양관련 분야와 사고관련분야만 취급했다. 범위도 독일 내로 한정했다. 그러나 사업이 잘 되어 1893년 영국 런던에 알리안츠 최초의 국제 지점을 개설했다. 이 때부터 알리안츠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사고보험까지 시작하게 된다. 영국뿐만 아니라 자국의 고객들이 해외 사고까지 취급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기 때문이다. 알리안츠는 고객들의 요구대로 해외 사고를 취급하기 시작했고 보험 영역도 확장했다.

여전히 주로 해양 운송 사고에 집중하고 있었지만 수익 성장률이 좋아서 이때부터 꽤 이름을 날리기 시작한다. 여세를 몰아 1895년 베를린 증권 거래소에 최초로 상장하게 된다. 도이치뱅크가 IPO를 준비했었다. 이 당시 일반주들의 액면가는 보통 250마르크였는데 1895년 12월 12일 첫 거래 종가는 750마르크로 끝이 났다. 세계 1차 대전이 벌어지면서 알리안츠는 사업이 급격하게 확장되기 시작한다. 미국을 시작으로 네덜란드, 스칸디나비아, 이탈리아, 벨기에, 프랑스, 발칸 등으로 해외 지점들이 뻗어나가기 시작한다.
그러나 1906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회사에 시련이 닥쳐온다. 이 지진으로 3000명이 목숨을 잃었고 25만명이 집을 잃었다. 1차 세계 대전의 패전으로 거의 파산 직전까지 갔었고 2차 세계 대전으로 잠시 회복되는 듯 했으나 다시 2차 세계 대전의 패전으로 영업이 잠시 정지되기도 했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다시 영업을 시작하게 되었고 현재는 세계 정상급 금융, 보험회사가 됐다. 알리안츠의 주요 개요는 표 1과 같다.

표 1. 알리안츠의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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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인 투자와 안정을 통해 월등한 성과 내


알리안츠의 경영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BP사업부문의 특징, 매출과 영업이익, 경쟁력 등을 분석했다.

첫째, 알리안츠의 주요 사업과 수입원은 보험과 자산 관리다. 독일 보험 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알리안츠는 폭넓은 범위의 손해보험, 생명보험, 건강보험 상품들을 취급하고 있다. 거의 전 영역에 걸친 보험상품을 판매해 다른 회사들이 경쟁하기 힘들다. 알리안츠는 독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걸쳐 보험 사업을 하고 있는데 탄탄한 자회사들을 여러 개 가지고 있다. 해외의 보험 영업은 이 자회사들을 통해 이루어진다. 자산관리도 알리안츠에게 대단히 중요한 수입원 중 하나다. 2013년 12월 31일 기준 1조 7700억 유로(약 2448조 8000억원)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이 분야의 사업도 꽤 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012년 1월 1일 기준 2개의 별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표 2. 알리안츠의 주요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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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알리안츠는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초우량 기업이다. 2011년 1035억 6000만 유로(143조 1300억원)을 기록했던 매출이 2012년에는 1063억 8300만 유로(약 147조 372억원), 2013년에는 1107억 7300만 유로(약 153조 1000억원)로 성장했다. 금융업에 유리한 환경이 아닌 상황에서 이룬 성과라서 더 의미가 크다. 영업이익도 마찬가지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11년에 77억 6400만 유로(약 10조 7300억원), 2012년에는 93억 3700만 유로(약 12조 9000억원), 2013년에는 100억 6600만 유로(13조 9100억원)으로 성장했다. 순이익은 2011년에 28억 5300만유로(약 3조 9400억원)였던 것이 2012년 55억 5800만 유로(약 7조 680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으며 2013년 역시 63억 4400만 유로(약 8조 7600억원)으로 적지 않게 증가했다.

알리안츠의 실적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매출 부분이 두드러진다. 지속적인 저금리 환경때문에 영업을 하기가 쉽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성장했다. 매출이 약 4.1% 성장했으나 해외 기준으로는(보통 다른 나라들에서는 화폐가치 변화를 포함시켜서 계산한다.) 4.7%성장 한 것이다. 매출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보험업이 크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생명보험 건강보험 사업이 크게 성장해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특히 손해보험이 큰 역할을 했다. 독일에서 발생한 홍수와 폭풍으로 인해 손해가 컸으나 이익도 크게 늘어 전년과 비교했을 때 크게 차이가 없었다. 총 466억 유로의 보험료를 벌었는데 전년도보다 0.7% 감소했다. 국제기준으로는 0.3% 감소했다. 여기에는 미국 곡물 사업에서의 손실도 포함되어 있다. 이 부분을 제외하면 2.5% 성장한 것이다. 세계적으로 독일과 남미, 터키 등에서의 사업성과도 나쁘지 않다. 생명∙건강보험은 9.1% 성장했으며 자산관리 사업도 8.5%나 증가했다. 손해보험의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4.2% 상승했다. 영업 손실률을 크게 줄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반대로 생명∙건강 보험의 영업 이익은 소폭 하락했다. 자산관리 사업의 영업이익은 매출은 증가하고 구조조정 비용이 감소해 국제 기준으로 10.1%까지 증가했다.

셋째, 알리안츠의 경쟁력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손해보험, 생명/건강보험, 자산관리 등 주요 사업분야의 운영성과를 평가해야 한다. 2013년의 금융시장을 살펴보면 왜 유럽에서 금융업이 어려운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2013년 초부터 지금까지 선진국의 저금리 정책이 이어지고 있다. 추가적인 금리인상은 거의 없었고 약간의 인상이 있는 곳도 있었지만 대부분 저금리 정책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이자로 살아가는 금융업은 영업을 하기 어려워진다. 대부분의 금융기관들이 본래 사업보다 공격적인 투자활동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선진국이 저금리 정책을 취하고 있는 이유는 경제성장이 둔화되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성장 둔화로 인한 저금리 정책 실행 기간은 금융업계에는 이중고가 된다는 것이다. 돈을 빌려 주고 싶어도 리스크와 저성장 때문에 빌려줄 곳이 마땅치 않을뿐만 아니라 저금리로 큰 돈을 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많은 자산을 바탕으로 오래 버티거나 공격적인 투자를 해서 살아 남는 수 밖에 없다. 큰 리스크를 감당할 여력이 없는 금융회사는 문을 닫게 된다.

특히 보험회사들은 이러한 때에 큰 자연재해라도 만나면 도산할 수도 있다. 보통 금융업계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유지만 해도 대단히 잘 한 것이고 손해가 적으면 기업 운영을 잘 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그런데 알리안츠는 이런 상황에서도 이익을 내고 있다. 대단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자금 부분에서 특히 튼튼한데, 자산규모가 거의 1000조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2013년 S&P 신용평가에서 AA등급을 받았다. 지난 몇 년간의 유럽시장이 불황이었지만, 알리안츠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전쟁과 자연재해가 늘어날수록 오히려 경쟁력은 더 강화


알리안츠는 대규모 자산과 자산운영 능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금융기업으로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무리 시장환경이 어렵다고 해도 사업확장을 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쳐진다고 판단해 확장에도 주력하고 있다. 대부분의 선진국이 성장세가 줄어들고 있는데 반해 이머징 마켓들은 2013년에도 성장률이 나쁘지 않았다. 알리안츠는 이머징 마켓에 자회사들을 설립하고 시장확장을 꾀하고 있는데 이들 시장에서 실적이 좋다. 자회사들도 운영 능력이나 자산 규모가 좋고 인수합병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어서 회사 수입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세계 곳곳에서 전쟁과 자연재해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대규모 지진이나 해일, 태풍 등으로 인한 큰 피해는 없기 때문에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올해도 알리안츠는 매출과 순이익 상승을 기대해 볼 만 하다. 또한 전쟁이나 자연재해가 더 많이 발생할수록 보험가입이 증가하기 때문에 알리안츠의 내년 전망은 한층 더 밝다고 볼 수 있다. 금융기관의 핵심 경쟁력은 리스크를 판단하는 것인데, 알리안츠는 오랜 역사와 다양한 위험을 경험했기 때문에 리스크판단과 관리에 대한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어 영업환경이 어려워질수록 더욱 경쟁력이 강화된다. 글로벌 비즈니스환경이 급변하고 예측 불가능할수록 다른 보험회사에 비해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