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옻칠회화'라는 새로운 예술장르를 창조한 김성수 통영옻칠미술관 관장은 옻칠미술관 개관 10주년을 겸한 2016국제현대옻칠아트전을 오는 30일부터 10월30일까지 개최한다. 이 자리는 옻칠목태캔버스로 창작한 한국옻칠회화를 세계의 미술계에 첫 선을 보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전 세계에서 천연 옻칠재료를 사용하여 예술품을 생산하는 대표적인 나라는 아시아에 위치한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 4개 국가뿐이다. 수 천년 동안 선조들의 창조와 전승에 의하여 성장된 특질과 정체성을 올바르게 계승하고 있는 전통 예술임에도 불구하고 영어 사전에는 '옻칠'이 'Lacquer'로 잘못 표기되어 있다. 'Lacquer'라는 단어는 옻칠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 않은데다가 화학칠의 뉘앙스를 풍기고 있어서 금 도료보다 더 귀한 소재인 옻칠재료를 활용한 옻칠예술품을 평가 절하하는 용어다.
이번 통영 국제현대옻칠아트전을 계기로 한국 옻칠(Ottchil), 중국 대칠(大漆•Daqi), 일본 우루쉬(うるし•Urushi), 베트남 산마이(SAN MAI• San Mai) 등의 고유명사를 되찾아 옻칠예술의 정체성을 세계에 알릴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하고 주관하고 있는 통영옻칠미술관 김성수관장은 60년 이상 전통 옻칠예술의 특질을 연구하면서 자신만의 견문과 안목을 옻칠에 접목시켜 21세기 새로운 옻칠회화를 탄생시킨 주인공이다.옻칠회화의 탄생은 단순한 기교 중심의 옻칠공예에서 장신구, 조소, 회화 등의 새로운 옻칠예술로 지평을 넓힌 동시에 현대 회화가 가진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세계 예술계에서 주목하고 있다.
김성수 관장은 1951년 옻칠의 세계인 칠예에 입문, 나전칠기기술원 양성소에서 당대 최고의 대가들한테 칠예를 배운 후 전통을 바탕으로 한 현대화 작품 제작에 몰두하여 옻칠예술의 세계를 펼쳐왔다. 1976년에 조선시대의 목공예를 모태로 해서 '목분상감기법'을 창안했으며, 1981년부터는 옻칠예술을 한국을 넘어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을 서왔다. 홍익대와 숙명여대 교수를 거쳐 10년 전 고향인 통영에 옻칠미술관을 설립해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김 관장은 "옻칠예술은 수천년동안 이어져 오면서 창조와 전승에 성장해온 전통산업입니다. 그런데 산업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평가절하 되어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이번 국제현대옻칠아트전을 계기로 통영이 옻칠의 예향으로 그 향기를 더해 옻칠예술이 큰 성과로 이어져 세계적인 한국보물로서 명품이 될 것을 기대합니다"고 말했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