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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의 난세 한마디] 늙어가는 대한민국 탈출구는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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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의 난세 한마디] 늙어가는 대한민국 탈출구는 없나

김용훈 시사평론가
김용훈 시사평론가
앞으로 17년 후 우리 국민의 4명 중 한명이 고령의 노인이 된다. 이미 고령인구가 전체인구의 14%선을 넘어서 고령사회에 진입한 상태이고 2033년에는 25%가 넘어선다는 말이다. 장기간 지속된 출산율 저하로 인하여 구성원의 노령화가 다른 나라보다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과학 기술과 삶의 수준이 높아진 덕분에 평균 수명은 증가하여 과거에 비해 오래 살지만 노후의 삶은 그리 녹록치만은 않다.

노인들은 신체적인 노화로 인하여 경제활동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한 노인이고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되어도 노인이란 이유로 어떠한 조직도 그들을 구성원으로 받아주지 않는다. 길어진 수명은 그들에게는 축복 아닌 축복인 셈이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는 좀 특수한 효개념이 노인들의 노후의 생활을 담당하고 있다. 지금의 노인들은 자신들의 젊음으로 바꾼 자산을 자녀에게 올인 하였고 그들의 노후는 자녀들에게 기대고 있다. 그들에게 경제력은 곧 삶과 직결된다.
그런데 그 삶을 주체하지 못하고 자녀들에게 의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독거노인의 경우는 본인의 자산이 없는 경우 나라의 지원이 유일하다. 4명 중 1명이 노인이 되어 나라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면 그들의 복지를 위해 지금보다 더 많은 재원을 필요하게 된다. 그러나 출생아는 점점 줄어들고 생산 활동을 하게 되는 경제인구 역시 줄어들고 있다. 인구 구성원의 4분의 1이 노인인 상황은 어떠한 모습의 경제발전 동력을 가질 수 있을까.

이미 알려져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 노인들의 소득기준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 1위이다. 소득뿐 아니라 보유하고 있는 자산도 빈곤하다. 따라서 이들의 노후가 나라의 재정에 달려 있는데 원천적인 재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만족할만한 복지가 펼쳐질 리는 만무하다. 결국 노인인구 비중의 증가는 발전 동력의 저하를 가져오게 된다.

전쟁의 폐허에서 기적 같은 성공을 이루어 신화처럼 개발도상국에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었지만 우리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보유한 자산도 없는 상태에서 제일의 우수자원이 인적자원인데 그 유일의 인적자원이 줄어들고 있다. 멀게만 보이던 인구구성의 변화가 십여 년 이후에는 현저히 달라질 것이며 역 피라미드 형태를 가지게 된다는 것은 긴장해야 할 일이다.

생물학적인 노화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처럼 인구 구성원의 노화는 우리에게 많은 어려움을 겪게 할 것이다. 고령화를 먼저 겪고 있는 일본을 보면 이론적인 수단을 다 동원해도 발전 동력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세계 2위의 경제력으로 버티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그러한 경제력도 없고 원천적 체력도 수준 이상이 되지 못한다. 문제의 심각함은 여기에 있다. 그럴듯한 겉모습 뒤에는 쌓아놓은 자산이 없다는 것이다. 점점 나이 들어가는 나라를 방치하면 안 되는 이유다.

반만년이 넘어서는 우리 역사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며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서두르지 않으면 우리 역시 생기 잃은 나라로 변화되어 근근이 삶을 연명하는 걱정에 휩싸여 하루하루가 고민스러울 것이다. 준비 없는 노후는 개인이나 국가나 곤란하기 마찬가지다. 아니 전체 국민을 아우르는 국가의 경우 더 심각하다.
김용훈 시사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