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1차 전시에 이어 26일부터 2017년 1월 26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2차 전시를 갖는다.
사실 정물화는 오래된 미술장르다. 작가는 이 장르를 통해 자신만의 탄탄한 손 기술과 함께 내용 위주의 조형적 실험을 시도했다. 다시 말해 강박에 가까운 형식적 새로움을 지향하는 대신, 말 없는 사물들에 감정을 이입하면서 정중동의 의미를 담아내는 은유의 정물화를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형식보다 내용'이라는 지향점을 통해 작가는 정물화의 존재론적 위상에 천착하고 내용을 다음어왔다.
이번 전시 작품은 거의 그릇이나 화병과 같은 기물(器物)에 집중되어 있다. 이 무생물의 사물은 실제로 자라고 있는 선인장, 꽃을 담고 있는 화분, 화병을 소재로 삼고 있기도 하지만, 많은 부분 그것은 단독으로 등장한다. 그녀의 정물화는 삼각형의 안정적인 구도를 버리고 수평적인 배열로 기물들을 늘어놓음으로써 정물화의 전통적이고 상투적인 구도의 탈피를 시도했다.
이인숙 작가는 "고정된 사물을 작품화 하면서 감정을 이입시키고, 생명을 불어 넣는 작업이라고 생각하며 완성도를 높였다"면서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어 주목받지 못한 것들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켜 재조명 받을 수 있고, 소중함을 일깨우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의도했다"고 말했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