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애태원의 경리단길에 개관한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은 기존의 미술 시스템이 지닌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현대 예술가들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제시하는 공간이다. 작가와 작품에 대해 이해를 높이고자 아티스트 토크, PT&Critic 등을 운영하며 다소 정형화 되어 있는 미술 시스템의 대안적이고 새로운 경향을 만들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전시는 작가와 공간의 관계를 실험하는 세 번째 릴레이 전시로 강현선과 호상근 두 작가의 도시 풍경을 관찰하는 서로 다른 시선을 느낄 수 있다. 특히 견고해 보이는 도시 풍경과 그 이면에 감춰진 소소한 삶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작가들은 이를 통해 '개인'과 '타자'가 도시 공간에서 어우러지는 방식과 그 의미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호상근 작가는 우리 일상에서 수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도시민 삶의 미세한 면면을 색연필을 이용한 담백한 드로잉으로 그려낸다.
반면에 강현선 작가는 도시 공간, 특히 주거 공간에 대한 사람들의 다양한 기억과 감정을 스펙타클한 영상과 설치작업으로 담아낸다.
두 작가는 도시공간에서 벌어지는 개인과 사회의 이야기를 관찰자의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삶의 압축된 장면이나 연속성 있는 시간의 흐름을 재현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현실과 비현실의 감각이 공존하고 도시의 응축된 모습을 새로운 경향으로 볼 수 있는 즐거움을 제안한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