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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칼럼] 비즈니스 성공하려면 문화 차이를 인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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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칼럼] 비즈니스 성공하려면 문화 차이를 인정하라

한대규 한전 강남지사 부장
한대규 한전 강남지사 부장
필자는 회사에서 매년 여름휴가를 이용하여 해외 글로벌 기업을 많이 방문하여 견문을 넓히곤 했다. 그곳에서 업무 차 해외출장을 온 한국 사람들이 외국인 바이어들과 업무 협상을 하면서 자주 저지르는 실수를 많이 보았다. 어쩌면 실수라기보다는 문화적 차이인데 결국 손해는 우리 한국인이 입어 안타까울 때가 많았다.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세계 비즈니스 전쟁에서 한국인이 알아야 할 협상과 소통 전략을 소개한다.

첫째, 이성과 감성은 철저히 별개의 비즈니스로 접근하라. 우리나라, 인도, 중국 동양권 국가에서 사람 간 신뢰는 주로 감성에 의해 좌지우지된다. 나와 얼마나 친하고, 내가 얼마나 좋아하는가에 따라 서로 신뢰가 형성되는 문화권이다. 따라서 혈연·지연·학연 등 업무와 상관이 없는 배경요소가 비즈니스에 결정적으로 작용한다. 이러다 보니 회사일 외에도 점심식사, 저녁 술자리, 주말 골프 등 부수적인 부분이 인간관계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당연시된다. 반면에 미국, 영국, 독일 등 서양권 국가에서는 이성에 기반을 두는 문화권이다. 비즈니스 파트너로 신뢰를 쌓을 때 상대방의 과거 백그라운드, 학교 성적, 업무 평가, 주변 평판 등의 요소를 매우 중요시한다.
따라서 아무리 사적으로 친한 사람이라도 이미 과거에 거짓말을 한 경력이 있거나, 일을 잘못처리했거나, 동료 사이에 평판이 나쁘면 중요 업무를 절대 맡기지 않는다. 공적인 일은 철저하게 이성에 기반을 두고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강하다. 한국 비즈니스맨들이 알아야 할 서양권의 신뢰 기준은 “믿고 일을 맡길 수 있는 사람인가”이지 “나와 얼마나 친한가”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둘째, 무조건 복종보다는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도 표시하라. 동양권 중에서도 특히 한국인은 외국인 상사 혹은 비즈니스 파트너의 의견에 반대하기를 꺼린다. 이는 많은 사람이 찬성하는 사안에 내가 남과 다른 이상한 사람으로 낙인 찍힐까 봐서 함부로 반대의견을 못내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서양권에서는 다수의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은 배짱과 소신이 있고 차별적 능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 오히려 항상 ‘예스’만 외치는 사람은 ‘상대의 말을 경청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고개만 끄덕이는 무능력한 사람’으로 비친다.

외국인과 비즈니스 협상 시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표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비즈니스 시 상대방의 말에 끼어드는 타이밍을 파악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필자는 국제 비즈니스 행사에 참석하여 가끔 느끼는 사례인데 거의 대화 주도는 미국인과 영국인이 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동양권 참석자들도 해박한 지식에다 유창한 영어실력까지 겸비하고도 토론에 잘 끼어들지 못한다. 이는 무례해 보일까 봐서 상대의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다 기회를 놓친다. 그러나 중요한 포인터를 적시에 지적해 가면서 논쟁에 참여하고 당당하게 대화를 주도해 나가야 그 능력을 높이 사게 되는 것이다. 셋째, ‘웃기면 웃고 화나면 화내고’ 즉 내 감정에 충실하라. 가끔 외국인으로부터 한국인은 표정이 없어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는 질문을 받는다. 지금 어떤 기분인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심지어 언행이 어느 방향으로 튈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한국인의 포커페이스 무표정은 서양인의 신뢰를 얻는 데 상당히 큰 장애물이다. 서양인의 눈에는 웃기는 상황에서도 웃지도 않고, 화나는 상황에서도 화도 잘 내지 않는 한국인의 경직된 모습은 솔직하지 못하고 심지어 가식적이라고 받아들여 불편하게 비치는 것이다. 내심은 그게 아닌데 억울하기 짝이 없다.

이제는 외국인과 소통할 때는 제스처 등 보디 랭귀지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듣고 있다는 의미로 눈을 마주치고, 친근의 의미로 미소를 띠고, 농담을 하여 소통을 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적극적으로 보여야 한다. 넷째, 분명하고 솔직하게 말하고 행동하라. 한국인의 습성 중 하나가 ‘니 내 맘 알제?’라는 사투리가 단적으로 말해 준다. 대부분 한국인은 속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도 않고 직설적으로 표현하지도 않는다. 외국인의 눈에는 한국인의 겉으로 드러나는 의미와 속뜻이 다른 경우가 상당히 많아 어느 장단에 춤을 추어야 할지 어려움을 하소연 하곤 한다.

한국인의 화법은 듣는 사람에게 너무나도 많은 ‘독심술’을 요구한다. 즉 듣는 사람이 화자의 말과 톤, 분위기를 고려해 속뜻을 해석해야 한다. 문제는 우리끼리는 그런 대로 알아서 새겨듣는데 서양권에서는 도무지 무슨 말인지 이해를 하지 못한다. 서양문화에서는 사실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게 중요하다. 예컨대 서양인의 상사가 ‘김 매니저는 PT 능력이 출중합니다’라고 칭찬을 할 때 ‘아닙니다. 잘 못합니다’ 하지 말고 ‘네. 저는 발표를 상당히 잘 합니다’라고 사실대로 말해야 능력을 인정받는다. 끝으로 같은 서양이라도 나라별 문화적인 차이에 따라 대응전략을 달리하라. 미국인과 유럽인이 다르고 유럽 국가별로 성향이 크게 다르다. 따라서 나라별로 서로 다른 문화권의 소통법을 달리 해야 한다. 결국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는 한국인은 언어보다 상대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해야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것이다.
한대규 한전 강남지사 부장(전 인재개발원 책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