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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 의혹 4가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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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 의혹 4가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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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 홈페이지에 올려져 있는 홈플러스 인수 기사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국내 토종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우선협상자로 지정된 것으로 알려진 지 채 일주일도 되지 않아 전광석화(電光石火) 격으로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려는 데 각종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우선협상자 선정에 대해 공식 의견을 밝히지 않은 채 홈플러스 이해관계자들에게조차 비밀리에 홈플러스 측과 협상을 하려는 것으로 보여 뭔가 석연치 않은 계약이 이뤄지지 않느냐는 따가운 시선이 쏠리고 있다.
무엇보다 토종 사모펀드가 ‘먹튀’ 논란에 휩싸인 홈플러스를 7조원이라는 비싼 돈을 들여가면서 매입하려는 데 대해 ‘국부유출 조력자’라는 비난마저 쏟아지고 있다.

① 왜 이렇게 빨리 하나?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 움직임은 정상적인 M&A(인수합병) 과정이라기 보다는 마치 짜여진듯한 각본에 의해 추진되는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비밀리에 진행하면서 M&A에 앞서 국민연금공단 등 관련기관을 끌어들여 M&A 계약만 체결되면 더 이상 번복할 수도 없는 상황을 만들면서 마치 정해진 목표를 위해 주위의 비난조차도 아랑곳 하지 않는 고압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통상 1000억원 규모의 M&A를 하더라도 기업에 대한 실사와 법률자문, 재무자문 등 제반 과정을 거쳐 최소 6개월이라는 시일이 소요된다. 7조원이라는 규모의 M&A를 진행하려면 적어도 1년이상 소요되는 게 정상적이라 할 수 있다.

MBK가 홈플러스 인수를 불과 며칠만에 결정하는 것은 M&A 유례에서도 극히 드문 일이며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 매각 주체인 테스코와의 ‘비밀 거래’가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게 M&A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② MBK파트너스 임원진은 매각대금이 비싼 것을 모를까?

유통가에서는 MBK가 본입찰 인수가로 7조원 수준을 써낸 것으로 보고 있다. MBK파트너스의 홈페이지에도 60억달러(한화 7조1400억원)에 인수한다는 내용의 외신기사가 버젓이 올라와 있다.

홈플러스는 2월결산법인으로 이번 회기(2014.3~2015.2)에 3000억 상당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홈플러스의 기업가치에 대해 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등의 기업분석으로도 홈플러스의 가치가 7조원이 되지 않는 것으로 언론을 통해 지적되기도 했다.

MBK파트너스가 사모펀드이기는 하지만 임원진이 선관주의(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채 홈플러스를 비싸게 샀다면 상법상 배임죄 등의 문제가 거론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③ 전례 없는 인수 방법 동원은 왜?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에 유상증자를 한 후 테스코가 1조3000억원대 배당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테스코 측과 협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는 지금까지 많은 M&A를 해 왔지만 이와 같은 형태로 적자 기업에 유상증자를 실시한 후 이를 대주주인 테스코가 빼가는 방식을 취하는 것은 자체 M&A 실적에서도 찾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적으로도 이같은 M&A는 후세에 두고두고 '이름'을 남길만한 아주 드문 M&A 사례라 할 수 있다.

적자기업을 인수할 때에는 여러 가지 빌미를 들어 가격을 깎는 것이 원칙이지만 MBK파트너스는 오히려 테스코가 국부를 빼내갈 수 있는 여건을 기꺼이 만들어주고 있는 모습이다.

이 경우 테스코는 홈플러스와 매각으로 인한 엄청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도 있어 MBK파트너스가 스스로 외국기업을 위해 국가가 받아야 할 세금을 내지 않도록 하는 편법을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홈플러스의 지난 2월말 현재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64억원에 불과한데 테스코가 유상증자를 받은 돈을 빼나간다면 홈플러스의 정상적인 영업마저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회계전문가들의 지적이다.

MBK파트너스가 전례없는 M&A 방법으로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끼칠 수 있다는 지적도 이같은 우려 때문이다.

④ 국민들도 피해 당사자가 되나?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M&A에 국민연금공단을 끌어들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민연금기관과 같은 공공 성격의 연금이 사모펀드를 위한 ‘돈놀이’에 눈먼 돈을 쏟아붓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비싼 값에 산다는 것은 결국 MBK사모펀드에 투자한 법인이나 개인들에게도 손실로 돌아갈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국민연금공단(이사장 최광)은 최근 블라인드 펀드 방식으로 MBK파트너스에 국민의 자산인 연금기금 약 1조원을 인수 투자금으로 약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홈플러스 M&A가 비싼 대금을 지불했거나 MBK파트너스가 7조원이라는 돈을 퍼부었는데도 실익이 없다면 결국 국민의 피와 땀으로 조성된 공공 연금은 국민들에게도 피해를 가져오게 된다.

때문에 이번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M&A 사례를 계기로 국민연금과 같은 공공의 연금이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과정을 공개화하고 전문가들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MBK파트너스를 통해 홈플러스 M&A 자금으로 1조원을 투입할 경우 사모펀드 봐주기 식 기존 투자 행태에 대해 국민적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공공 성격의 자금이 사모펀드에 투자할 경우 국익 차원에서 투자여부를 결정하고,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 방지와 함께 사후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보완책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김대성 기자 kimds@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