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중남미 '엘니뇨의 저주'인가?…브라질•콜롬비아•베네수엘라 '가뭄', 아르헨티나 '물난리'

공유
1

중남미 '엘니뇨의 저주'인가?…브라질•콜롬비아•베네수엘라 '가뭄', 아르헨티나 '물난리'

아르헨티나 동부지역인 비야 파라나시토 시는 몇 주 동안 계속된 폭우로 인근 강이 범람하면서 도시 전체가 물에 잠겼다./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아르헨티나 동부지역인 비야 파라나시토 시는 몇 주 동안 계속된 폭우로 인근 강이 범람하면서 도시 전체가 물에 잠겼다./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엘니뇨'의 저주가 시작됐는가. 엘니뇨 현상으로 중남미 지역 국가와 미국 서부 지역이 극심한 가뭄과 홍수에 동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현지시간) 중남미 위성방송 텔레수르에 따르면 브라질, 콜롬비아, 칠레, 베네수엘라, 멕시코에서 엘니뇨로 수개월째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 국가에 덮친 가뭄은 심각한 전력난과 용수 부족 현상을 낳고 있다. 특히 농산물 경작에 큰 타격을 줘 국제 곡물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예상된다.
엘니뇨는 스페인어로 '어린 남자아이'를 일컫는다. 적도 부근의 무역풍이 약해져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세계적으로 가뭄과 홍수 등 이상 기후를 유발하는 현상을 '엘니뇨'라고 부른다.

브라질, 콜롬비아, 칠레, 베네수엘라는 가뭄으로 댐 수위가 낮아져 수력발전을 제대로 가동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멕시코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생활용수 부족으로 부분 단수에 들어갔다. 캘리포니아 주 정부는 최소한의 생존을 위해 할당된 수준 이상의 물을 사용하는 가구에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수력발전에 큰 차질을 빚고 있는 콜롬비아 정부는 조만간 정전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자발적인 전기 소비 절약 운동이 실패함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전기 배급제를 실시하기로 한 것이다.

브라질도 이타이푸 댐 등 수위 하락으로 수력발전용 댐을 정상 가동할 수 없자 고비용과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화력발전으로 대체하고 있다.

수력발전 의존도가 높은 칠레와 베네수엘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수력발전용 댐 수위 하락으로 전력 생산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남미 일부 지역에서 가뭄으로 홍역을 치르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아르헨티나는 물난리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동부 지역 비야 파라나시토 시는 몇 주 동안 계속된 폭우로 인근 강이 범람하면서 도시 전체가 물에 잠겼다. AP통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파라나시토 시민들은 도시가 물에 잠기자 보트를 타고 은행이나 학교 등지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르헨티나는 대홍수로 소 등 가축이 익사하고 콩 재배지역의 3분의 1이 물에 잠기는 등 농축산물 수확에 큰 타격을 받았다.

아르헨티나는 세계 3위의 콩 수출국으로, 이번 홍수로 400만t 분량의 콩을 수확하지 못해 13억 달러(약 1조4826억 원)의 피해가 난 것으로 추산된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