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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지배구조⑪] “신동빈 회장,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구조 국민앞에 명백히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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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지배구조⑪] “신동빈 회장,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구조 국민앞에 명백히 밝혀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1일 대국민 사과 발표를 하면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1일 대국민 사과 발표를 하면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호텔롯데의 최대주주인 ㈜롯데홀딩스는 일본국 동경도 신주쿠 니시신주쿠 3-20-1에 소재하며, 2007년 일본롯데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하여 종전 ㈜롯데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분할하면서 존속법인인 투자부문은 ㈜롯데홀딩스로사명을 변경하였고, 신설법인인 사업부문이 ㈜롯데의 사명을 승계하였습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7일 오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선임과 규범 준수 강화안을 과반 찬성으로 의결한 후 호텔롯데가 금융감독원에 정정공시를 통해 신고한 롯데홀딩스에 대한 내용이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이 ‘한국기업’임을 누차 강변하고 있지만 롯데그룹이 스스로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내용을 보면 롯데그룹은 한국기업이 아니라 일본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점점 부각되고 있다.

롯데홀딩스가 소재하고 있는 장소는 일본 도쿄 신주쿠로 되어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일본 회사법의 적용을 받는 기업이기 때문에 한국기업으로 보기에는 아전인수(我田引水) 식의 해석이라는 지적도 이같은 맥락이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2007년 일본 롯데로부터 분할된 투자부문 회사이며, 호텔롯데의 주식 91.72%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로 일본 회사법의 지배를 받는 주식회사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11일 대국민사과 발표에 앞서 정부에 제출한 '대외비' 자료에서 호텔롯데의 주주 가운데 롯데홀딩스가 11개의 일본주식회사L투자회사들의 주식을 100% 갖고 있다고 소명한바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가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한 장소가 일본 도쿄 신주쿠로 되어 있는 것도 롯데홀딩스가 일본 회사이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다. 또한 일본 롯데홀딩스는 이날 사외이사에 사사키 토모코 테이쿄대학교 법학부 교수를 선임했다.

이와 함께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주주총회가 끝나고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공시 내용에서도 일본 롯데홀딩스의 대표자를 신격호(辛格浩),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에서 공시일 현재 신동빈(辛東彬),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로 변경했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종 승자가 일본 현지에서 결정되자 국내에서도 대표자 이름을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17일 도쿄 신주쿠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신동빈 회장이 제안한 안건이 통과됨에 따라 사실상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를 장악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문제는 신 회장이 투명한 경영과 지배구조 개선의 일환으로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를 언급하면서 가장 큰 분쟁의 소지를 갖고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구조에 대해서는 국민들에게 일언반구 언급도 없이 어물쩡하게 넘어가려 한다는 것.

신 회장이 이날 임시주주총회에서 승리를 거뒀기 때문에 주총자리에서 과반수 이상의 지지를 확보했다는 것은 명백하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명확한 지분 공개 없이 호텔롯데의 IPO를 할 경우 자칫 국민들과 투자자들을 혼동으로 몰아넣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은 광윤사(光潤社)와 종업원지주회, 이사진 및 계열사가 30%씩, 그리고 신동주·신동빈 형제가 각각 2%가량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베일로 가려져 있다.

■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 결과에 승복 안해…법적 분쟁 소지 ‘여전’


호텔롯데의 지분 91.72%를 갖고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들은 17일 신동빈 회장 측의 지배구조 개선안을 수용함에 따라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경영권 다툼에서 일단 신동빈 회장의 손을 들어줬으나 법적분쟁의 소지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는 불과 15분만에 끝난 것으로 전해졌다. 그만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준비가 치밀했던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현직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라는 프리미엄을 십분 활용, 이사회 안건 선정부터 논쟁이 붙을 수 있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명예회장 추대 건은 제외한 채 사외이사 선임 건과 규범 경영 강화 건으로 압축했고 이를 이사회에서 통과시켰다.

주총에 참석한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이의를 제기했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회의 시간이 불과 15분이었다는 점은 지난 1월 부회장 자리에서 밀려난 신 전 부회장이 치밀하게 준비한 신 회장에게 제대로 반격하지 못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임시주주총회에서 분패했지만 경영권에 대한 의지는 접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신동주 전 부회장은 주총 후 현장의 기자들에게 "친족 간의 갈등으로 여러분에게 많은 불안을 안겨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밝힌 뒤 "앞으로도 동료인 사원과 거래처 여러분과 함께 걸어 가고 싶다"고 말해 경영권을 포기하지 않을 방침임을 시사했다.

이번 임시주총에서는 신동빈 회장의 승리로 막을 내렸지만 형제간 갈등은 봉합되지 않은 만큼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이 반격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다.

신동빈 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을 배제한 채 일본주식회사L투자회사 대표로 취임·등기한 것 등에 대해 신동주 전 부회장이 법적 소송을 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국적이 분명한 일본기업이기 때문에 호텔롯데가 국내 IPO를 하기 위해서는 투자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일본 롯데홀딩스의 명확한 지분구조를 공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대성 기자 kimds@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