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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드] ‘위안부 합의 논란 증폭’ 박근혜 대통령 “위안부 합의는 최선의 결과... 공(功) 인정해야” vs 수요집회 위안부 할머니 “한일 정부 합의는 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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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드] ‘위안부 합의 논란 증폭’ 박근혜 대통령 “위안부 합의는 최선의 결과... 공(功) 인정해야” vs 수요집회 위안부 할머니 “한일 정부 합의는 무효”

[글로벌이코노믹 안재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열린 13일 이날은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합의를 놓고 정부와 피해 할머니 간의 의견이 또 한 번 극명히 갈린 날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일본과의 위안부 문제 합의에 대해 최선의 결과라는 입장을 내놨다. 반면 피해 할머니는 한일 정부 간 합의는 무효라며 수요집회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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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해결도 못하고 비판만 해선 안 돼”


박 대통령은 춘추관에서 열린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지난 24년간 어떤 정부에서도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심지어 포기까지 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협상이라는 것은 여러 현실적 제약이 있기 때문에 100% 만족하게 할 수는 없었다"며 "어려운 문제에 대해 현 상황에서 최상의 것을 받아내 제대로 합의되도록 노력한 것은 인정할 만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자신을 겨냥한 야당을 비롯한 비판의 시선에 대해서도 역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박 대통령은 "결과를 놓고 비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책임 있는 자리에 있을 때 이 문제를 해결할 시도조차 못해놓고 이제 와서 무효화를 요구하고 정치 공격의 빌미로 삼는 건 안타까운 모습"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논란이 되고 있는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이전 문제에 대해서도 냉정히 선을 그었다.
박 대통령은 "한일 외교장관의 공동 기자회견 발언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거기 나온 발표 그대로가 모두이고 정부가 소녀상 가지고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라며 "그런데 자꾸 왜곡하고 이상하게 얘기하는 것은 정말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일 양국 정부가 전격 합의한 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 일본 정부가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되어 있는  위안부 소녀상을 가능한한 조기 철거 해달라는 요청을 한국 정부에 전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이미지 확대보기
한일 양국 정부가 전격 합의한 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 일본 정부가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되어 있는 위안부 소녀상을 가능한한 조기 철거 해달라는 요청을 한국 정부에 전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일 위안부 합의는 ‘무효’ “돈 필요없다”


박 대통령의 위안부 합의와 관련된 뜻을 전달받은 이날 낮 12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변함없이 수요집회를 열었다. 일방적 정부합의는 ‘무효’라는 입장 역시 변함 없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쉼터와 '나눔의 집' 소속 위안부 피해자 6명은 이날 낮 서울 중학동 옛 주한일본대사관 맞은편 '평화의 소녀상'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들의 의사를 묻지도 않고 타결한 지난달 말 한일합의에 대해 "절대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직접 나서 한일 위안부 합의가 무효임을 선언하고 정부에 제대로 된 해결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줄곧 정대협 수요집회 자리를 지켜오다 건강상 이유로 한동안 참석하지 못했던 김복동(90)·길원옥(88) 할머니와 이용수(88) 할머니가 참석했고, 나눔의 집에서는 이옥선(89)·박옥선(92)·강일출(88) 할머니가 함께했다.

김 할머니는 "우리가 정부에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했지만 이렇게 허무하게 할지 몰랐다"면서 "우리는 그 돈(일본이 출연하기로 한 10억엔) 안 받는다"고 못박고, 시민사회가 준비하는 위안부 피해자 재단에 자신도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소녀상 이전·철거와 관련해서는 "소녀상은 우리 국민이 한 푼 한 푼 모아 만든 역사로 우리 정부도 일본 정부도 (이전·철거를)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옥선 할머니도 "피해자를 속이고 입 막으려 하고 있다. (이래선) 안 된다"며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를 개별 방문해 정부 입장을 설명하는 데 반발하고 "일본이 공식 사죄하고 법적 배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수요집회에는 아시아여성학센터 초청으로 방한한 이화글로벌임파워먼트프로그램(EGEP) 참가자들인 아시아·아프리카 출신 여성 활동가 16명도 참석해 "일본 정부가 할머니들에게 공식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대항해 보수단체인 어버이연합은 이날 오후 2시30분 소녀상 앞에서 "정대협이 한일합의를 굴욕적 협상이라고 국민을 선동하고 있다"며 "정대협의 정체는 '종북사상'을 갖고 활동하는 단체"라고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처럼 끝없는 평행선을 달리는 듯한 정부와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입장차는 이를 둘러싼 제3자들의 정치적 논쟁과 맞물려 앞으로도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재민 기자 jae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