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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백남준 작품 수장고서 낮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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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백남준 작품 수장고서 낮잠

대표작 ‘다다익선’은 모니터 미확보로 수리불가능 우려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된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의 대표작 '다다익선'.이미지 확대보기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된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의 대표작 '다다익선'.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고 백남준의 작품이 국립현대미술관 수장고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 전시하고 있는 백남준의 대표작 ‘다다익선’은 작품을 구성하고 있는 모니터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지 못해 모니터 고장 시 수리(수복)도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관광체육위원회 소속 정진후 의원(정의당)이 2015년도 국립현대미술관에 대한 국정감사를 위해 백남준 소장작품 전시 및 관리 현황을 조사한 결과 최근 5년 동안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백남준 작품 중 40.47%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혀 전시되지 않은 채 방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백남준의 대표작인 ‘다다익선’의 예비 모니터 확보율도 9.47%에 그쳐 모니터 고장 시 작품 수리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정 의원에 따르면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백남준의 작품은 모두 42점. 최근 5년 동안 국립현대미술관이 전시한 작품은 42점 중 35점에 그쳤고 소장작품의 절반에 가까운 40.47%인 17점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혀 볼 수 없었다.

그나마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볼 수 없었던 17점 중 4점은 백남준아트센터, 2점은 광주미술관, 1점은 한국미술관에 대여 전시해 일반에게 공개됐다. 전체 소장작품의 23.8%인 10점은 지난 5년 간 국내 어디에서도 전시된 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립현대미술관 본관(과천관) 램프코어에 설치돼 상설 전시되고 있는 백남준의 대표작 ‘다다익선’은 구성물인 모니터 1003개 중 국립현대미술관이 확보하고 있는 예비 모니터는 10인치 70대, 20인치 15대, 25인치 10대 모두 95대로 예비 모니터 확보율은 전체 9.47%에 불과했다. 최소 60대가 필요한 6인치 모니터와 최소 93대가 필요한 14인치 모니터는 단 한 대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고장이 났을 경우 작품의 수리가 불가능하다.

‘다다익선’의 구성물인 모니터는 2012년 12월 국내외에서 생산이 전면 중단된 구형 브라운관(CRT)이다. 사실상 추가 확보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금까지 국립현대미술관은 1988년 첫 설치 이후 15년 만에 모니터 1003대를 모두 교체했다. 2010년에는 244대, 2012년 79대, 2013년 100대, 2014년 98대, 올해 317대를 교체해 해마다 모니터가 평균 100대 안팎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진후 의원은 “모니터 생산 중단은 미리 예견된 일이었는데도 그 동안 예비 모니터 확보를 위한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았다”며 “문체부와 국립현대미술관은 백남준 서거 10주기를 맞아 백남준 작품을 국민들이 자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