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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 듯 다른’ STX 강덕수와 동양 현재현, 두 신화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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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 듯 다른’ STX 강덕수와 동양 현재현, 두 신화의 몰락

▲강덕수전STX회장
▲강덕수전STX회장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었다?! 나이도 화려한 경력도 닮은 ‘샐러리맨 신화’ 강덕수(64) 전 STX 회장과 ‘사위 신화’ 현재현(65) 전 동양 회장이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 추락의 길을 걷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강덕수(63) 전 STX회장이 30일 1심법원으로부터 징역 6년형을 선고받았다. 이는 그와 ‘샐러리맨 신화’의 몰락을 의미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재계 13위 대그룹을 이끌던 강 전 회장이다.
강 전 회장은 1973년 옛 쌍용양회에서 평범한 샐러리맨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인생은 50대라는 나이에 반전됐다. 그가 50대의 나이에 STX를 창업하며 ‘샐러리맨 신화’를 쓴 주인공이 된 것.

사실 그의 ‘샐러리맨 신화’는 운도 다소 따랐다.

지난 2000년 외환위기 당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던 쌍용그룹이 와해수순을 밟는 과정에서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던 것. 그는 당시 기회를 놓치지 않고 모든 재산을 털어 지난 2001년 쌍용중공업을 사들였다. 이를 기반으로 그는 2001년 대동조선(STX조선해양), 2002년 산단에너지(STX에너지) 등을 인수한 후 사명을 바꿔 단 STX의 회장에 올랐다.

이러한 강 전 회장의 공격경영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M&A 시장에서 덩치를 키운 그는 지난 2007년 아커야즈(STX유럽) 등을 잇따라 사들이며 STX그룹을 재계 13위의 대그룹 반열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그의 ‘샐러리맨 신화’는 2008년 전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그가 땀으로 일군 STX그룹이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의 후폭풍을 이겨내지 못하고 흔들린 것. 이에 그는 STX에너지 등의 계열사를 다시 시장에 토해내고 말았다.

이에 따라 강 전 회장도 지난 7월 STX팬오션 대표직에 이어 9월 STX조선해양, 11월 STX중공업의 대표 자리에서도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재계 13위 대그룹 회장님’의 위상은 한순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현재 그에게 따라 붙는 명함이라고 해봐야 STX엔진 이사회 의장과 STX장학재단 이사장직이 고작이다.
▲현재현전동양그룹회장
▲현재현전동양그룹회장
또한 ‘사위 신화’ 현재현 전 동양회장의 신세도 강 회장만큼이나 위태롭기는 마찬가지.

이와 관련 법원은 지난 17일 1조3000억원 규모의 사기성 기업어음(CP) 및 회사채를 발행해 부도처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현 전 회장에게 ‘징역 1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계에서도 가장 성공한 ‘재벌 사위’라던 현 회장의 ‘사위 신화’가 나락에 떨어진 것이다.

현 전 회장은 평범한 셀러리맨 출신인 강 회장과 달리 명망가 아들로, 서울대와 검사를 지낸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이후 그는 지난 1977년 당시 유명 재벌가였던 동양가에 들어가 기업인으로써도 출세가도를 달렸다.

특히 그는 지난 1985년 장인인 고 이양구 동양 창업주가 사망하자 그룹을 이끌면서 한때 동양그룹을 재계 10위권에 올려놓기도 했다.

그러나 현 전 회장의 ‘사위 신화’는 지난해 가을까지였다. 한때 재계 10위권까지 올랐던 동양그룹은 자금난에 다른 경영난에 허덕이다 지난해 (주)동양,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동양시멘트, 동양네트웍스 등 주력 계열사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사실상 와해되고 말았다. 현 전 회장과 동양그룹의 추락은 추풍낙엽이 따로 없었다.

이에 따라 현 전 회장의 ‘사위 신화’도 현재 ‘엔딩’ 수순을 밟고 있다.

이처럼 강덕수 전 STX 회장과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의 ‘닮은 듯 다른’ 두 가지 신화는 공교롭게도 10월에 동반 몰락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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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