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네마프는 20개국 129개 작품이 인디스페이스, 한국영상자료원, SMIT 시네마, 서교예술실험센터, 갤러리메이, 아트스페이스오, 미디어극장 아이공 등에서 전시된다.
트레이시 모팻은 호주 원주민 출신으로, 원주민에 대한 편견, 인종과 성에 대한 탄압, 사회적 소외 문제들을 권력에 대한 전복적 시각을 바탕으로 미술, 사진, 영화 등 다양한 예술 장르로 표현해 세계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제57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호주 대표작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동안 그녀의 작품은 국내에서 간간히 한 작품씩 소개된 적은 있으나, 그녀의 주요 대표작품 10점이 한 자리에서 기획, 상영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트레이시 모팻 회고전'에서는 장편 데뷔작 '신들리다(BeDevil)'를 비롯해, '나이스 걸(Nice Couloured Girls)' '헤븐(Heaven)' '마더(Mother)' 등 총 10개의 작품이 소개된다.
트레이시 모팻의 장편 영화 데뷔작 '신들리다(BeDevil)'는 3부작으로 초현실적이고 상상 속에 존재할 법한 호주 풍경을 배경으로 한다. 유년시절 가족들로부터 들은 유령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과거와 기억에 홀리는 등장인물들이 출연한다. 1부 '미스터 척'은 어린 소년이 미국 군인 유령이 출몰하는 늪지대에 매료되는 이야기를 한다. 2부 '츄추추추'는 이상한 사건들이 생기는 철로에서 생활하는 한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모팻이 직접 연기를 한 엄마는 과거 일어났던 비극의 공포를 다시금 느끼며 밤마다 철로에 이끌린다. 마지막 편인 '러빙 더 스핀'은 한 여자가 죽은 아들을 위한 기도를 계속 하기 위하여 집 주인의 퇴거 통지에 저항하는 과정을 담았다.
'나이스 걸(Nice Coloured Girls)'은 호주 원주민 여성들의 착취 역사를 참신한 방식으로 대담하게 그린 16분짜리 단편영화다. 개척자와 원주민 여성의 첫만남을 현대 도시에서 애써 생활하는 원주민 여성들의 모습과 병치시켜 대조한다. 억압과 강제적인 침묵이 의식을 형성함을 인지하는 호주 원주민 여성들의 시각을 음악, 이미지 그리고 화면 속 텍스트들을 통하여 보여준다.
'아더(Other)'는 여러 영화 장면들을 편집하여, 다른 인종 사이의 끌림을 만들어낸다. 말론 브랜도가 타히티 섬의 여성을 응시하고, '섹스 앤드 더 시티'의 사만사가 라커룸에 있는 흑인 남성을 유혹한다. 응시와 접촉으로 구성된 7분짜리 단편영화로 매우 즐겁고 유쾌한 작품이다.
한편, 올해로 16회째를 맞은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은 ▶뉴미디어대안영화제 ▶뉴미디어아트전시제 ▶뉴미디어복합예술제 등 3개 섹션 12개 프로그램으로 나눠 진행된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