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사진) 현대그룹 회장의 '뚝심 경영' 상징인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상선이 올해 1분기 호실적을 내며 양날개를 펼 조짐이다.
16일 금융가독원 전자공시스스템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1분기 매출 3029억원, 영업이익 289억원을 달성했다고 15일 공시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2014년 동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8.6%, 영업이익은 55.4% 상승한 수치다. 앞서 지난해 매출은 2788억원, 영업이익 186억원이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배구조 상 그룹 내 핵심 회사는 물론 효자로서의 위상을 한층 더 높이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최고속도 엘리베이터(부산국제금융센터), 국내 최장 에스컬레이터(대구 도시철도3호선 신남역), 국내 최초 더블데크 엘리베이터(LGU+ 용산 신사옥) 등 승강기 부문 신기록을 잇따라 경신한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3월 유상보수 부문에서도 1위(10만162대)에 올랐다.
특히 지난 6일에는 신용등급이 BB+서 BBB-(투자)로 상향된 점은 지난해 3월 강등의 아픔을 한순간에 씻어내는 계기가 됐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1분기 실적 호조로 연간 매출목표 1조3322억원 달성에 한걸음 다가섰다”며 “국내 수익기반 및 글로벌, 미래시장을 위한 사업 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대그룹의 '맏이' 격인 현대상선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42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했다. 이는 지난 2010년 이후 5년 만이다.
이 기간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 감소한 1조5702억원을, 당기순손실은 전년동기 828억원에서 50% 감소한 445억원을 기록했다.
사실 현대상선은 현대그룹의 핵심 회사이지만,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글로벌 업황 부진 등으로 실적 하락 등에 따른 유동성 위험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지난해 3월 한신평은 현대엘리베이터와 함께 현대상선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하면서 “현대상선은 차입금 상환부담이 과중한 가운데 부채비율이 1000%를 상회함에 따라 발한 기한의 이익 상실 가능성으로 인해 재무위험이 확대되었고, 영업 손실과 금융비용 부담에 따른 대규모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차입금 상환부담이 과중한 상황에서 회사채 시장의 경색과 해운업에 대한 부정적 시각 등으로 자본시장 접근성이 매우 취약한 상황이라는 것.
때문에 현대그룹의 명운까지 쥐고 있던 현대상선은 1조원대의 LNG사업 등을 매각하며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그 결과, 현대상선은 지난해 말부터 영업손실액이 점차 감소하기에 이르렀고, 결국 5년 만에 흑자의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재기의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이에 현대그룹이 최근 자구안을 달성함과 동시에 현정은 회장의 향후 경영에도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 1월 말 현대그룹에 따르면 최근까지 자구안이 이행되거나 이행된 규모는 총 3조278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3년 현대그룹이 약속한 3조3000억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이행률은 99.4%로. 이마저도 지난 3월 사실상 자구안을 모두 달성한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이전까지 현대그룹 자구안 중 현대증권과 남산 반얀트리호텔 매각만을 남겨둔 상태였다. 이 중 올해 상반기 중으로 예상되는 현대증권 매각이 성공할 경우 4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돼 초과달성하게 된다. 남은 반얀트리호텔은 추정가가 4000억원에서 5000억원 정도이지만 이미 자구안을 달성한 만큼 현재로선 매각 자체마저 무의미해진 상태다.
앞서 현대그룹과 현 회장은 지난해, 현대로지스틱스-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현대로지스틱스로 얽혀 있던 순환출자 구조를 현정은 회장-현대글로벌-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 및 기타 계열사로 연결되는 단순 구조로 재정비한 것은 물론 현대상선 지분과 현대글로벌이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맞교환을 통해 지배력을 강화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 회장에게 '효자' 현대엘리베이터의 지속 성장과 '맏이' 현대상선의 귀환은 앞으로 천군만마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박종준 기자 dreamt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