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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지배구조⑧] 신동빈 회장, 호텔롯데 IPO '오너리스크'로 몰고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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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지배구조⑧] 신동빈 회장, 호텔롯데 IPO '오너리스크'로 몰고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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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그동안 베일에 쌓여있던 롯데그룹 지배구조가 점차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롯데그룹 지배구조는 11일 신동빈 회장의 대국민 사과에서 발표한 호텔롯데 기업공개(IPO) 등으로 어둠속에서 벗어나 변화를 치를 운명에 처했다.
롯데그룹 지배구조를 바꾸겠다는 신 회장의 발표는 크게 두가지 내용으로 요약된다. 하나는 호텔롯데를 공개하고 롯데그룹의 남아 있는 순환출자구조를 연내 80% 이상 해소하겠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그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그룹 내 별도의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를 발족시키고 기업문화 개선위원회를 설치하겠다는 약속이다.

신 회장은 중장기적으로 그룹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순환출자구조를 완전히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그간 문제로 지목돼온 롯데그룹의 복잡한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경영 투명성을 높이면서 호텔롯데 공개를 통해 국민기업으로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더욱이 경영 투명성을 높이겠다면서 세간의 의구심을 받고 있는 9개 일본주식회사L투자회사 대표직 변경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켰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19.07%의 최대주주로 되어 있으며 11개의 일본주식회사L투자회사들이 조금씩 주식을 나눠서 전체의 72.65%를 갖고 있다.

또 일본 광윤사가 5.45%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일본(주)패밀리가 2.11%, 부산롯데호텔 0.55%, 호텔롯데가 0.17% 등으로 사실상 일본계 자금이 100%의 지분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호텔롯데의 주식 일부가 국내 일부 투자자들에게 매각된다고 해서 기업공개가 되고 국민기업화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호텔롯데의 IPO로 인해 롯데그룹 내 오너리스크가 투자자들에게 전가돼 투자자들의 고통만 가중시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 일본 롯데홀딩스 등 일본 측 지분구조 공개 안되면 ‘오너리스크’ 재발 우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신씨 일가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롯데그룹주에 대해 오너리스크와 실적 저조 등을 이유로 롯데그룹주들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추기도 했다.

무엇보다 호텔롯데의 실질적 주인이라 할 수 있는 롯데홀딩스와 일본주식회사L투자회사에 대한 신격호 총괄회장 등의 지분이 명확하게 공개되지 않는 한 롯데그룹의 오너리스크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위험에 놓이게 된다.

일본 내에서 롯데홀딩스와 일본주식회사L투자회사의 실제 소유주를 둘러싸고 법적 공방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에서 섣불리 호텔롯데를 IPO 하게 된다면 신씨 일가의 재산 소유권을 둘러싼 일본 내 분쟁이 자칫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불똥이 튈 수 있다.

무엇보다 호텔롯데를 IPO하면서 국민기업화 하려면 사실상 실소유주라 할 수 있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동의가 있어야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회장이 홀로 나서서 호텔롯데의 IPO를 추진하려 한다면 또다시 3부자간의 갈등이 표출될 수 밖에 없고 일본홀딩스의 전례처럼 일본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법적 공방으로 내몰릴 위험마저 놓이게 된다. 이는 호텔롯데의 IPO가 오너리스크로 인해 결국 피해가 투자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는 구조로 귀결될 수 있다.

호텔롯데가 IPO에 앞서 지배주주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같은 맥락이다.

이와 함께 신 회장이 밝힌대로 호테롯데를 국민기업화 하기 위해서는 신씨 일가의 지분을 전체의 30% 이내로 하고 일반투자자들이 70%를 참여할 수 있는 진정한 국민기업의 모습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06년 2월 롯데쇼핑을 상장한 채 주가가 절반 가까이 떨어져도 ‘모르쇠’로 일관해온 신씨 일가가 얼마만큼 호텔롯데의 주가에 신경을 쓸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시 된다. 신씨 일가가 호텔롯데의 지분 70% 정도를 장악하면 롯데쇼핑과 같은 행태를 얼마든지 되풀이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신 회장이 약속한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에 시민단체와 지배구조 전문가들을 포함시켜 국민들에게 롯데가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하려는 의지를 보여주고 회의 등을 언론에 공개해 지배구조에 관한 국민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밟는 것도 고려할 만 하다.

그동안 베일에 쌓여 있던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모든 과정을 공개하고 일반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조치들을 내놓는다면 지배구조 뿐만 아니라 기업문화 또한 저절로 개선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대성 기자 kimds@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