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이코노믹타임스,폰아레나 등은 30일 인도정부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총리와의 면담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인도정부에 값비싼 기존 아이폰 신제품을 파는 대신 값을 내린 리퍼폰을 애플스토어에서 팔면서 급증하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수요에 대응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의 1인당 국민소득은 1500달러에 불과하다. 하지만 아이폰 신제품은 최근 나온 저가형 아이폰SE조차도 400달러다.
니르말라 시타라만 인도 통산산업부장관은 “우리는 비록 인증을 받았다 하더라도 중고폰을 판매하려는 어떤 회사도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녀의 이같은 반응으로 애플의 제안은 최근 인도정부로부터 두 번째 퇴짜를 받게 됐다.
인도내에서 애플 아이폰의 수요는 높다. 애플이 사상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판매 신장률 하락을 보인 올 1분기(1~3월) 중 인도시장 아이폰 판매는 전년동기비 56%나 성장했다. 이는 300달러짜리 아이폰5S폰의 판매 성장세에 힘입었다.
지난 주 애플은 인도에 소매유통 매장을 가지려면 판매 제품의 30%를 현지에서 조달해야 하는 법규제를 받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가 거부당하기도 했다. 애플은 인도에 애플스토어를 열면 애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이같은 계획을 추진해 왔다.
팀 쿡 애플 CEO는 “무엇보다도 우리는 무조건 (아무 제품이나)갖다 퍼붓지 않을 것이다. 이는 사실상 전세계 어느 곳에서도 같다. 만일 인도가 원한다면 우리는 사용하다가 수리해서 새것처럼 만든 (리펍)제품에 신제품처럼 보증서를 붙일 것이다. 그리고 이 제품은 더 값싸게 팔릴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이처럼 (중고)제품 원래의 신제품 수준으로 제품을 만들어 인도시장에 공급하는 것이다. 우리는 원한다면 공급을 가속하기 위해 다른 시장에서 일부 아이폰을 가져오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들 폰을 인도에 원래의 (신제품)상태로 가져와 판매하고 싶다“고 말했다.
애플은 중국에 이어 내년에 세계최대 스마트폰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이는 인도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스마트폰 판매량의 70%는 150달러 이하인 인도현지 생산 제품이다. 따라서 아이폰으로 대변되는 고가 스마트폰 판매 전략을 추진해 온 애플로서는 어떻게든 가격을 내린 제품을 인도에 공급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고 이 과정에서 인도정부에 리퍼(refurbished) 아이폰 판매요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재구 기자 jk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