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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경제학] 친절도 끼워 파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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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경제학] 친절도 끼워 파세요


친절서비스문화원 책임교수 권종대
친절서비스문화원 책임교수 권종대
오는 4월 4일부터 10일까지 전국의 동네빵집과 대형프랜차이즈에서 20% 동시할인세일을 진행한다. 규모에 상관없이 1만 5천개에 이르는 모든 업체가 참여한다.

일명 ‘빵사 빵사 블랙 프라이데이’라고 하는 전례 없던 빅 이벤트다. 하지만 걱정이 되는 게 하나 있다. 이렇게 동시 할인 세일을 한다고 해도, 일반 소비자들은 분명 한 곳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같은 기간에 세일을 하니까 손님들이 골고루 가고, 모든 업체의 매출액이 상승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똑같은 가격이라도 소비자가 자주 가는 가게가 있다. 가끔 들르는 가게라도 다시 그 가게를 들를 것인지는 이전의 경험으로 결정한다. 바로 여기서 동네 빵집들은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제과점)의 고객응대시스템을 따라가지 못한다. 고객개념도 잘 모르는 점포장도 있지만 친절응대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은 곳이 많기 때문이다. 같은 가격이라면 소비자는 친절한 가게를 찾아 간다.

이번 기회에 동네 빵집과 소규모 매장을 경영하는 사장님들께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다. “상품을 많이 파시려면 꼭 친절도 끼워 파세요.” 라고 말이다. 소규모 창업을 하는 많은 분들이 어렵사리 창업을 했는데 무슨 이유에선지 가게경영이 잘 안된다고 한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기본적으로 친절응대를 실패한 부분이 많다. 꼼꼼한 시장분석과 남다른 인테리어로 무장했지만, 친절한 인사까지 하기엔 자존심이 상하는 창업자들이 많이 있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친절은 아주 기본적인 것으로 ‘인사와 복장’으로 세분할 수 있다.

인사를 할 듯 말 듯 하려면 아예 장사는 하지 말자. 인사를 하되 인색하게 할 것이면 역시 장사를 안하는 것이 좋다. 인사말에 표준어를 사용하면 좋겠지만, 중요한 점은 다른 곳에 있다. 지방 사투리나 억양은 당장 고치기 힘들더라도 매장을 찾는 고객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안녕 하세요” “어서 오세요”를 열심히 외치면 된다. 우리 매장에 근무하는 모든 직원들이 이렇게 한번 해 보기를 권한다.

만약 어느 점포에 3명의 직원이 근무한다고 하자. 손님이 들어오면 어떻게 인사를 할 것인가? 먼저 보는 직원이 “안녕 하세요” 하고 인사하면 가까운 곳에서 일을 하고 있는 다른 직원들도 역시 “안녕 하세요”를 하면 좋다. 결국 손님은 3명의 직원 모두로부터 인사를 받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할 때 “그 가게 직원들 참 친절하네.” 라는 얘기를 듣게 된다. 사실 대형 프랜차이즈에서 모두 하고 있는 친절교육이지만, 소규모 매장은 “굳이 저렇게 까지 해야 하나?” 하면서 소홀하기 쉽다. 하지만 고객들은 같은 가격이라면, 나를 환영해주는 곳에서 지갑을 열게 된다.

필자가 대학원에서 마케팅을 전공할 때는 마케팅을 ‘4p’라고 정의했지만 이젠 [마케팅=4p]라는 공식은 고문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생산(production) 가격(price) 유통(play) 판촉(Promotion) 같은 ‘4p’외에 ‘1k’ 가 바로 친절(kindness)이다.

이것은 경영상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판촉’속에 친절이 포함된다고 하는 이론도 있지만 그렇게 하면 ‘친절’이 중요하게 여기지 않을 수 있다. ‘판촉’을 광고나 홍보로 대체하고 친절은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같은 상품을 취급하는데 유난히 손님이 많은 가게가 있다. 그 비결을 알아보면 가장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는 것이 바로 주인(점장)과 직원들의 친절한 매너이다. 이건 비단 빵가게 한정하지 않고 모든 점포에 해당한다.

친절하게 응대함은 물론이려니와 깔끔하게 차려입은 복장은 상품의 신뢰와 직결한다. 포르투칼 축구감독 ‘조세 무링요’는 경기 중에 항상 정장에 넥타이 차림으로 나선다. 경기를 지휘하는 감독으로서 그의 복장은 축구장이 그에게 가장 중요한 장소라는 것을 보여준다. 만약 그 시간에 감독이 평상시 입던 트레이닝 복장을 하고 나왔다면 어떨까?

혹시 소규모 점포를 하고 있는 지인들이 있다면 꼭 이 얘기를 들려주자. 가게는 안방이 아니고 삶을 위한 경기장이라는 것. 그런 중요한 장소에 집에서 입던 옷이나 평상복을 입고 나와서는 나의 진심을 고객들에게 전할 수 없다.

동네 빵집 중에서 거대 프랜차이즈 제빵업체의 거센 공격에도 흔들리지 않고 최고의 맛을 자랑하며 명맥을 이어가는 동네 빵집 여러 곳이 소개된 적이 있다. 특별한 맛을 창조한 것도 성공비결이지만 이 점포에 근무하고 있는 분들의 복장은 모두 일류호텔 조리장 같다. 한 마디로 복장만 보아도 장인다운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다. 같은 거리에 동종의 가게가 여러 곳 있으면 우리는 어떤 점포를 찾아갈 것인가. 그것도 먹거리를 만드는 가게라면 말이다.

당연히 인사 잘 하는 직원을 배치한 점포, 그리고 위생적인 복장을 갖춘 가게를 찾아갈 것이다. 우리 가게 빵이 다른 가게 못지않게 맛있다고 자부하더라도 친절의식이 가게에 더해질 때 고객은 늘어난다. 고객이 늘어나면 자연히 고객의 소리를 통해 품질을 높여 갈 수 있고 언젠가는 소문난 빵집이 되리라는 것을 믿는다.

다음 주부터 시작하는 ‘빵사 빵사 블랙 프라이데이’엔 동네 빵집을 한번 들려 보자. 그리고 빵 맛 외에 친절 맛도 끼워 팔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기를 권한다. 혹 그렇지 않다면 내가 먼저 인사를 크게 해주자.

내가 베푼 친절이 동네 빵집을 변화시킨다면 그 또한 행복한 일이다. 앞으로 다른 업종에서도 ‘빵사 빵사 블랙 프라이데이’와 같은 판촉 세일이 있으면 친절로 무장한 소상공인에게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친절서비스문화원 책임교수 권종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