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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3대 풍속화가 기산 김준근의 '풍속화' 경매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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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3대 풍속화가 기산 김준근의 '풍속화' 경매 나온다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조선 3대 풍속화가 중 한명으로 100년 전 그림 하나로 세계에 한국을 알린 기산 김준근(箕山 金俊根)의 화첩 '대한국풍속도(大韓國風俗圖)'가 경매에 나온다.

문화예술 경매회사 코베이(대표 김민재)는 오는 19일 실시하는 '제188회 <삶의 흔적> 현장경매'에서 김준근의 화첩을 경매에 부친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현장경매에 출품된 기산 김준근 화첩 '대한국풍속도'는 작가가 원산에 머무를 때 외국인에게 그려준 작품으로 조선의 생업, 의례, 놀이, 직업 등 다양한 풍속을 소재로 한 100점의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산이 풍속도를 그리고 이에 대한 언문 설명을 하고 있으며, 화첩을 소장했던 외국인이 영어로 설명을 더한 국내 유일본이다. 특히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기산의 그림이 다수 수록되어 있어 의미가 크다.

기산 김준근의 조선 풍속화 100여 점이 수록된 화첩 '대한국풍속도' 1첩이미지 확대보기
기산 김준근의 조선 풍속화 100여 점이 수록된 화첩 '대한국풍속도' 1첩
기산 김준근은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과 함께 조선의 3대 풍속화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1895년 조선인으로는 최초로 독일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세계는 그의 그림을 통해 조선을 알았다. 말하자면 김준근은 한국인 최초의 국제화가인 셈이다.

1886년 고종의 초청으로 내한한 미국 해군제독 슈펠트(Shufeldt, R.W.)의 딸이 당시 기산에게 그림을 받아갔으며, 1895년 선교사 게일(Gale, J.S.)은 한글로 번역한 《천로역정》의 삽화를 기산에게 맡기기도 했다. 실제로 그의 작품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알려져 지난 2003년 3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기산의 풍속도가 32만 달러(약 3억8000만 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현재 그의 그림은 전 세계 12개국에 1200여 점이 흩어져있다.

코베이는 이번 경매에서 기산 풍속화의 완결편이라 할 수 있는 '대한국풍속도'의 시작가를 3000만원부터 시작한다.

1923년 3월호 근대 여성사와 잡지사에 중요한 자료인  여성잡지 '부인계' 제1권 제2호 1책
1923년 3월호 근대 여성사와 잡지사에 중요한 자료인 여성잡지 '부인계' 제1권 제2호 1책
'제188회 <삶의 흔적> 현장경매'의 또 다른 화제작은 여성잡지 '부인계(婦人界)'와 이인직의 연극신소설 '치악산 상편'이다.

여성잡지 '부인계'는 1923년 서울 부인계사에서 발행한 것으로 당시 여성들의 지위, 경제적 독립현황 등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그동안 학계에서조차 존재가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으로 근대서지학의 보물급 자료로 평가된다.
또한, 우리나라 근대소설의 효시로 평가받는 이인직의 연극신소설 '치악산 상편'도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 작품은 상·하 두 편으로 되어 있는데, 이번에 공개된 '치악산 상편'은 이인직의 작품으로 1908년에 발행된 초판본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 양반 사회의 부패를 비롯한 폐습의 타파와 고부간의 갈등을 형상화한 내용으로 우리나라 신소설의 전성기를 재조명할 수 있는 귀한 작품이다.

이와 함께 이번 경매에서는 광복 70주년을 기념하는 물품들이 대거 공개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국에 패전한 일본의 ‘조건 없는 항복’이 명시된 항복문서(Instrument of Surrender by Japan)를 비롯해 당시 서명식을 기념하기 위해 한정으로 제작한 맥아더 장군의 사진과 미주리호 갑판 실물 조각이 포함된 전승 기념품, 그리고 18~19세기 유럽에서 제작된 세계지도 10점이 출품되었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