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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망구(望九)는 몇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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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망구(望九)는 몇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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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이재경 기자] 필자는 예전에 '신문에서 많이 쓰이는 한자'를 대학생들에게 강의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신문기사가 모두 한글이지만 20여 년 전에는 대부분의 기사가 국한문 혼용체였습니다. 한자를 모르면 기사의 내용을 알기가 어려웠습니다. 요즘도 기사는 한글이지만 어휘는 거의 한자어로 되어 있습니다.

강의 중에 학생들에게 "할망구에서 망구는 몇 살을 이르느냐"고 물었습니다. 대다수 학생이 '망구'는 '89세'라고 대답했습니다. 망구(望九)가 바랄 망(望)에 아홉 구(九)자를 쓰니까 90을 바라보는 나이, 즉 ‘89세’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이처럼 대부분이 ‘망구’를 89세로 잘못 알고 있습니다.
'망구'는 81세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는 아흔 살까지 살기를 바라는 나이란 뜻입니다. ‘할망구’의 유래도 바로 이 ‘망구’에서 나왔습니다. ‘망구’가 81세라면 ‘망칠’은 61세, ‘망팔’은 71세, ‘망백’은 91세가 됩니다.

나이를 일컫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공자가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회상하면서 자신의 심화된 과정을 ‘위정편’에서 나이에 빗대 한 말입니다.

지학(志學)은 15세를 일컫는 것으로 공자가 “15세에 학문에 뜻을 두었다(吾十有五而志於學)”고 한 데서 나온 말입니다.

약관(弱冠)은 남자 20세로 가관(加冠), 정년(丁年)이라고도 합니다. 방년(芳年)은 여자 20세 전후의 꽃다운 나이를 말합니다.

이립(而立)은 30세로 “30세에 예·악에 뚜렷한 식견을 가지게 되었다(三十而立)”는 공자의 말에서 유래되었습니다.

불혹(不惑)은 40세로 공자가 “40세에 사리를 알게 되어 남의 말에 현혹되지 않았다(四十而不惑)”라고 한 데서 유래되었습니다.
지천명(知天命)은 50세로 지명(知命), 지명지년(知命之年)이라고도 합니다. 공자가 "50세에 학문에 몸을 바치는 것은 하늘이 준 사명임을 알았다(五十而知天命)”고 한 말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이순(耳順)은 60세로 공자가 “60세에 사물의 이치를 알게 되고, 천명에 순종했다(六十而耳順)”고 한 데서 유래한 말입니다.

환갑(環甲)은 61세로 환역(還曆), 회갑(回甲), 주갑(周甲), 화갑(花甲), 화갑(華甲) 등으로도 부르며 인간 나이가 한 바퀴 돌아 나이를 다시 먹는 것 같다는 뜻입니다.

노년(老年)은 60세 이상의 나이를 일컫습니다.

종심(從心)은 70세로 공자가 “70세에는 마음에 하고 싶은 일을 다 했으나 도리에 어긋나는 일이 없었다(七十而從心所欲不逾矩)”고 한 데서 유래됐습니다.

고희(古稀) 역시 70세를 말합니다. 두보의 시에는 “인생은 70까지 살기가 예로부터 드물다(人生七十古來稀)”에서 나온 말입니다.

희수(喜壽)는 77세로 “지금부터 즐거운 세상이구나.”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산수(傘壽)는 80세로 “아직까지 쓸모 있는 나이로구나.”라는 뜻입니다.

미수(米壽)는 88세. 미(米)자를 풀면 팔십팔(八十八)이 되는 데서 만들어진 말로 “아직까지 하루에 세 끼의 밥을 먹을 수 있구나.”라는 뜻입니다.

졸수(卒壽)는 90세로 “이제는 나이를 졸업한다하니 한심도 하구나.”라는 뜻으로 "모든 준비를 할 때가 왔구나.”라는 뜻입니다.

백수(白壽)는 아흔아홉 살로 ‘百’에서 ‘一’을 빼면 99가 되고 ‘白’ 자가 되는 데서 유래했습니다

다수(茶壽)는 100세로 “아직까지 차를 마실 수가 있는 나이로구나.”하는 뜻입니다.

황수(皇壽)는 101세로 “이 세상을 서서히 떠날 나이가 되었구나.”하는 의미입니다.

요즘 100세 시대라지만 위 나이대에 느꼈던 걸맞은 생각을 한 번 음미해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져보시는 것도 괜찮을 듯합니다.
이재경 기자 bubmu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