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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의 포춘500 기업열전] GM(상), 국민기업으로 추앙 "GM에 좋은 것은 미국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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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의 포춘500 기업열전] GM(상), 국민기업으로 추앙 "GM에 좋은 것은 미국에도 좋다"

GM의 미국 디트로이트 본사 사옥.
GM의 미국 디트로이트 본사 사옥.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 김대호 소장] “GM에 좋은 것은 미국에도 좋다.”

GM이 어떤 기업인가를 단적으로 대변해주는 말이다.
GM이 곧 미국이고 미국이 곧 GM이라는 의미다.

특정기업을 국가와 동격으로 예우해주는 이 같은 파격은 시대의 고금과 양의 동서를 막론하고 어느 시대, 어느 곳에도 일찍이 전례가 없는 일이다.

GM은 그만큼 특별한 기업이다.

적어도 미국에서는그렇다.

이 말을 공개석상에서 처음 입에 올린 인물은 찰스 윌슨(Charles E. Wilson)이다.

1952년 초 아이젠하워 당시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그를 국방장관 후보로 간택했다.
상원 인준청문회에 나선 윌슨에게 한 의원이 질문을 날렸다.

“GM 출신으로 한평생 GM의 이익만을 추구해온 GM 맨으로 미국의 이익에는 부합하지만 GM의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과연 내릴 수 있겠는가”라는 내용의 까다로운 물음이었다.

말이 질문이지 기실은 비수와도 같은 공격이었다.

기업인을 한낱 장사꾼으로 치부하면서 그런 인물을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는 국방장관의 자리에 앉힐 수 없다는 여론을 일으켜보려는 고도로 계산된 정치노림수였다.

윌슨의 답변이 가관이었다.
GM의 메리 바바 회장. GM은 한국에 있는 아시아 핵심 생산기지를 돌연 인도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GM의 메리 바바 회장. GM은 한국에 있는 아시아 핵심 생산기지를 돌연 인도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GM에 좋은 것은 미국에 좋고 미국에 좋은 것은 GM에도 좋다”라고 맞받아쳤다.

GM과 미국의 이익이 하나인 만큼 그것이 서로 다르다는 전제로 한 의원의 질의는 기본가정부터 잘못되었다며 역공을 취한 형국이 됐다.

설전은 유야무야 끝났지만 지켜보던 언론들이 그 발언을 대서특필했다.

앞뒤 사정은 거두절미하고 “GM에 좋은 것은 미국에도 좋은 것”이라는 말만 살아남아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GM은 국가와 동격이 됐다.

우연한 정치설전에서 나온 말이 정설처럼 경영명언으로 승화되게 된 데에는 GM의 실력도 한 몫을 했다.

만약 GM이 평범한 기업이었더라면 청문회에서 어떤 말이 나와도 이내 묻혀버렸을 것이다.

당시 GM은 실력 면에서도 명실상부하게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이었다.

GM 없는 미국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미국에서 팔리는 자동차의 절반 이상이 ‘메이드인GM’이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도 GM이 좌지우지했다.

GM은 미국을 넘어 그야말로 세계를 움직이는 슈퍼파워였다. /중편에 계속

미국 최대의 자동차 기업인 GM이 아시아 핵심 생산기지를 지금의 한국에서 인도로 옮기겠다고 선언해 주목을 받고 있다. GM의 경영 지표.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최대의 자동차 기업인 GM이 아시아 핵심 생산기지를 지금의 한국에서 인도로 옮기겠다고 선언해 주목을 받고 있다. GM의 경영 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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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로고.
GM 로고.


김대호 연구소 소장/ 경제학 박사 tiger82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