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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SK하이닉스 사고가 세월호를 연상케 하는 '진짜' 인재(人災)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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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SK하이닉스 사고가 세월호를 연상케 하는 '진짜' 인재(人災)인 이유

[글로벌이코노믹 박종준 기자] SK하이닉스가 1년 새 3차례나 사고를 반복하면서 안전불감증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지난해 6월부터 국제 표준 인증기관인 BSI(영국표준협회)로부터 ‘사업연속성경영시스템–ISO22301’ 인증을 받기 위해 회사 자체적으로 TF팀까지 구성해가며 애쓴 결과 올해 목적을 달성했지만, 정작 사고 딜레마에서는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SK하이닉스 경기도 이천 공장 신축 현장에서 지난 30일 질식사고가 발생, 작업자 3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당했다. 이는 지난해 7월과 올해 3월에 이어 세 번째다.

이날 사고는 SK하이닉스 내 신축공장(M14) 옥상에 설치된 배기덕트에서 내부를 점검하던 SK하이닉스 협력업체 직원 서모(42)씨 등 3명이 질소가스에 질식하면서 일어났다. 결국 서씨를 비롯한 이모(43)씨와 강모(54)씨 등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안타깝게도 이들 모두 숨졌다. 대형 인명사고다.

문제는 이번 사고 과정의 안전불감증이다. 서씨 등은 이때 안전모 등은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마스크나 방독면 같은 호흡기 안전장구는 착용하지 않고서 배기덕트 안에 들어간 것. 이는 '안전불감증'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안전불감증' 문제는 지난해 세월호 사고 이후에 무수하게 지적돼온 우리 사회의 병폐이고, 현재까지 우리 사회 전체가 뜯어고치자고 외쳤던 것들이다. 안전불감증을 타파하지 못하면 우리의 '안전한 사회, 안전한 나라'라는 구호는 요원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번 사고 과정에서 기본적인 안전수칙 등 안전관리시스템이 작동했느냐를 규명해야 한다. 이는 경찰 및 소방당국 등이 앞으로 사고원인 등을 철저히 규명해야 할 이유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지난 2월 초, 국제 표준 인증기관인 BSI(영국표준협회)로부터 ‘사업연속성경영시스템–ISO22301’ 인증을 획득했다던 기업인 터라 이번 사고는 더 어이없다.
ISO22301란 ISO(국제표준화기구)에 의해 2012년 5월 발효된 사업연속성관리에 대한 국제 표준으로, 회사가 기습적 재해나 사고로 인해 기업 활동에 제약이 발생한 경우 최단 기간 내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지 평가하는 잣대다.

심지어 SK하이닉스는 인증 획득을 위해 지난해 6월부터 TF 조직을 구성해 위기관리시스템 구축 활동에 들어갔던 터다. 또한 박성욱 CEO와 주요 경영진들이 참여한 모의 훈련을 펼치며 실효성 검증까지 완료한 바 있다.

BSI에 실사에서도 SK하이닉스는 ISO22301 요구사항에 부합하는 심사 기준을 통과, 이천 및 청주캠퍼스를 대상으로 인증획득하기까지 했다. 이는 SK하이닉스가 이번 사고 책임에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또한 하이닉스가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2% 늘어난 1조5885억원을 기록해 분기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며 승승장구하는 모습이지만, 정작 '안전'은 담보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종준 기자 dreamt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