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천장 뚫은 원달러환율 고점임박? 펀더멘털 대비 오버슈팅…외국인도 시각전환 조짐

공유
3

천장 뚫은 원달러환율 고점임박? 펀더멘털 대비 오버슈팅…외국인도 시각전환 조짐

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원달러환율이 급등세다. 강력한 저항선인 1200원을 돌파하며 1250원 고지탈환도 넘보고 있다. 하지만 펀더멘털 대비 과도한 오름세로 외국인이 증시에서 순매수전환하는 등 환율하락 쪽에 배팅하는 움직임을 보여 조정이 임박했다는 경계론도 나오고 있다.

■원달러환율 신흥국 통화 대비 급락
자료=KB투자증권, 연초 이후 주요 이벤트와 국제외환시장영향이미지 확대보기
자료=KB투자증권, 연초 이후 주요 이벤트와 국제외환시장영향
원달러환율의 급등세가 거침없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25일 전일 대비 4.4원 상승한 1238.80원으로 마쳤다. 이틀연속 상승하며 1240원에 바짝 다가섰다.

이번 원달러환율 급등은 여타 신흥국 통화가 선전한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KB투자증권에 따르며 원달러환율은 연초 이후 브라질 헤알화, 멕시코 페소화 등 20개국과 비교해 약세폭이 컸다. 원화의 엔화 대비 약세폭이 무려 12.7%에 달한다.

이처럼 나홀로 추락하는 원인은 매크로이벤트에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친 탓이다. 최근 일본 은행 마이너스금리 도입, 유럽 도이치뱅크 위기설 등으로 안전자산선호가 나타나며 위험자산으로 여겨진 원달러환율에 불똥이 튀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지정학적 리스크도 발생했다. 미사일방위 계획인 ‘사드’ 배치를 놓고 한중미 3국사이의 긴장감이 형성되며 나라의 펀더멘털 바로미터인 국내 CDS 상승과 함께 원화약세도 지속되고 있다.

문정희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원화약세가 심화된 요인은 연초 이후 중국발 불안심리, 일본의 마이너스금리 도입 등 단기적 이벤트의 영향이 컸기 때문”이라며 “특히 1월부터 2월까지 국내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는 등 안팎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내외 불확실성, 지정학적 리스크 원인, 펀더멘탈 대비 과도
자료=NH투자증권
자료=NH투자증권
주목할 대목은 이같은 환율급등이 펀더멘털보다 오버슈팅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실제 KB투자증권은 △한미 정책금리 및 장기채권금리격차 △ 양국의 경제성장률 격차, 경기 사이클의 추이△양국의 경상수지 추이를 비교한 결과 원달러환율이 펀더멘털에 대한 전망보다 수급 및 대내외 리스크요인 등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정희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제 경제펀더멘털에서의 변화는 제한적인데, 미국과 우리나라의 양국의 정책금리 및 시장금리, 경제성장률 및 경상수지 등 주요 지표의 최근 수정치를 감안하면 지난해 11월에 비해 오히려 원화는 강세가 예상된다”라며 “연초 이후 불거졌던 대내외 불확실성이 크게 작용하며 원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율의 오버슈팅에 대한 조짐은 외국인투자자들이 먼저 반응하고 있다. 최근 외국인투자자는 증시에서 환율급등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약 1870억원의 순매수에 나섰다. 환율급등에 부담을 느낀 외국인이 순매수전환을 하며 원화강세에 따른 환차익을 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현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약세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매수세에 나선 이유는 달러화 약세가 주요 원인”이라며 “달러화인덱스가 최근 약 2.7% 약세를 보이고, 당국의 외환시장구두개입 가능성을 감안하면 원달러환율이 추가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26일 열리는 G20회의가 원달러추세전환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추가로 안정화될 수 있는 가능성은 주요국의 정책공조인데, G20 회의에서 재정정책 중심으로 이뤄질 수 있다”라며 “달러가 약세로 돌아설 경우 원화의 급격한 평가절하도 진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ba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