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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양지리 레지던시 프로그램 참여작가 정소영, 28일 주민들과 하우스 파티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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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양지리 레지던시 프로그램 참여작가 정소영, 28일 주민들과 하우스 파티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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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조형 설치 작가 정소영은 지난 3월 '2016양지리 레지던시' 오픈콜에 참가해 7월 말로 3개월간의 레지던시를 끝내며 특별한 이벤트를 마련한다.

'예술과 일상이 마주치는 경계에서 즐기다'는 콘셉트로 오는 28일 오후 7시30분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양지리 경로당 앞마당에서 '양지리 주민들과 함께하는 여름밤의 하우스 파티'를 개최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작가가 거주 기간 동안 제작한 설치 작품 내에서 파티를 진행하고 이를 영상작업으로 담아내는 것이 특징이다.

정소영은 지난 3개월 동안 원래 주민들이 살던 집을 개조하여 만든 공간에서 지내며 낮에는 주민들과 함께 못자리를 만들기도 하고 야유회에도 동참하며 주민들과 일상을 공유했다.

양지리는 1979년 민북마을로 지정되면서 몇 해 동안 저녁 7시 통금이 시작되면 마을 전체가 소등을 했다. 그러나 2013년부터 통금은 풀렸지만 작가 정소영에게는 양지리의 밤은 적막하게 다가왔다고 한다.

작가는 시인 동호회원으로 활동하는 마을 주민들을 모시고 시 낭송회를 열고, 철원 지역 주민으로 구성된 'DMZ 철원 기타 동호회'와 지역 주민이면서 창작 무용가인 배진선씨를 초대하여 복합 문화 파티를 꾸민다.

이와 함께 평소 쉽게 접해보지 못한 음식으로 다과를 마련하고 야유회를 가는 16시간 동안 관광버스 안에서 흥에 취해 노래하던 모습을 떠올리며 노래자랑을 준비하고 철원 지역을 대표하는 현무암 형태로 초를 만들어 경품으로 준비했다고 한다.

작가 정소영은 이 모든 활동이 일어날 공간을 양지리 마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닐하우스의 형태를 빌어 제작했다. 작가는 비닐하우스 제작 방식 그대로 설치물을 제작하여 마을 경로당 앞마당에 비닐의 레이어를 겹겹이 쌓은 일시적 공간을 설치했다.
비닐 하우스 형태가 해체되어 앞면과 측면, 뒷면과 측면 등의 분리된 형태로 구성된 10개의 유닛들은 중심에서 바깥으로 마치 미로와 같은 구조로 배치된다. 앞과 뒤, 안과 밖, 열려있으면서도 닫힌 듯한 모호한 경계에 위치한 작가의 설치 작업은 DMZ의 공간적 역설과 중첩되며 일상적 삶과 정치적 긴장이 공존하는 양지리 마을을 떠오르게 한다. 주민들은 이 공간으로 초대되어 삶의 터전으로만 역할하던 공간에서 시낭송회가 열리고, 다과와 함께 노래를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변모된 아이러니한 상황을 경험하게 된다.

정소영 작가는 빛에 따라 유난히 극명한 밝음과 적막을 느꼈던 양지리에서의 낯선 경험을 조명을 통해 재현해내고 빛의 공간에서 실루엣으로 맺히는 사람들의 움직임을 촬영하여 영상 작업으로 만들었다.

리얼디엠지프로젝트 기획위원회는 "지역주민과 이방인 그리고 예술과 일상의 경계를 무너뜨리고자 시도한 이번 프로그램이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파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정소영 작가의 설치 작업 및 레지던시 기간 동안 제작한 세 편의 영상은 오는 8월30일 오프사이트 아트선재에서 대중들에게 공개돼 DMZ라는 특수한 장소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 작가 소개 정소영 (1979년 프랑스 출생)은 현재 서울에서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다. 정소영은 불확정적이고 비결정적인 공간의 속성을 구축과 해체의 방식으로 재구축하는 조형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또한, 공공미술, 협업 프로젝트들을 통하여 변화하는 장소성에 질문을 던지는 작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2003년 파리 국립고등미술학교를 졸업하고 프랑스를 중심으로 그룹전과 개인전을 가졌으며, 프랑스, 룩셈부르크, 아일랜드 등 유럽기관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였다. 2007년 귀국한 이후로, 4차례의 국내 개인전 (금호미술관, 사루비아 다방, OCI미술관, 구슬모아 당구장)을 가졌으며 그 외, 갤러리 팩토리, 아라리오 갤러리, 공간 해밀톤, 서울시립미술관, 일민 미술관, 플라토 등의 여러 국내기관의 그룹전과 프랑스 에르메스 재단, 르 시클롭, 릴3000 등 국제 그룹전 및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였다. 현재 사무소 기획 DMZ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철원 양지리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중이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