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대로 자개 분위기를 풍겨내는 공예인 맥간공예는 이상수 선생이 거주하는 수원을 본거지로 하고 있다. 맥간공예 작업은 인고의 세월을 요하는 힘든 작업이기 때문에, 그 기술의 전부를 인수하는 작업에 제자들이 버티기 버거워 하는 것은 자명하다.
50여점의 보리사모회(보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춤품작은 이상수, 이수진, 우윤숙, 민선희, 방미숙의 찬조 작품과 이영자 회장을 비롯한 회원 22명 도합 28명의 작품이었다. 가벼운 주제에서부터 역사성을 실은 현란한 작품들은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다.
이번 전시회 테마는 ‘네팔 지진 피해자 돕기 운동’이었다. 조금씩 일손을 팔고, 시간을 내고 당번을 서서 펼쳐진 전시회는 행복나눔 행사로 가벼운 소품들도 준비되어 있어서 수원시민들이 작은 정성으로 선행을 베풀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짧게는 한 달에서 몇 개월간 작업을 해야만 완성되는 작품들은 신앙처럼 맥간공예를 사랑하는 맥간공예 전사들의 땀과 눈물의 소산물이었다. 맥간공예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근심하지 않고, 미혹되지 않으며, 무서워하지 않는 지혜와 용맹을 소지한 사람들 이었다.
수원의 문화적 성장은 맥간공예의 발전과 연관이 있다. 묻힌 문화들을 찾아내고, 허물어진 성곽을 보수하고, 문화콘텐츠의 원형을 이룰 수 있는 작업이 필요하다. 수원시청 옆에 지하철역이 들어섰듯이 맥간공예에 대한 관심과 붐이 수원에서 일어나고 있다.
맥간공예 인구는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들이 자신들의 소중한 시간을 투자해 만든 작품들이 이번 전시회를 위해 전국에서 모여들었다. 어려운 난관을 극복하고 자신들의 어려움을 마다않고 펼친 전시회가 작은 봉사로 고귀한 뜻을 전달하는 소중한 자리가 되었다.
‘화서문과 서북공심돈’, 추사김정희 한시‘, ‘금옥만당’ 등의 작품들, 동식물, 일상에 관계된 작품들, 장신구들로 놀라운 성취를 이루어 낸 전시회였다. 이들이 빨리 경제적으로 윤택한 삶을 누리는 날이 도래하여 맥간공예가 맥을 끊이지 않고 영원히 후송들에게 사랑받는 예술이 되었으면 한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맥간공예인들의 노고에 다시 한 번 고마움을 전한다.
장석용 객원기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