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익 사장의 'SOS경영'으로 한국전력 환골탈태

[이승우와 함께하는 변화혁신(19)] CEO의 감성경영이 조직의 변화를 이끈다

기사입력 : 2015-08-05 09:52 (최종수정 2017-02-07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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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ft·Open·Speed로 어려움 극복하고 경영성과 이뤄내

만성 적자 털어내고 흑자전환…주가 사상 최고가 기록

기업이 위기에 처했을 때 드러나는 모습은 그 기업의 실질적인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평탄한 시기에는 별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려움이 닥치게 되면 기업이 갖고 있는 조직문화의 실체가 드러난다. 그리고 이러한 실체는 곧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 시장의 많은 이해관계자들은 이러한 모습을 관찰하며 기업 가치를 평가하게 되고, 이는 즉각 주식시장에서의 반응으로 이어지곤 한다. 최근 겉으로는 화려하지 않지만 속으로는 매우 알찬 경영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새롭게 변화시킨 CEO가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한국전력공사의 조환익 사장이다. 민간기업의 CEO가 아니라 국가 기간산업인 전력산업을 이끄는 공기업의 CEO가 그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변화의 신선함이 더욱 의미가 있다.

조환익 사장이 취임하던 2012년 12월 당시 한국전력공사가 처해있던 상황은 그리 만만치 않았다. 안으로는 만성적인 누적 적자 해소의 문제가 있었고 밖으로는 전력수급과 밀양송전선로 갈등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첩첩산중이었다. 그 와중에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정책에 부합하는 방만경영 해소와 조직 슬림화 등 내부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하는 숙제도 함께 떠안았다. 거대한 공룡에 비유되었던 과거의 조직문화를 어떤 방식으로 새롭게 디자인할 것인가에 대한 조환익 사장의 고민은 더욱더 깊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보란 듯이 취임 후 이듬해인 2013년에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2014년에는 순이익만 1조원을 넘기는 경영성과를 달성했다. 또한 에너지산업 기술개발과 지역사회 협력, 나주 혁신도시로의 본사 이전 등 굵직한 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함으로써 변화를 선도하는 CEO의 경영능력을 보여주었다.
이에 힘입어 공공기관장으로는 15년 만에 ‘한국의 경영자 상’을 수상하고 정부의 공공기관 CEO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또한 외부시장의 냉정한 평가가 반영되는 주식가치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함으로써 그간의 성과가 결코 우연히 얻어진 것이 아니었음을 증명하기도 했다. 공기업의 CEO로서 조환익 사장이 전하는 경영성과의 핵심 요인은 의외로 간단했다. 외부환경의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던 공기업의 조직문화에 감성의 요소를 결합시킨 것이다. CEO의 감성경영을 통해 직원들과 소통하며 함께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지난 7월 23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조환익 사장의 감성경영 메시지는 한전의 조직문화를 변화시킨 촉매제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취임 후 처음에는 노동조합과 경영진, 또 언론과의 소통도 다 끊어진, 특히 심지어 정부하고도 끊어진 그런 상태였는데 우선 우리 직원들하고 소통을 해야 되겠다 싶어서 편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e메일을 보낸 거죠. 어느 기관이나 기업의 대표가 편지 안 보내는 분 한 분도 없습니다. 다 보내죠. 다 보내는데 웬만한 경우에는 그냥 딱 보고서는 전부 이거 또 왔구나, 또 잔소리겠지 하면서 그냥 클릭해서 버립니다. 그래서 저는 어떻게 하든지 읽게끔, 눈길을 끌게끔 하기 위해서 제가 어렸을 때 할아버지 모시고 추석 성묘 갔던 얘기, 과거에 직장에서 일할 때 줄 잘못 서서 혼난 얘기. 이런 얘기들, 공감 가는 얘기들을 쭉 썼습니다. 썼더니 이거 봐라, 재미있다 하면서 읽어보고 그러면서 서서히 한전의 사장이라는 사람도 우리랑 같이 호흡하는 사람이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그 다음부터 서로 신뢰를 하게 되는 거죠. 그러면서 사장이 이번에 또 무슨 글을 써서 우리한테 보내나. 그런 과정에서 소통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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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경영(Emotional Management)은 조직 구성원들의 감성을 중시하여 감성에 호소하거나 감성을 이끌어냄으로써 생산성을 높이려는 경영방식이다. 그 범위가 점차 확대되어 오늘날에는 내부 직원들은 물론 외부 고객의 감성적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경영전략의 차원에서도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전의 조환익 사장이 거대 공기업의 CEO로서 직원들의 마음에 가까이 다가서려는 노력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조직의 규모가 클수록 직원들은 CEO와 거리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뭔가 잘못을 지적당하지 않을까 불안하기도 하고, 그냥 업무를 지시하는 사람일 뿐 인간적으로는 나와 상관없는 사람이라는 생각도 든다. 조직의 서열상 늘 모셔야 하는 높은 사람이라는 생각에 그냥 가까이에 있는 것도 마음이 편치가 않다. 이렇듯 엄격한 관계문화가 존재하는 한국 사회에서 리더가 먼저 직원들에게 다가가는 감성경영으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감성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의 발현이 매우 중요하다.

미국의 세계적인 심리학자인 대니얼 골먼(Daniel Goleman)이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에서 언급한 ‘무엇이 리더를 만드는가?(What makes a leader?)’에서는 감성지능의 다섯 요소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첫째는 자기 인식(Self-Awareness)이다. 이는 자기 스스로에 대한 가치와 정체성을 인식하고 타인에게 끼치는 영향까지도 이해하는 것이다. 둘째는 자기 규율(Self-Regulation)이다. 자신의 충동적인 성향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으로서 리더의 감정이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셋째는 동기부여(Motivation)다. 조직의 구성원들이 열정과 인내를 갖고 목표를 이뤄낼 수 있도록 이끌어내는 힘을 뜻한다. 넷째는 공감(Empathy)이다. 다른 사람들의 감정적 기질을 이해하고 그들의 반응에 따라 대우를 해줄 수 있는 능력이다. 끝으로 다섯 번째는 사회적 기술(Social Skill)이다. 이는 친근한 관계를 형성하고 네트워크를 관리해나가는 능력을 의미한다.

감성경영의 리더십은 이처럼 감성지능의 조화로운 발현을 통해 실질적인 조직성과로 드러나게 된다. 따라서 리더는 감성지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 우선 리더가 갖고 있는 ‘사고의 유연성’이다.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는 늘 중대한 의사결정의 순간에 직면한다. 해결책을 찾고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과거의 기계적인 공식에만 의지할 수는 없다. 빠르게 변화하는 외부 환경의 변수를 예측하기가 매우 어려운 시대를 맞고 있다. 안으로는 내부 직원들을 챙겨야 하고 밖으로는 고객과 시장, 그리고 정부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리더가 유연성을 발휘하여 각각의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는 능력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다음으로 감성지능은 리더가 지향하는 ‘개방성’에서 찾을 수 있다. 리더의 생각은 안으로 닫혀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방향이 밖을 향해 열려 있어야 한다. 그래야 다양한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직원들의 얼굴 하나하나를 바라봐 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된다. 리더가 마음을 닫고 있으면서 직원들에게 마음을 열고 소통하자고 강요할 수는 없다. 회사를 구성하는 핵심은 바로 사람이고, 사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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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변화혁신연구소장(숭실대 겸임교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공문서에 의한 지시가 아니라 인간적 감성이기 때문이다. 리더가 직원들과 마음을 열고 소통의 공감대를 만들 때 더 많은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오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열정도 함께 따라오게 된다. 조직이 성과를 낼 가능성은 당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다.

유연(Soft), 개방(Open), 신속(Speed)을 강조한 한국전력 조환익 사장의 ‘SOS 경영’은 이미 그 자체로 감성경영의 기본철학을 내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며 오늘날의 경영성과를 이뤄낸 것이 결코 우연의 결과는 아니었을 것이다. 사람의 가치를 중심에 두는 CEO의 감성경영은 앞으로도 사회의 전 분야에 걸쳐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다. 이것이 곧 변화를 이끌어내는 촉진제가 되어 조직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사실 또한 분명하다.
이승우 변화혁신연구소장(숭실대 겸임교수) 이승우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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