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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로봇'이 쓰는 기사와 '사람'이 쓰는 기사, 구별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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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로봇'이 쓰는 기사와 '사람'이 쓰는 기사, 구별할 수 있나요?

인공지능 로봇을 다룬 영화 '아이, 로봇' 중 한 장면/ 사진=네이버 영화
인공지능 로봇을 다룬 영화 '아이, 로봇' 중 한 장면/ 사진=네이버 영화
[글로벌이코노믹 이세정 기자] 최근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이 전 세계적인 이슈로 급부상한 가운데, 인공지능과 관련된 흥미로운 실험이 진행됐다.

바로 알고리즘을 인식하는 로봇이 기사 작성을 할 수 있는지. 로봇이 작성한 기사가 '저널(언론)'로서의 가치가 있는 지 등을 묻는 실험이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지난해 7월 24일부터 8월 10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600명을 대상으로 로봇저널리즘에 관해 실험을 진행했다고 14일 발표했다. 해당 실험은 '로봇저널리즘의 가능성과 한계'라는 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다.

로봇저널리즘이란 인간이 기사를 작성하는 절차를 알고리즘에 따라 인공지능(AI)를 이용해 자료를 검색하고 기사 작성까지 수행하는 것을 뜻한다.

현재 스포츠와 경제분야 등 형식과 틀이 정해진 기사를 중심으로 로봇저널리즘이 시도되고 있다.

실험에서는 로봇 알고리즘이 쓴 기사 5개를 제시한 뒤 작성 주체를 물었다. 정답률은 각각 △47.2% △54.2% △50.2% △18.7% △60.3%로 나타나 평균 46.1%였다.

실험 참가자들의 절반 이상은 기사 자체만으로는 로봇과 사람 중 누가 쓴 기사인지 구분하지 못한 것이다.

기사 품질에 대한 평가에서도 로봇 기사와 사람이 쓴 기사 간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사 작성 주체를 모르는 상태에서 실험자를 두 집단으로 나눠 한 집단은 로봇 기사를, 다른 한 집단은 사람이 쓴 기사를 읽게 했다.

이후 '잘 읽힌다', '명확하다', '정보가 많다', '신뢰할 만하다', '전문적이다' 등 5개 항목에서 5점을 기준으로 기사 질을 평가토록 했다.

5가지 항목 가운데 '정보가 많다' 항목은 사람이 작성한 기사가 평균 3.43으로, 로봇 작성 기사(평균 2.99)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나머지 항목에서는 통계적으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로봇 알고리즘이 저널리즘에 도입될 경우 편견 없는 뉴스 제작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되냐는 질문에는 48%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부정적인 의견은 14%에 불과했다.

품질 경쟁력이 있다고 본 응답자는 28%로 조사됐다.

그러나 로봇 알고리즘이 언론의 비판과 감시 기능을 하락시키고 의미 없는 기사만을 생산할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각각 45%, 42%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로봇을 통한 기사 작성이 일반화 된 후에도 현장성 있는 취재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며 '글쓰기'는 대체할 수 있지만 '취재'는 인간의 몫이라고 분석했다.
이세정 기자 sjl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