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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글로벌 경제 기상도] 성장 멈춘 신흥국, 올해도 고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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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글로벌 경제 기상도] 성장 멈춘 신흥국, 올해도 고전할 것

[글로벌이코노믹 조은주 기자] 인도, 베트남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주요 신흥국들은 세계교역 감소, 원자재 가격 급락, 재정여건 악화, 생산성 둔화, 정책적 불확실성 등으로 올해에도 고전의 한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

LG경제연구원(이하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2016년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달러 강세, 중국 원자재 수요 둔화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구조적으로 하락 압력을 받으면서 자원 수출국들의 경상 및 재정수지 적자와 성장둔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자원 가격 하락세를 견디지 못한 브라질, 러시아 등 자원 수출국들은 큰 폭의 통화약세를 용인하면서 대응에 나선 상황”이라면서 관련국들의 경기 침체를 예고했다.

앞서 세계은행은 중국과 브라질,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24개 신흥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2010년 7.6%에서 2014년 4.5%, 2015년 3%대 후반으로 떨어지면서 거의 반토막이 났다면서 “수년간 강력한 성장세를 기록해온 신흥국들은 이제 기로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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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맑음' - 외국인 투자 이어질 것

인도의 올 한해 경제는 침체 국면의 신흥국과는 달리 높은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모디 정부의 개혁 정책과 물가 안정 등으로 재정건전성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연구원은 “낮은 인건비와 외국인 투자에 대한 규제 철폐 등으로 직접투자 유입이 이어지면서 인도는 올해에도 7% 내외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가안정과 저금리로 개인 신용 대출이 늘면서 소비 확대가 경제성장률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현지 신용평가사 크리실(Crisil)도 지난해 12월 인도의 2016년도(2016년 4월~2017년 3월)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8.1%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리실은 인도준비은행(중앙은행)의 정책금리 인하와 개인소비 증대에 힘입어 올해에는 이같이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크리실의 아슈 수야시 최고경영자(CEO)는 산업전력 개혁과 파산법 도입, 상품-서비스 세제 도입 등으로 경제 신인도가 높아짐에 따라 올해 고도 성장이 가능해졌다고 분석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인도 경제성장률이 7.5%로 중국(6.3%)을 앞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최근 토지수용법 등 모디노믹스(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경제 정책) 개혁의 주요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지방 선거에서 집권당이 패배하면서 모디의 정치 장악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인도 개혁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될 경우 루피화 약세 등 불안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인도의 올 한해 경제는 침체 국면의 신흥국과는 달리 높은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인도 마힌드라 소재 쌍용차 차칸 공장 생산라인에서 한 근로자가 일하는 모습. / 사진 = 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인도의 올 한해 경제는 침체 국면의 신흥국과는 달리 높은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인도 마힌드라 소재 쌍용차 차칸 공장 생산라인에서 한 근로자가 일하는 모습. / 사진 = 뉴시스

베트남 '맑음' - TPP 체결 효과 '톡톡'
베트남은 아시아 신흥국 중 올해 가장 두각을 나타낼 나라로 꼽혔다. 세계은행은 최근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6.5%, 올해 6.6%로 전망하면서 베트남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체결 효과로 높은 경제 성장세를 누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원도 동남아시아 국가 가운데 베트남 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통계청(GSO)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보다 6.68%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베트남 정부의 지난해 성장률 목표치 6.2%는 물론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전망치 6.5% 의 예상을 웃도는 수치다.

베트남 경제성장률은 2011년 6.2%에서 2012년 5.2%로 큰 폭으로 둔화했다가 2013년 5.4%, 2014년 6.0% 등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저임금과 젊은 노동력을 노린 외국인 투자 확대가 베트남 경제 성장의 주요 동력으로 꼽힌다.

베트남 정부도 이런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해 경제 개방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 찌 타인 베트남 경제관리중앙연구소(CIEM) 부소장은 TPP와 같은 무역자유화 협정이 베트남에 외국 자본을 추가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은행은 최근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6.5%, 올해 6.6%로 전망하면서 베트남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체결 효과로 높은 경제 성장세를 누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은 중국 가전업체인 TCL그룹의 베트남 호찌민 현지 공장 모습. / 사진 = 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세계은행은 최근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6.5%, 올해 6.6%로 전망하면서 베트남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체결 효과로 높은 경제 성장세를 누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은 중국 가전업체인 TCL그룹의 베트남 호찌민 현지 공장 모습. / 사진 = 뉴시스

브라질 '먹구름' - 극심한 경기 침체 예상돼
브라질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극심한 경기침체와 외환위기 우려로 주요 신흥국 가운데 가장 어려운 경제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세수가 감소하면서 지난해 브라질 재정적자는 GDP 대비 8%로 확대됐다. 올해에도 경기 방어를 위한 재정지출 확대 여력이 낮아지면서 소비와 투자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연구원은 대규모 재정적자와 브라질 정부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외국인 자금 이탈 역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또 낮은 원자재 가격으로 페트로브라스, 발레 등 원자재 기업들의 적자가 확대되면 서 기업 부실 위험까지 커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브라질 경제가 지난해는 마이너스 3.6%로, 올해는 마이너스 1.9%로 역성장할 것이란 예측을 내놨다.

중앙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올해 농축산업이 0.5% 성장하지만 산업 생산과 내수소비가 줄어들면서 제조업은 마이너스 3.9%, 서비스업은 마이너스 1.2%를 기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0.8%로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올해는 6.2%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지난해 12월 브라질 국가신용등급을 투자등급의 맨 아래 단계인 'BBB-'에서 투기등급인 'BB+'로 하향 조정했다. 피치는 “브라질 경제 침체가 예상보다 깊고 길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지난 13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대가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과 루이스 이냐시우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은 악당으로 묘사한 그림을 들고 호세프 탄핵 촉구 시위를 벌이고 있다. 브라질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극심한 경기 침체, 정치 혼란, 외환위기 우려로 주요 신흥국 가운데 가장 어려운 경제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 사진 = 뉴시스 이미지 확대보기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지난 13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대가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과 루이스 이냐시우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은 악당으로 묘사한 그림을 들고 호세프 탄핵 촉구 시위를 벌이고 있다. 브라질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극심한 경기 침체, 정치 혼란, 외환위기 우려로 주요 신흥국 가운데 가장 어려운 경제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 사진 = 뉴시스

러시아 '구름' - 투자 위축으로 고전할 듯

러시아 역시 브라질처럼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원은 저유가로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는 가운데 서방 제재가 올해에도 해제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유럽연합(EU)은 지난해 말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에 내린 경제 제재를 오는 7월 말까지 6개월간 연장했다. EU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합병하자 지난 2014년 7월 31일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 하지만 러시아로서는 자원이 풍부하고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우크라이나와 크림반도를 양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극심한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어 강경한 대외정책 기조가 바뀔 가능성은 낮다. 이에 따라 올해에는 외국인 자본 유출이 이어지며 루블화 약세, 고금리 기조가 실물 경제를 위축시킬 전망이다.

다만 수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해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하고 있으며 재정수지 적자폭도 브라질 등에 비해 크지 않은 편이어서 외환위기 리스크는 다소 줄어든 상황이다.

세계은행은 러시아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0.1%에서 -0.7%로 하향 조정했다. 세계은행이 러시아의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데는 유가가 배럴당 30달러대까지 추락한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현재 경기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라며 "올해 러시아 경제는 0.5~1.0%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은주 기자 ej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