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이사장 최광)은 홈플러스 매각 본입찰에 뛰어든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국민의 자산인 연금기금 약 1조원을 인수 투자금으로 약정한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홈플러스를 매각하려는 테스코그룹은 7조원 상당에 M&A를 저울질하고 있지만 홈플러스는 실적 부진에 올 초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각종 소송 문제, 의도적인 장부가치 훼손, 노사 갈등 등으로 시장의 평가가 좋지 않은 상태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3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해 기업가치가 테스코그룹이 원하는 7조원에서 2조~3조원 상당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이 홈플러스에 대한 기업가치를 충실히 따져보지 않고 사모펀드와 함께 높은 가격에 홈플러스 인수에 참여할 경우 '도덕적 해이'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국민연금공단은 최근 투자위원회를 열어 본입찰 후보 가운데 MBK 컨소시엄에 홈플러스 인수자금 1조원 상당의 투자를 약속하는 투자확약서(LOC)를 발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국민의 자산을 운영하는 국민연금에 대해 MBK 투자 약정을 국민들에게 소상히 밝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또 2014년 홈플러스 EBITDA를 적용한 결과 기업가치는 5조7232억원으로 분석됐다. 2014년 홈플러스의 기업가치를 PER(주가수익비율)로 계산하면 적자기업이기 때문에 계산조차 할 수 없다.
EBITDA 방식을 적용한 기업가치 계산으로도 홈플러스의 가치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지만 국민연금이 구태여 높은 가격에 홈플러스를 매입하려는 사모펀드에 일조한다는 것은 국민자산을 운영하는 기관으로서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2010년부터 8조3000억~8조9000억원의 매출 실적에서 정체되어 있는 상태다. 지난해에는 매출액이 8조5681억원으로 전년보다 4.05%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의 6503억원 흑자에서 3021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때문에 홈플러스의 기업가치가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4조원대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김대성 기자 kim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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