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인디펜던트, 30년만에 종이신문 발행포기…"인쇄를 멈추다"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진보 성향의 영국 일간신문 인디펜던트가 26일(현지시간) 마지막 종이 신문을 발행하고 온라인 신문으로 거듭난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인디펜던트는 빨간 고딕체로 '인쇄를 멈추다'(STOP PRESS)라는 문구를 넣은 특별 표지를 통해 독자들에게 종이신문과의 이별을 고했다.
아래에는 '여기서 그에 대한 모든 것을 읽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 인쇄판 1986-2016'이라는 설명이 덧붙여졌다.

인디펜던트는 종이신문 마지막호를 내면서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의 압둘라 전 사우디 국왕 암살 음모에 대한 단독 기사를 1면에 실었다.

미디어 환경이 종이신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히 옮겨가는 게 세계적 추세이지만 영국의 주요 언론 가운데 종이신문 발행을 중단키로 한 것은 인디펜던트가 처음이다.

인디펜던트 소유주인 ESI 미디어는 지난달 종이 신문 발행을 중단하고 온라인 서비스만 운영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1986년 창간된 인디펜던트 사설을 통해 "오늘 윤전기는 멈췄고, 잉크는 마르고 종이는 더이상 접히지 않을 것"이라며 "한 장이 끝나면 새로운 장이 열리는 것이기 때문에, 인디펜던트의 정신을 계속 꽃피울 것"이라고 밝혔다.

소유주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논조를 표방하며 창간된 진보성향의 인디펜던트는 한때 유료부수가 최대 40만 부에 달했다. 하지만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독자들이 옮겨감에 따라 지난달에는 5만4000부까지 떨어졌다.
반면에 온라인 인디펜던트는 트래픽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온라인판의 하루 평균 트래픽은 지난해보다 22% 늘어난 290만 건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2003년 이라크 침공을 두고 인디펜던트와 격돌했던 토니 블레어 전 총리의 미디어 담당자 앨러스테어 캠벨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종이신문 폐간은 매우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