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조선희)은 도시 게릴라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주민의 이야기를 담은 공공미술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번에는 산업화의 상징인 구로 지역의 첫 인상을 좌우하는 지하철 출구 밖 풍경에 구로의 역사를 공공미술 벽화로 표현했다.
축제 개막에 앞서 프로젝트 후원사 한성자동차의 드림그림 장학생은 구로디지털단지역 인근 노점 간판을 꾸며 어지럽게 늘어섰던 노점 정비 작업 완성에 손을 보탰다.
구로공단역에서 지난 2004년 이름을 바꾼 구로디지털단지역은 일평균 이용승객이 6만 명에 육박한다. ‘G밸리’라고도 불리는 IT 첨단산업 단지인 구로, 가산, 금천의 유동인구는 대부분 업무시간이 끝나면 집으로 돌아가는 직장인이라 지역에 대한 애정이나 자부심이 부족하지만, 과거 경공업과 제조산업으로 활발했던 부흥기를 기억하는 지역 주민들은 그 반대다. 이번 ‘도시 게릴라 프로젝트 in 구로’는 지역에서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공공미술로 지역의 입구인 역 출구 일대를 꾸미고, 지역 주민들이 주체적으로 동참하는 축제를 마련했다는 게 서울문화재단의 설명이다.
이번에 구로디지털단지역 6번 출구와 천장, 교각에 걸쳐 그려진 공공미술 벽화는 신당창작아케이드 입주예술가들이 작업을 주도했다. 지하철 교각을 중심으로 봉제 산업을 상징하는 실타래에서 화사한 색감들이 뻗어 나오고, 지하철역 출구에 닿아 디지털 회로도를 연상시키는 선들로 변한다. 과거와 오늘을 함께하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의미를 담아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축제에 참가하는 ‘구로문화공단’은 구로공단 출신 미싱사 강명자씨를 비롯한 여성노동자와 예술가들이 주축이 된 단체다. 봉제산업의 탄생부터 <도시 게릴라 프로젝트>와의 만남까지의 과정을 패션쇼로 담았다. 특히 강명자씨는 다큐멘터리 <위로공단>에 자칭 특A급 미싱사로 출연했으며, 최근 젊은 예술가들과 작업하며 구로지역을 알리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뒤이어 서울디지털산업단지 CEO 50여명으로 구성된 ‘G하모니 CEO합창단’이 ‘가리베가스’ 곡을 비롯한 축하공연을 준비했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