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는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 장 폴 고티에의 아시아 최초의 전시이자 전 세계 투어의 마지막 전시로 고티에의 패션세계를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Salon’ ‘Odyssey’ ‘Skin Deep’ 등 작가가 어려서부터 영감을 받아온 주제를 7개의 섹션으로 구성하며, 마네킹 의상 135점을 비롯해 스케치, 사진과 같은 평면 작품 72점, 오브제 작품 20점 등 총 220여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1952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난 장 폴 고티에는 정식 디자인 교육을 거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재능을 눈 여겨 본 ‘피에르 가르뎅’에게 발탁되어 패션계에 입문한 뒤 ‘장 파투 하우스’ 등을 거치며 실력을 쌓아갔다. 장 폴 고티에는 1976년 자신의 첫 오트쿠튀르(haute-couture) 컬렉션을 시작했으며, 1980년대부터는 기존 패션계의 관습에서 벗어난 자신만의 독특하고 전위적인 스타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특히 남성용 스커트와 남녀 구분이 없는 ‘앤드로지너스 룩(androgynous look)’ 등을 통해 패션 속 정형화된 성(性)의 개념을 새롭게 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1990년 팝 가수 마돈나의 월드투어 의상으로 디자인 한 ‘원뿔형 브라’는 여성은 유약하다는 여성패션에 깔린 고정관념을 깨고 강인한 여성성을 형상화 해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또, 비닐이나 주방기구와 같은 신선한 소재를 활용하고, 다양한 체형의 모델과 백발의 노인을 런웨이에 세우는 등 패션의 소재와 모델에서도 파격적인 시도로 큰 관심을 모았다.
장 폴 고티에의 패션세계를 전시로 구현한 이번 전시는 캐나다 퀘벡 주의 ‘몬트리올 미술관(Montreal Museum of Fine Arts)’과 프랑스 파리의 ‘장 폴 고티에 하우스(Maison Jean Paul Gaultier)’가 2년간의 협업을 통해 탄생시켰다. 서울 전시에 앞서 뉴욕, 런던, 파리, 샌프란시스코, 마드리드, 멜버른, 뮌헨 등 전 세계 8개국, 11개 도시를 순회하며 누적 관람객 220만 명 이상을 기록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프랑스 패션계의 악동으로 불리는 장 폴 고티에는 끊임없이 관습에 도전하는 파격적인 실험과 혁신으로 패션의 새로운 지평을 연 디자이너”라며 “의상뿐만 아니라 다양한 조명과 특수장치 등으로 그의 패션철학과 예술적 감각을 구현한 이번 전시를 통해 많은 분들이 새로운 영감을 얻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