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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근의 유통칼럼] 대한민국 어업, 어디로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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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근의 유통칼럼] 대한민국 어업, 어디로 가고 있는가

임실근 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원장
임실근 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원장
과거 우리나라가 가난하던 시절에 일본으로 주로 수출하던 어종은 광어•아까모찌(금태)•새우•도미•민어•붕장어•전복 등에 한정된 고급어족자원이었다. 60년대만 해도 흔하고 가격도 저렴하여 우리 밥상에자주 올라오던 멸치•조기•고등어•전갱이•명태•홍어•아귀•청어•서대 등은 서민들이 먹고 살기 위해 잡아온 물고기였다. 그러나 지금은 국내산 병어•갈치•가자미 등은 구매하기 힘든 귀한 생선이 되었다. 오히려 시장에 가면 미국 알래스카와 러시아•일본•베트남•노르웨이•중국 등을 제외하면 이름도 생소한 국가에서 수입한 다양한 어종들이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다.

필자가 어린 시절 살던 부산 영도바다는 등대주변이나 아버지와 배를 타고 조금만 나가면, 우리 가족이 반찬거리로 먹을 수 있는 정도는 언제든지 원하는 것을 주었다. 낮에는 노래미와 잡고기들이, 밤에는 장어가 무수히 잡혔다. 계절별로는 봄에는 도다리와 멸치, 여름에는 고등어와 전갱이, 재수가 좋으면 커다란 광어까지 잡혔다. 가을에는 전어, 겨울에는 숭어가 많이 잡혔다. 또한 당시로서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규모의 안강망어선인 ‘중선배’에서 잡아 오는 생선은 아까모찌(금태)•새우•도미•민어•조기•가오리•복어•대구•아구(물꽁)•가자미•서대 등 이루다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우리나라는 대외적으로 어업환경 변화로 인하여 어획량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동해안에 과거 살은 잘 먹지도 않고 껍질이나 먹었던 임연수어가 풍년이라는 소식이다. 과거에는 청어와 더불어 발길에 차일정도로 잡혔지만, 이면수는 맛과 품질에서 떨어져서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러나 수온변화와 제반 원인으로 어족자원이 고갈되면서 올해는 붉은 대게에 이어 어민소득에 기여하는 일등상품이 되고 있다. 또한 기존 조기•갈치•명태 등의 한류성 어종들이 북상하고 오징어•멸치•복어 등의 난류성 어종들이 진입하면서 새로운 어장들이 형성되고 있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장구한 역사에서 파도를 헤치고 연근해에서 생선을 잡아 생계를 이어가는 국가였다. 특히 한류와 난류가 합쳐지면서 일본과 더불어 어종이 풍부하고 맛과 선도에서도 최고의 식감들을 자랑하는 생선요리를 즐길 수 있었다. 그러나 수산자원의 보고인 우리나라가 이제 위협을 받고 있다. 지구촌 이상기류로 인한 해수온도의 상승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지만, 이외에도 해안오염과 적조현상은 이제 황토 흙으로는 막을 수 없는 큰 재앙이 되었다. 연안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개선책을 강구해도 워낙 환경이 파괴되어 더 이상 희망이 없어진 것이다.

정부는 일본•러시아•중국과의 어업협정에서 황금어장을 잃게 되었다. 특히 1965년 체결된 한•일어업협정은 어로구획문제가 갈등의 원인이 되면서 일본의 일방적인 파기 선언과 1998년 신규 협정체결과정에서 독도가 공동어업수역에 포함돼 고급어장이 뺏기는 아픔을 겪었다. 아직도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양국어선의 입어규모•조업조건 등에 합의하지 못해, 고등어•갈치 등 국민생선수급이 불안정하고 있다. 한•러 ‘어업방지협정’이 발효되면서 자국보호로 우리 어선이 러시아 배타적 경제 수역에서 어획할 수 있는 명태•대구•꽁치 등 민간조업 쿼터량이 대폭 축소되고 있다.

강대국들이 자국 어민과 경제수역 보호정책을 우선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2008년 한•러 불법어업방지협정이 이행과정에서 소홀했다는 이유로 수산물 유입이 줄어들자 지자체는 연해주연안 조업어선에 입어료•통역비•선박운영비를 지원했다. 2001년 한•중 어업협정이후, 중국 어선들이 우리 수역으로 들어오고 2004년 북한과 민간차원 입어계약을 맺고 어장을 싹쓸이하고 있다. 이러한 어장영역이 축소되는 격랑의 과정에서도 한정된 수역에서 작업을 탈피하기 위해 원양바다로 나셨던 20톤 갈치유자망어선이 외국상선과 제주해상에서 충돌한 것은 우리의 극명한 현실이다.

우리나라 남해지역에서 기온변화로 ‘국민 생선’ 명태 사라지고 꽁치•멸치•고등어도 어획량이 급감하고 방어•대구•삼치들이 사라져가는 반란에서도 ‘겨울 진객’ 대구의 개체 수를 늘리기 위해 행하는 대구 수정란 방류와 참치•뱀장어에 이어서, 명태도 완전양식 원천기술 확보와 연어양식장 성공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또한 ‘해양수산 빅데이터 마스터플랜’으로 ‘민•관 공동플랫폼’ 구축으로 항만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면서 연근해어업 생산량과 해양환경 변화에 따른 어황변동 등을 분석하여 수산자원과 어황을 예측하는 개발•수급예측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노고에 격려와 박수를 보낸다.
임실근 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