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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42억달러 신흥국서 유출…채권발행 71% 급감 '악화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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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42억달러 신흥국서 유출…채권발행 71% 급감 '악화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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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미국 대통령선거 이후 달러 강세 현상이 나타나면서 신흥국 채권 시장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11월 한 달간 동남아시아와 중남미에서는 회사채 발행액이 전년 동월 대비 71% 줄어드는 등 피해가 심각하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불안정한 금융환경 속에서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신흥국 시장에서 자금을 빼내고 있다”며 “11월 신흥국에서 유출된 달러는 242억 달러(약 28조8827억원)로 3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신흥국 기업들이 사업과 투자에 필요한 대부분의 자금을 달러 회사채로 조달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들 기업은 금리도 달러로 지불하기 때문에 달러 강세로 통화가치가 떨어진 신흥국 기업들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이와 관련, 시장조사기관 딜로직은 11월 중남미 기업의 회사채 발행은 8건으로 16억 달러(약 1조9100억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계획대로 회사채를 발행한 곳은 아르헨티나 매크로은행과 스페인 산탄데르은행 등 비교적 안정적인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곳뿐이었다.

특히 자원 관련 기업은 10억 달러(약 1조1935억원) 이상의 회사채를 발행했지만 11월 발행한 곳은 1개사뿐이었다.

아시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태국·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기업의 11월 채권 발행액은 29억 달러(약 3조4640억원)로 전년 동월보다 65% 줄었다. 한국에서는 카지노 운영기업 파라다이스가 1000억원 사채를 발행하려 했으나 금리인상 등의 영향을 받아 취소했다.
신흥국 채권시장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미 대선 후 불안정한 금융환경 때문이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이 신흥국 통화를 매도하고 달러 매수에 나서면서 신흥국 통화는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11월 한 달 간 달러화 대비 신흥국 통화 하락폭은 멕시코 페소가 9%, 브라질 레알 6%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말레이시아 링깃은 7% 하락하며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최근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신흥국에서 미국으로 자금유출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것과 관련 일본생명보험 관계자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등 보호주의무역을 주장하고 있는 트럼프 정권이 시작되면 신흥국 기업의 사업·투자 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화 기자 dhlee@