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년 동안 인간에 대해 탐구해온 김영원 작가의 작품을 실내와 야외에서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대규모 전시회가 열린다.
DDP는 관람객들이 인간 내면의 탐구를 주제로 한 김영원 작가의 작품을 잘 감상할 수 있도록 DDP 내·외부 공간에 작품 17점을 전시, 무료로 공개한다.
이번 전시는 DDP를 지상과 지하로 구분하면서도 그 경계가 모호해 DDP 건축의 특징이 된 '미래로' 다리를 중심으로 열린다. 외부에서 DDP로 들어오는 관문이자 본격적인 동대문 지역의 시작점이기도 한 미래로 입구에 8m 높이의 대형 청동 인체 조각 '그림자의 그림자-길'이 설치된다. 작가는 이 신작을 통해 마음의 길은 어디서 왔으며, 왜 무엇을 위해 길 위에서 대면하기를 원하는가? 그들과의 진정한 화해와 소통은 가능하며 이 과정을 통해서 참다운 자아를 만날 수 있는지 물어본다.
이번 전시의 제목인 '나-미래로'의 '나'는 김영원의 인체 조각 작품이자 관람객 본인을 의미한다. 조각품이 미래로 다리 위에 서서 관람객에게 '나'를 따라오라고 이끌기도 하고, 이 길을 따라 '미래로' 나아가자고 소리치기도 한다.
8차선 장충단로를 마주한 DDP 전면부에도 8m 높이의 '그림자의 그림자-꽃이 피다'와 2.2m 높이의 '그림자의 그림자-길 위에 앉다' 작품이 놓인다. 이외에 시민들이 많이 모이는 어울림 광장, 팔거리, 잔디 언덕, 알림터 로비 등에 1.8~5m 높이의 대형 조각품을 설치해 시민들이 대가의 작품을 마음껏 즐기도록 했다. '그림자의 그림자', '중력 무중력' 등 인간 내면에 대한 탐구를 주제로 한 작품을 통해 DDP에서 가을의 사색을 즐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경남 창원 출생인 김영원 작가는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인체'라는 일관된 주제로 작품활동을 해왔다. 인체조각은 해부학적으로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지만 그는 시대에 대한 고민을 담은 인간의 내면과 세상의 근원을 인체에서 찾는다고 말한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